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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P2P…연체율 치솟고 원금손실도 다수

중앙일보 2020.02.19 06:00
P2P(Peer to Peer·개인간거래) 금융업계가 오는 8월 제도권 진입을 앞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높은 연체율과 더불어 일부 상품에선 원금손실도 잇따라 발생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다.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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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펀딩, 부동산PF 첫 원금손실 

18일 P2P업계에 따르면, 최근 P2P대출 업체 테라펀딩은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상품에서 첫 원금손실을 기록했다. 테라펀딩 측에 따르면 경기도 고양시, 파주시, 충남 태안군 등의 다세대 주택‧연립주택 신축사업에 투자하는 부동산PF 대출상품 세 건에서 평균 20%대의 원금 손실이 발생했다. 이들 상품은 총 102억원 규모다.
 
테라펀딩은 지난 달 말 기준 누적대출액 1조400억원을 기록한 업계 선두 회사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 사이에선 ‘업계 1위 회사에서도 원금손실이 발생하는데, P2P 투자가 얼마나 안전한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한 업계 관계자는 “테라펀딩 외에도 다수 회사들에서 꾸준히 원금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개인신용대출을 주로 취급하는 P2P업체인 8퍼센트도 뮤지컬 제작 크라우드 펀딩 상품인 ‘더 뮤지컬 1~12호’에서 평균 28%의 원금 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8퍼센트 관계자는 “현재 추가추심이 진행되고 있어서 회수율은 더 올라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갈수록 높아지는 연체율 

 이달 초 한 온라인 투자자 커뮤니티에서 P2P 업체 테라펀딩의 부동산PF상품 원금손실에 대해 투자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달 초 한 온라인 투자자 커뮤니티에서 P2P 업체 테라펀딩의 부동산PF상품 원금손실에 대해 투자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당장 원금 손실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P2P 대출의 평균 연체율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1월 말 현재 P2P금융협회에 공시된 45개 회원사의 평균 연체율은 9.32%다. 지난해 11월말 7.89%, 12월말 8.43%와 비교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때문에 일부 온라인 투자자 커뮤니티에선 “연체율이 너무 높은데, 원금 회수가 과연 가능할지 의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일부 업체가 부실 채권을 매각하면서 연체율만 낮춰 ‘보여주기식 건전성 관리’를 하고 있단 지적도 나온다. 연체율이 높고 연체 기간이 길어진 부실 채권을 매각하면 공시하는 연체율을 다소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다수 업체가 부동산담보대출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개인신용대출에서 연체율 관리를 위해 부실채권을 계속 헐값에 털면서(매각하면서), 투자자들의 원금손실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협회에 등록한 P2P업체 평균 연체율.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금융협회에 등록한 P2P업체 평균 연체율.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P2P법, 부실업체 솎아 내나

지난 해 10월 이른바 ‘P2P법’으로 불리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P2P업계는 오는 8월 법 시행에 맞춰 꾸준히 몸집을 불려가고 있다. 2015년 말 기준 373억원에 불과했던 누적 대출액 규모는 지난해 말 8조6000억원으로 불어났다(총 239개사 기준). 지난 1월 금융위가 최소 자기자본금 5억 원 이상인 업체만 등록할 수 있도록 하고 금리 상한선을 연간 24%로 제한하는 등 법 시행령을 내놓으면서, 건전성 관리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오히려 법이 시행되는 8월에 숨겨졌던 부실업체가 다수 드러날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한 P2P업계 관계자는 “자본금 5억원 규모를 충족하지 못 하는 업체가 꽤 있을 것”이라며 “분식회계 등으로 연체사실을 숨기다가 적발되거나, 자본금 미달로 폐업하는 곳들이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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