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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도 프라다도 아시아 안온다, 코로나에 숨막힌 패션업계

중앙일보 2020.02.19 05:03
한국을 비롯해 중국·일본에서 열리는 대규모 봄·여름 패션&라이프스타일 행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축소 및 취소, 강행까지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여파, 대규모 행사 줄줄이 축소·연기

오는 3월 17일부터 21일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리는 ‘2020 F/W 서울패션위크’는 예정대로 진행된다. 다만 16일 예정됐던 전야제는 취소되고, 17일부터 21일까지 본 행사만 진행된다.  
 
‘서울패션위크’는 서울시가 주최하고 서울디자인재단(대표이사 최경란)이 주관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패션 행사다. 해마다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바이어 및 패션 관계자, 일반 시민까지 수만 명의 인파가 몰린다. 지난해 가을에는 34개 브랜드의 서울 컬렉션 쇼, 20개 브랜드의 제네레이션 넥스트 쇼, 120개 디자이너 브랜드가 참여하는 전문수주박람회가 열렸다. 이외에도 해외 패션 전문가가 참석하는 멘토링 세미나, 포트폴리오 리뷰, 지속가능 패션 서밋 등 여러 부대 행사도 진행됐다.  
지난해 10월 15일 열린 '2020 S/S 서울패션위크' 카루소 패션쇼에서 모델들이 피날레를 하고 있다. [사진 뉴스1]

지난해 10월 15일 열린 '2020 S/S 서울패션위크' 카루소 패션쇼에서 모델들이 피날레를 하고 있다. [사진 뉴스1]

많은 인파가 한 장소에 몰리는 대규모 행사인 만큼 지역 사회 감염을 우려해 행사 취소 가능성도 점쳐졌지만, 일부 행사만 취소하는 선에서 차질 없이 진행한다는 방침이 18일 최종 확인됐다. 다만 우려는 여전하다. 밀폐된 공간에 많은 사람이 몰리는 패션쇼가 하루에도 여러 차례 열리는 데다, 본래 시민 참여형 패션위크를 지향했던 서울패션위크이기에 불특정 다수의 인파가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디자인재단 권희대 홍보팀장은 “DDP 내부 방역을 최고 수준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패션쇼가 열리기 전마다 방역하고 문 손잡이 등은 3시간마다 소독할 예정”이라고 했다. 
지난해 10월 15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0 S/S 서울패션위크'. 당시 행사장 앞은 패션에 관심 많은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사진 뉴스1]

지난해 10월 15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0 S/S 서울패션위크'. 당시 행사장 앞은 패션에 관심 많은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사진 뉴스1]

패션쇼 관람 및 제품 수주를 위해 패션위크를 찾는 해외 패션 바이어 및 관계자들의 방한이 불투명해진 점도 우려된다. 특히 그동안 중국 바이어 및 관계자들의 참여 비중이 높았는데 이번에는 대거 불참할 확률이 높다. 코로나19로 시민 참여형 부대 행사도 최소화하는 데다 서울패션위크의 핵심 비즈니스를 담당하는 해외 바이어들마저 불참할 경우, 자칫 국내 잔치로 끝날 수 있다. 이런 우려에 대해 서울디자인재단 측은 “중국 바이어들의 불참은 어느 정도 예상한다”며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이번에는 유럽이나 미주 바이어를 공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오는 3월 26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릴 계획이었던 ‘2020 F/W 상하이 패션위크’는 연기됐다. 11일 상하이 패션 위크 조직위원회는 중국 소셜 미디어 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 행사 연기를 발표했다. 상하이 패션위크는 중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패션 행사다. 3월 25일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차이나 패션위크’도 무기한 연기됐다. 3월 19일부터 21일까지 홍콩에서 열릴 예정이던 아시아 최대 규모 미술 장터 ‘아트바젤 홍콩’도 취소됐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17일 기준 전국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7만2436명, 사망자는 1868명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열린 '2020 S/S 상하이 패션위크' 중 일부 무대. [사진 상하이 패션위크 공식 홈페이지]

지난해 10월 열린 '2020 S/S 상하이 패션위크' 중 일부 무대. [사진 상하이 패션위크 공식 홈페이지]

글로벌 패션 브랜드의 아시아 행사도 줄줄이 좌절됐다. 샤넬은 5월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19/20 공방 컬렉션’ 패션쇼를 연기한다. 18/19 시즌 공방 컬렉션은 지난해 5월 서울 성수동에서 개최됐다. 프라다는 5월 21일 일본에서 열릴 예정이던 리조트 컬렉션 패션쇼를 연기했다. 
앞서 지난 4일(현지시각) 이탈리아 국립패션협회는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이달 18일부터 24일까지 일주일간 열리는 ‘2020F/W 밀라노 패션위크’에 중국 바이어와 기자들의 참석이 취소됐다고 발표했다. 대신 중국 관계자들이 패션쇼나 주요 행사 등을 볼 수 있도록 웹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밀라노 패션위크는 파리‧뉴욕·런던과 더불어 세계 4대 패션 행사 중 하나로 꼽힌다. 중국 바이어와 기자단, 관계자들은 밀라노 패션위크 행사 때마다 최소 1000명 이상 참석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패션 행사뿐 아니라 국내서 열리는 대규모 리빙 행사들도 차질을 빚게 됐다. 3월 11일부터 코엑스에서 열리는 ‘서울 리빙 디자인 페어’도 일부 행사가 취소됐다. 주최 측은 지난 13일 해외 연사들이 강연자로 참석하는 세미나 프로그램 취소를 알려왔다. 연사들의 한국 방문이 불투명해지면서다. 올해는 스위스 디자이너 그룹 ‘빅게임’이 주요 연사로 참여할 예정이었다. 서울 리빙 디자인 페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리빙 행사로 총 300여 업체가 참여하는 대규모 행사다. 지난해에만 28만 명의 참관객이 방문했다. 서울 리빙 디자인 페어 주요 행사는 계획대로 진행될 예정이다. 관계자는 “코엑스 전시홀의 공간이 넓게 트여 있어 공간 대비 관람객 밀도는 높지 않다”며 “코엑스 전시홀 자체 방역을 시간대별로 꼼꼼하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4월 3일부터 7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9 서울리빙디자인페어' 현장. [사진 뉴시스]

지난해 4월 3일부터 7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9 서울리빙디자인페어' 현장. [사진 뉴시스]

3월 2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제37회 베페베이이페어’는 취소됐다. 주최측은 11일 행사 취소 안내를 발표하면서 “코로나19 감염 사태가 확산되면서 참여자분들의 안전 확보를 위해 부득이하게 취소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베페 베이비페어’는 매년 10만 명 이상의 참관객이 몰리는 국내 최대 영유아 박람회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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