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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하루만에…'부산 영도' 놓고 거칠어진 김무성·이언주

중앙일보 2020.02.19 05:00
미래통합당 김무성 의원(오른쪽)과 이언주 의원(왼쪽). [연합뉴스, 뉴스1]

미래통합당 김무성 의원(오른쪽)과 이언주 의원(왼쪽). [연합뉴스, 뉴스1]

미래통합당의 김무성 의원과 이언주 의원이 부산 중구ㆍ영도구를 놓고 때아닌 신경전을 벌였다. 부산 중구ㆍ영도구는 현재 김 의원의 지역구이고, 부산이 고향인 이 의원은 부산 영도여고를 나왔다. 이 의원의 이 지역 출마설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더해 김형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최근 이 의원에 대한 부산 지역 전략공천을 시사하자, 김무성 의원이 18일 ‘견제구’를 날렸다.
 
김 의원은 이날 한 인터뷰에서 “공관위가 이 의원을 중구ㆍ영도구에 전략공천하면 지역 표심이 분열될 게 뻔하다”며 “김형오 위원장의 발언이 지역구에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곽규택, 강성훈, 김은숙 예비후보 등이 이 지역에서 뛰고 있는데 (전략 공천으로) 경선 기회를 박탈하면 정의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또 “전략 공천을 하면 예비후보들이 가만히 있겠느냐”며 “이번 선거는 분열되지 않는 분위기로 임해야 겨우 이길 수 있는 선거인데, 통합의 정신에도 어긋나는 일”이라고도 했다.  
 
김 의원의 발언이 알려지자 이 의원은 곧바로 반박문을 냈다. 이 의원은 “공천 문제는 공관위의 소관사항이고 불출마를 선언하신 분이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다”며 “그 지역을 완전히 와해시켜서 지역 민심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은 사람이 지역 민심을 얘기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을 지칭해 “보수진영의 분열을 일으키고 문재인 정권 창출에 크게 기여하신 분”이라는 표현도 썼다. 이어 “반성하면서 불출마한다고 하신 분이 엉망으로 만들어놓은 지역의 기득권을 주장하고, 뒤에서 막후 정치를 하는 행태는 매우 심각한 구태 정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 1월 7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과 내빈들이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0 시민사회 신년회에 참석해 케이크 커팅을 하고 있다. 김무성(왼쪽 두번째), 이언주(왼쪽 세번째) 의원도 나란히 섰다. [뉴시스]

지난 1월 7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과 내빈들이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0 시민사회 신년회에 참석해 케이크 커팅을 하고 있다. 김무성(왼쪽 두번째), 이언주(왼쪽 세번째) 의원도 나란히 섰다. [뉴시스]

정치권에선 두 사람의 신경전을 두고 의외라는 반응이 나왔다. 전날 미래통합당이 출범하는 등 통합의 기류가 강한 와중에 이에 역행하기 때문이다. 특히 둘은 통합 과정에서 나름의 역할을 한 터였다. 두 의원은 지난 1월 7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0 시민사회 신년회’에 참석해 함께 기념 케이크를 자르며 통합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지역 사정을 잘 아는 한 통합당 인사는 “이 의원의 전략공천설이 돈 뒤 부산 중구ㆍ영도구 예비후보들과 일부 당원의 불만이 커진 건 사실”이라고 했다. 실제 지난 12일 이 지역 구의원과 구청장 예비후보자들은 부산시의회에 모여 곽규택 예비후보를 지지하겠다고 선언했다. 곽 예비후보가 지방선거 이후 지역 당협위원장을 맡아 지역을 관리해왔으니, 이 의원을 전략 공천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취지였다. 당시 한 당원은 “이 회견은 이언주 의원을 겨냥한 기자회견”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통합당 인사는 “예비후보들의 불만이 현직 의원인 김 의원에게도 자연스레 전달됐을 것”이라며 “김 의원이 지역구 책임자로서 경선을 통한 공천이 이뤄져야 한다는 뜻을 밝힌 것 같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김 의원은 진화에 나섰다. 김 의원은 이 의원의 입장 발표 뒤 일부 기자들과 만나 “이 의원도 우리 당의 훌륭한 자산이고, (이 의원 공천 자체를) 반대를 하는 게 아니다”라며 “다만 전략 공천은 분열로 가는 것이기 때문에 경선을 거쳐야 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손국희 기자 9key@joo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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