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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가스요금 차등화…강남·은평 오르고 구로·중구 내릴 듯

중앙일보 2020.02.19 00:03 종합 16면 지면보기
19년간 단일 가격 체제를 유지했던 서울시 가스요금 부과방식이 수술대에 올랐다. 서울시는 18일 도시가스 공급 업체별로 다른 가스요금을 책정하는 ‘개별요금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가스요금제 개편을 위한 용역작업은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다. 업계는 이르면 올해 7월부터 바뀐 요금제가 적용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울시, 단일요금제 개편 추진
수익격차 심해 개별요금제 검토
업체별 요금 달라져 비용 제각각
동네따라 최고 476원 차이 날 수도

1993년 전국에 가스가 보급되며 가스요금을 정하는 권한은 각 시·도로 넘어왔다. 매년 7월 1일자로 가스요금을 결정하는 서울시는 그동안 ‘총평균 방식’을 고수해왔다. 서울 시내에 가스를 공급하는 5개 업체(서울도시가스, 코원에너지, 예스코, 귀뚜라미에너지, 대륜E&S)의 비용이 요금에 반영할수 있도록 평균을 내 가스요금을 정하는 것이다.
 
서울시 도시가스 요금 검토안보니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서울시 도시가스 요금 검토안보니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업체는 천연가스를 들여와 배관을 깔고 이를 공급해 거기서 수익을 낸다. 업체 입장에선 가스요금이 ‘평균’으로 맞춰지다보니 손익 발생 구조가 왜곡됐다. 서울시가 정한 가스요금보다 회사의 원가가 낮으면 돈을 벌고, 원가가 높으면 손해를 보는 구조다. ‘총평균 방식’을 19년 이상 유지하다 보니 회사별 수익 격차가 커졌다. 더 큰 문제는 “원가를 낮추면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인 탓에 가스회사가 투자를 꺼려 서비스 질이 낮아진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서울시가 가스요금제 개편 검토에 들어간 이유다.
 
새 가스 요금제의 핵심은 “5개 회사의 수익 차이를 줄여보자”는 데 있다. 이를 위해 고안한 것이 바로 ‘조정 계수’다. 5개사 비용 평균에 회사별로 다른 조정 계수를 적용해 가스요금을 다르게 만들어 수익 편차를 절반으로 낮추겠다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올해 처음으로 조정계수를 도입해보려 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방안은 오는 6월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한 달간 60㎥의 주택용 난방을 사용한 세대의 경우 가스요금은 4만7000원이다. 그런데 조정 계수를 도입하면 업체별 요금이 달라진다. 지난해 57억원대의 손실을 본 서울도시가스의 경우 기존 요금에 3.2%를 더해 가스요금이 정해진다. 가입자는 100원을 더 내야 한다. 반면 지난해 45억원대 수익을 낸 귀뚜라미에너지의 경우 12%를 깎아 가스 요금은 376원 내려야 한다.
 
도시가스 회사별 공급지역.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도시가스 회사별 공급지역.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같은 가스를 공급받으면서도 비용은 제각각인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현재 서초구와 종로구, 용산구, 성북구, 서대문구, 양천구의 경우 5개 업체 중 2개 회사가 같은 구에서 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예컨대 서초구에서 코원에너지로부터 가스를 공급받는 소비자는 69원 오르지만, 서울도시가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는 100원이 오른다. 같은 구에 살면서도 31원 차이가 나는 셈이다. 양천구의 경우는 격차가 더 크다. 귀뚜라미에너지를 쓰면 요금이 376원이 내리지만 서울도시가스를 사용하는 구민은 외려 100원이 올라 한 달에 476원, 연간 5700원의 요금 격차가 난다.
 
문제는 가스업체의 수익 보전에 초점을 맞춘 가스요금제 개편이 장기적으로는 업체 전반의 요금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의 부담만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개별요금제 도입되면 업체 입장에서는 비용 지출을 늘리면 가스요금이 올라가 이득을 볼 수 있게 된다”며 “결과적으로 가스요금은 계속 올라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서울시 가스요금제 개편에는 소비자에 대한 고민이 빠져있다”며 “민간 경쟁을 촉진해 원가를 낮출 수 있도록 하면서 동시에 소비자 입장에서도 효용성이 있는 가스요금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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