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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몰랐다 해명뿐” “이낙연, 임미리에 사과없이 손 씻어”

중앙일보 2020.02.17 00:04 종합 3면 지면보기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지난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확대 간부회의에 참석한 뒤 회의장을 나서며 임미리 교수에 대한 검찰 고발과 관련해 질문을 받고 있다. 민주당은 임 교수 고발이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일자 이날 뒤늦게 고발을 취하했다. [연합뉴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지난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확대 간부회의에 참석한 뒤 회의장을 나서며 임미리 교수에 대한 검찰 고발과 관련해 질문을 받고 있다. 민주당은 임 교수 고발이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일자 이날 뒤늦게 고발을 취하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또다시 오판하는 것일까. ‘칼럼 고발’ 논란에 대한 유감 표명과 고발 취하로 사태를 수습하려던 민주당을 향한 비판 공세가 16일에도 이어졌다. ‘민주당만 빼고’란 칼럼으로 고발당했던 임미리 교수는 민주당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고, 정치권과 진보 진영에서도 민주당 지도부의 책임 있는 사과를 촉구하며 성토했다. 임 교수는 “당연히 당 지도부의 사과 표명이 있어야 함에도 공보국 성명 하나로 사태를 종결시키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당·진중권, 민주당 대응 비판
시민단체 “알권리 침해” 이해찬 고발
여당 지도부 “취하했으니 끝내자”
당내 “대표 주변 당권파 이성 잃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낙연의 위선’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이번 사태를 비판했다. “민주당에서는 쏟아지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이 일에서 손을 떼는 척한다”고 지적하면서 당 지도부를 겨냥했다. 이 전 총리가 “크고 작은 실수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기본은 한없이 낮아지고 겸손해져야 한다. 그래야 국민이 수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민주당의 자성을 촉구하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서도 “민주당이 잘못했다는 말, 임미리 교수에게 사과한다는 말이 안 들어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전 총리를 향해서는 “아주 우아하게 손을 씻는다”는 표현도 했다. 진 전 교수는 민주당 열성 지지그룹인 이른바 ‘문빠’들이 임미리 교수를 고발한 것에 대해서도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위협하는 행위이니 민주당의 입장에서는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국 지지지들, 임 교수 선관위에 신고
 
임미리

임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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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에서도 임 교수를 고발한 고발인이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라는 점을 물고 늘어졌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임 교수의 전력을 트집잡는 데서는 반성할 줄 모르는 정권의 DNA가 읽힌다”며 “고발 당사자인 이해찬 대표는 몰랐다는 어처구니없는 해명뿐”이라며 이 대표의 사과를 촉구했다. 권성주 새보수당 대변인은 여당 지지자들이 ‘우리가 고발해줄게’ 운동을 벌이는 것과 관련,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려 하는 민주당과 그 극단적 지지 세력들을 뿌리뽑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일부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는 이 대표를 고발하기도 했다. “임 교수를 고발한 행위가 표현의 자유와 국민의 알권리 등을 침해했다” “임미리 교수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등의 이유다. 법치주의 바로세우기 행동연대는 “현 정권을 비판하면 감옥에 갈 수 있다는 공포정치를 통해 표현의 자유를 말살하고 독재하겠다는 것”이라며 이 대표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민주당 지도부 중심으로는 “취하했으니 그걸로 끝내자”(홍익표 수석대변인)는 분위기가 강하다. 고발을 주도했다고 지목된 “공보국 쪽”(김성환 당 대표 비서실장) 최고책임자인 홍 대변인은 이날 휴대전화를 꺼놓고 외부와의 접촉을 자제했다. 열성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대리전을 자처하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지지 운동 ‘조국백서’에 참여한 고일석 더브리핑 대표는 지난 15일 “중앙선관위에 공직선거법 제254조 위반으로 임 교수를 신고했다”고 밝혔다.  
  
“이해찬이 몰랐다면 누군가 공문서 위조”
 
민주당 지도부 향한 비판들

민주당 지도부 향한 비판들

최성식 변호사 등 친여 성향 활동가들은 소셜 미디어에서 ‘#우리가_고발해줄게’란 해시태그를 달고 임 교수와 그의 칼럼을 실은 경향신문에 대한 형사고발 운동을 벌였다.
 
추가 고발이 이어지는 것에 대해 법조계에선 “민주당이 유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특수부(현 반부패수사부)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해찬 대표가 고발장 제출을 몰랐다면 ‘공문서 또는 사문서 위조 및 동행사’ 사건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선거기사심의위원회가 7단계 조치 중 가장 낮은 1단계의 권고를 한 사안을 여당이 형사적으로 고발했다는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김웅 전 부장검사가 이끄는 새로운보수당 법치 바로세우기 특위는 이날 “처음부터 이 고발은 공직선거법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나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위는 2004년 헌법재판소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결정에서 “정당 후보자가 결정되지 않은 시점에서 지지 (요청) 발언은 선거운동이 아니다”고 판단한 점을 들었다.
 
민주당에서 책임 있는 대응이 나오지 않는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보수 언론을 비롯해 언론과 갈등 상황에서 홍 대변인이 이끄는 민주당 공보국은 정부·여당 비판 기사에 대해 “언중위 제소 또는 고발 등 법적 조치를 하겠다”는 공식 ‘경고’를 여러 차례 했다. 이번 사태가 그 연장선상에서 벌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 차원의 사과나 대변인단의 거취 문제 등의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민주당의 한 비주류 의원은 “이번 일은 논조와 관계없이 기성 언론을 적대시하는 일부 당권파의 비뚤어진 인식이 빚은 참사”라고 말했다.
 
총선을 앞두고 바닥을 훑으며 민심을 체감하고 있는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당 지도부를 겨냥한 쓴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극성 지지층 등 ‘내 편’만 가지고 선거하려다간 필패할 것”(지방 초선의원)이란 우려에서부터 “대표 주변 당권파가 이성을 잃었다”(수도권 재선)는 말까지 나왔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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