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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께 죄송" "당신 잘못 아니다" 22번 환자 감싼 시골마을

중앙일보 2020.02.16 17:21
22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완치 판정을 받은 뒤 함께 살던 마을 주민들에게 미안함부터 전했다. 마을 주민들은 "당신 잘못이 아니다"며 감쌌다.

22번째 확진자 2차례 음성 판정…17일 퇴원
이장에게 "주민들 고생시켜 미안하다"고 전해
조선대병원에게도 "의료진 덕분에 완치받아"
20일 격리해제 21세기병원도 "마음 놓인다"

 

"신종 코로나, 당신 잘못 아니다"

지난 6일 오전 찾은 전남 나주 산포면의 한 마을 경로당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해 임시폐쇄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지난 1월 25일 16번째와 22번째 확진자 가족이 이곳 마을 모친의 집에서 식사를 했다. 나주-프리랜서 장정필

지난 6일 오전 찾은 전남 나주 산포면의 한 마을 경로당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을 위해 임시폐쇄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지난 1월 25일 16번째와 22번째 확진자 가족이 이곳 마을 모친의 집에서 식사를 했다. 나주-프리랜서 장정필

 
22번째 신종 코로나 확진자 A씨(46)의 마을 이장은 16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A씨가 완치 판정을 받고 전화를 걸어와서 자신 때문에 마을 주민에게 피해를 줘서 미안하다는 말을 계속 해왔다"며 "신종 코로나에 걸린 것이 당신 잘못도 아닌데 너무 미안해하지 마라고 했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 6일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1월 25일 설날을 맞아 동생인 16번째 확진자 B씨(42·여) 일가족과 함께 자신과 같은 마을에 사는 어머니의 집에서 식사한 뒤였다.
 
A씨가 살던 전남 나주시 산포면의 한 마을은 22번째 확진 판정 직후 경로당부터 폐쇄됐고 거리 곳곳은 인적도 줄었다. 하지만 A씨와 마을 주민들끼리 접촉이 없어 마을 내 격리자는 없었고, 주민들도 스스로 위생에 신경 썼기 때문에 추가 신종 코로나 발병도 없었다.
 
A씨는 두 차례 신종 코로나 음성판정을 받아 오는 17일 퇴원한다. A씨의 퇴원 소식을 들은 마을 주민들도 "더는 신종 코로나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다"며 내심 안도하고 있다. 마을 이장은 "A씨가 퇴원하는 내일, 마을 경로당부터 다시 문을 열려고 한다"며 "우리 마을에서 신종 코로나 공포가 이젠 끝날 것 같다"고 했다.
 

A씨 "의료진 덕분에 완치돼"

지난 2017년 1월 국가지정 입원 치료 병상을 갖춘 조선대병원 음압격리병실 내에서 진행된 신종감염병 모의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17년 1월 국가지정 입원 치료 병상을 갖춘 조선대병원 음압격리병실 내에서 진행된 신종감염병 모의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A씨는 16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조선대병원 의료진이 잘 치료해주셨기 때문에 이렇게 완치돼서 퇴원할 수 있게 됐다. 정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A씨는 다른 신종 코로나 환자들의 치료에 사용됐던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치료제를 처방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저 같은 경우는 확진 받을 때도 발열이나 오한 등 신종 코로나 증상이 전혀 없었던 무증상이긴 했지만, 조선대병원에서 계속 치료를 받았기 때문에 악화하지 않고 심한 증상도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
 
A씨는 광주·전남의 첫 번째 신종 코로나 완치 환자다. 전국적으로는 16일까지 9명의 신종 코로나 확진자들이 완치돼 격리에서 해제됐다. 동생인 16번째 확진자(42·여)와 조카인 18번째 확진자(21·여)는 현재 전남대병원에서 격리치료를 받고 있다.
 

21세기병원 환자들도 "22번째 확진자 완치 다행"

16번째와 18번째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치료받았던 21세기병원 출입문이 지난 4일부터 폐쇄됐다. 프리랜서 장정필

16번째와 18번째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치료받았던 21세기병원 출입문이 지난 4일부터 폐쇄됐다.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 4일부터 격리 중인 광주광역시 광산구 소재 21세기병원 환자들에게도 22번째 확진자의 완치는 희소식이다. 이 병원에서 16번째 확진자와 18번째 확진자가 지난 1월 27일부터 치료받았었다.  
 
이곳 병원에 격리 중인 환자 D씨는 "아내와 매일 통화를 하는데 22번째 확진자가 완치됐다며 다행이라고 전해왔다"며 "완치 받기 전에는 혹시나 하며 매일 내 열이 몇 도까지 올라가는지 신경도 쓰였는데 이제는 좀 마음이 놓인다"고 했다.
 
21세기병원에 격리된 24명의 환자와 보호자들은 오는 20일 격리에서 해제된다. D씨는 "모두 1인실에 격리돼 다른 환자들을 못 만나지만 22번째 확진자의 완치 소식에 다들 반가워할 것"이라며 "저 또한 지난해 12월에 입원해서 벌써 3달째 집에 못 가는데도 격리해제까지 얼마 남지 않아 희망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광주광역시=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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