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逆 기저효과에 신종 코로나 덮쳐…분기 성장률 1년만에 ‘마이너스’ 우려

중앙일보 2020.02.16 15:25
올 1분기 한국 경제가 1년 만에 다시 역성장할 위기에 놓였다. 한국 경제에 대한 신종코로나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빠르게 가시화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높았던 데 따른 역(逆) 기저효과까지 고려해 주요 기관은 한국의 올 1분기 성장률을 속속 낮추고 있다.
서울 시내 한 백화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한산한 모습이다. [연합]

서울 시내 한 백화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한산한 모습이다. [연합]

 
16일 각 경제 기관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한국의 1분기 성장률을 전 분기 대비 -0.3%로 예상했다. 모건스탠리는 한국의 1분기 성장률이 전년 대비 0.8~1.7%포인트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 연구기관도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신종 코로나의 국내 감염이 확산할 경우 1분기 성장률이 1년 전보다 0.6~0.7% 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한국의 최근 분기 성장률은 온탕과 냉탕을 오갔다. 지난해의 경우 1분기에 전 분기 대비 -0.4% 성장률을 기록했다가 2분기에 1%로 뛰었다. 다시 3분기에 0.4%로 주춤했다가 4분기는 1.2% 성장을 나타냈다. 이런 흐름에 따라 올해 1분기 성장률은 0%를 조금 넘을 거란 전망이 우세했다. 여기에 예기치 못한 신종 코로나가 등장해 한국 경제에 대한 눈높이를 더 끌어내렸다. 정부에서도 1분기 성장이 예상보다 떨어질 거란 진단이 나왔다. 구윤철 기획재정부 2차관은 지난 14일 공공기관 투자집행 점검회의에서 “(신종 코로나 여파로) 올해 1분기 성장률에 조정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진단이 나오는 건 신종 코로나가 수출과 내수 두 분야 지표 모두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어서다. 이달 1~10일 일 평균 수출액은 전년 대비 3.2% 줄었다. 당초 정부는 14개월간(2018년 12월 ~ 20201년 1월) 뒷걸음질 친 수출이 이달부터 반등할 거로 봤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2월부터 수출이 월간 기준으로도 증가로 전환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신종 코로나가 수출 회복 기운에 찬물을 끼얹는 모양새다. 영국 옥스퍼드대 산하 연구기관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한국의 올해 수출 증가율을 0.5%로 전망했다. 신종 코로나에 따른 중국 경기 부진이 세계 교역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부 수출 증가율 전망치(3%)에 한창 못 미친다.
 
내수에서도 중국인 관광객 감소에 따른 영향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24∼31일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1년 전보다 11% 줄었다. 지난해 기준 외국인 관광객의 34.5%를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하면서 면세점과 백화점, 호텔 등의 매출도 급락하는 추세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정부는 신종 코로나 여파에 대응하기 위해 수출과 내수 진작책을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14일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피해 업종과 기업이 당면한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도록 긴급 지원책을 지속해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아직 선을 긋고 있지만,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및 금리 인하 조치가 시행될 거란 관측도 나온다. 특히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ㆍ사스)과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보다도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크다는 우려가 나오며 여당을 중심으로 추경 편성론의 목소리는 더 커지고 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 지표 하락이 이어지면 결국 추경이 편성될 가능성이 크다”며 “하지만 이미 지난해부터 재정을 많이 풀어놓은 상황에서 추가 재정 투입의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경기 회복 흐름을 살리고 신종 코로나 여파를 최소화하려면 정책의 초점을 부진한 민간투자 활성화에 맞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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