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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더 무서운 공포분위기가 발등의 불

중앙일보 2020.02.16 14:00

[더,오래] 이태호의 잘 먹고 잘살기(68)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지구촌을 온통 쑥밭으로 만들었다. 중국에 인접해 그런지 유독 우리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 조심하고 경각심은 가져야겠지만 실제 이상으로 공포분위기가 조성되는 것 같아 걱정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아직 사망자가 없다. 물론 철저한 대비는 필요하다.
 
중국의 경우를 보고 겁먹을 필요도 없다. 그들의 허술한 대응과 의료체계를 우리와 대비할 이유가 없어서다. 한국의 의료기술은 세계 최고수준이다. 병의 실체보다 공포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더 혼란에 빠진다. 가짜뉴스도 기승이다. 차분한 대응이 촉구된다. 가깝게는 2009년 신종플루(돼지독감)로 1만4000여명이 죽었다. 현재 미국은 독감으로 1만 명 넘게 사망했다.
 
중국에 신종코로나의 발병률과 사망자를 보면 치사율이 2~3% 정도로 나오지만, 실제는 이보다 훨씬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폐렴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환자는 통계에 넣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증상이 약한 확진자까지를 분모로 취하면 이보다 치사율은 몇 배로 낮아진다는 분석이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지만 현재(2월 14일 기준) 사망자는 1400명을 넘겼다. 적은 숫자는 아니지만 보도에 접하는 중국의 허술한 대응을 보면 앞으로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이외 지역에서는 고작(?) 서너명에 불과하다. 중국의 코로나와 다른 나라의 코로나가 다르지 않을 텐데 왜 이럴까. 중국의 대처가 얼마나 방만한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의 의료기술은 세계 최고수준이다. 병의 실체보다 공포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더 혼란에 빠진다. 가짜뉴스도 기승이다. 차분한 대응이 촉구된다. [중앙포토]

한국의 의료기술은 세계 최고수준이다. 병의 실체보다 공포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더 혼란에 빠진다. 가짜뉴스도 기승이다. 차분한 대응이 촉구된다. [중앙포토]

 
한편 미국이 같은 시간대 독감 하나로 사망자가 1만여 명에 이르렀는데도 크게(?) 놀라지 않는 이유가 궁금하지 않나. 인구가 6배인 우리로  환산하면 독감으로 2000여 명 가까이 죽었다는 계산이다. 아마도 우리나라라면 패닉상태가 되었을 거다. 왜 그럴까. 미국의 의료보험제도 때문이다. 우리 기준으로 보면 엉망이다.
 
미국은 국민 개보험(皆保險)이 아니라 민간보험회사가 제각각 보험료를 비싸게 책정해 저소득층의 가입을 어렵게 하고 있다. 오바마케어, 트럼프케어로 요란했지만 주에 따라 심한 데는 미가입자가 30%에 근접한다. 병원비가 비싸 보험이 없거나 있어도 본인 부담이 많은 경우 병원 가는 것 자체가 공포다. 독감 등 증상이 심각해도 보험의 사각지대에 있는 저소득층은 병원비를 감당 못 해 버티다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매년 독감 정도로 이런 수의 사망자가 나온다는데도 그들이 평정심(?)을 잃지 않는 이유가 궁금하다. 아마도 좋은 조건의 의료보험을 갖고 있는 여론형성층의 사망률이 극도로 낮기 때문이라 그런 게 아닌지도 모르겠다.
 
공포분위기가 사람을 더 불안케 한다. 미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진자는 11명에 불과하고 사망자는 아직 없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가 독감의 공포를 압도하고 있다는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의 평가다. 미국에서 독감이 가장 심했던 2017~2018년 겨울에만 6만1000명이 사망했고 감염자는 4500만 명이었다. 지구촌에는 1년에 독감으로 65만여 명이 죽는다.
 
우리도 이러다간 지나친 공포로 나라가 거덜 나게 생겼다. 수출 길은 막히고 소비는 줄고 거리는 한산하고 식당은 파리를 날리고 모임은 취소되고 거리에 행인과 자동차까지 줄었다. 안 그래도 좋지 않은 경제 사정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불을 댕겼다. 자영업자 다 죽겠다는 소리가 들린다. 병에 걸려 죽는 게 아니라 다 굶어 죽겠다는 아우성이다.
 
너무 불안에 떨지 말자. 우리의 대응과 의료기술은 세계수준이다. 아직 사망자가 나오지 않은 것은 신종 코로나가 그렇게 치명적이지 않다는 방증이고 환자의 관리가 철저하다는 증거다. 언론도 차분해야 하고 이런 분위기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정치권의 자제도 필요하다. 다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한 용어 설명이다.
 
수출 길은 막히고 소비는 줄고 거리는 한산하고 식당은 파리를 날리고 모임은 취소되고 거리에 행인과 자동차까지 줄었다. 안 그래도 좋지 않는 경제사정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불을 당겼다. [사진 pixabay]

수출 길은 막히고 소비는 줄고 거리는 한산하고 식당은 파리를 날리고 모임은 취소되고 거리에 행인과 자동차까지 줄었다. 안 그래도 좋지 않는 경제사정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불을 당겼다. [사진 pixabay]

◆폐렴 : 폐에 염증이 생기는 것. 폐세포가 많이 죽으면 호흡이 곤란해 짐. 병원균과 면역세포가 싸우면 열이 발생. 감기바이러스 등에 의해 폐나 기관지 세포가 죽어 내용물이 나오면 세균에 의해 2차 감염이 생겨 폐렴이 발생. 폐렴은 대개 감기 후에 생김. 염증은 심각하지 않으면 항생제로 다스릴 수 있음. 폐렴은 폐렴균인 세균(뉴모니아)에 의해서도 발생. 한국의 사망률 3위로 올라섬. 폐렴이 심하면 패혈증, 뇌수막염으로 번질 수도 있음. 폐렴백신이 개발돼 있음.
 
◆숙주(宿主) : 기거하는 주인이라는 뜻. 기생충이나 바이러스에 쓰는 말. 모든 바이러스는 숙주가 정해져 있으나 간혹 옮겨 다니는 것도 있음. 보통 제1숙주 제2숙주라 부름. 디스토마의 제1숙주는 민물고기나 다슬기, 제2(혹은 3)숙주는 사람 등. 이번 신종코로나의 제1숙주는 박쥐  로 알려져 있으나 천산갑 등을 거쳐 사람에게 온다는 설도 있음.
 
◆신종코로나 :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수없이 많음. 신종코로나는 감기 바이러스의 한 종류로 변이 때문에 새로 생긴 것. 박쥐를 주인으로 했으나 어떤 영문인지 모르게 둔갑해 사람을 새 주인으로 맞이한 것. 이를 인수공통바이러스라 하며 종류는 자꾸 늘어남.
 
◆독감 : 감기 중에 정도가 심한 감기를 말하나 병원체는 일반 감기바이러스와 다름. 수많은 감기바이러스 종중에 인플루엔자라는 종류가 독감의 병원체임. 유일하게 일부 치료약(타미플루 등)이 개발되어 있으나 모든 독감에 듣는 것은 아님. 이 바이러스도 둔갑을 잘해 신종이 자주 출현. 간단한 검사법으로 독감과 일반감기의 구분이 가능.
 
◆항생제 : 사람에는 해가 없고 병원균의 생육을 억제하는 약물을 말함. 보통 세균을 죽이는 약재가 대부분. 곰팡이와 효모는 인간의 세포와 유사성이 높아 이들을 골라 죽이는 약재는 극히 드묾. 페니실린이 최초이고 이후 많은 종류가 나왔음. 최근 모든 항생제에 죽지 않는 슈퍼박테리아의 출현으로 문제가 심각해 짐.
 
◆항바이러스제 : 바이러스의 생육을 억제하는 약. 세균의 생육을 억제하는 약은 항생제라 하고 이와 구별함.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항바이러스제는 현재 없음. 항에이즈제, 독감의 타미플루가 이번 신종코로나에 시험적으로 쓰이고 있으나 효과는 미지수.
 
◆면역 : 병원균 등 외부의 침입자(항원)를 막는 숙주의 파수꾼. 침입자를 인지하여 직접 죽이거나 잡아먹거나 무기(항체)를 만들어 공격하는 시스템. 면역이 한번 되면 평생을 가는 것도 있고 기간이 짧은 것도 있음.
 
◆백신 : 예방주사라고도 함. 병원균을 사전 숙주에 경험시켜 유비무환의 태세를 갖추게 하는 것.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의 병원균을 죽이거나 약독화하여 병원성을 없앤 것, 혹은 적군의 부품(병원균의 껍질단백질 등)을 몸속에 주사하여 미리 경험시키는 것. 면역세포가 적(항원)을 인지케 하여 항체를 만들어 두게 하고 동시에 면역세포를 훈련시켜 추후에 침입할 적군에 대비하게 하는 약재. 백신은 치료약이 아니라 예방약.
 
◆잠복기 : 병원균에 감염되고부터 최초로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의 기간. 그 기간의 길이는 감염한 균의 종류, 양, 독성, 개체의 조건(건강. 면역력 등) 등에 따라 다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잠복기에 대한 논란이 구구함. 14일이 공통적인 견해였으나 17일 만에 발병한 경우도 있고 중국에서는 잠복기를 25일까지로 봐야 한다는 논문도 발표돼 아직 정설이 없음.
 
◆확진자 : 입속이나 기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존재가 확인된 사람. 증상이 심하게(폐렴) 발전할 수도 있고 증상 없이 가볍게 끝날 수도 있음.
 
부산대 명예교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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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호 이태호 부산대 명예교수 필진

[이태호의 잘 먹고 잘살기] 시중에는 건강식품이 넘쳐나고 모든 식품이 약으로 변했다. 허위와 과대광고로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다반사다. 함량 부족의 전문가가 TV에 붙박이로 출연하면서 온갖 왜곡정보를 양산하고 소비자를 기만한다. 음식으로 치료되지 않는 질병이 없고 그들의 말대로라면 질병에서 해방될 것 같은 분위기다. 대한의사협회가 이들을 쇼닥터로 지칭하고 규제대상으로 삼을 정도로 이제 그 도를 넘겼다. 노후에 가장 관심사인 건강관리를 위해 올바른 지식을 알리고 시중의 잘못된 식품에 대한 왜곡된 상식을 바로잡는 데 일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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