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뮌헨발 미·중 냉전...美 "中, 서방 자유 위협" vs 中, "거짓말"

중앙일보 2020.02.16 10:37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15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안보회의 연설을 통해 "중국이 주정부 및 지방정부 관리를 포섭하려 시도한다"며 "불안정을 조장하고 노예로 종속시키려는 주권에 대한 침해"라고 비난했다.[AP=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15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안보회의 연설을 통해 "중국이 주정부 및 지방정부 관리를 포섭하려 시도한다"며 "불안정을 조장하고 노예로 종속시키려는 주권에 대한 침해"라고 비난했다.[AP=연합뉴스]

 

"중국은 2035년까지 군사 현대화를 완성해 2049년까지 세계 우위 군사 강국으로 아시아 지배를 추구하고 있다."

 

'뮌헨 안보회의'서 미·소 냉전처럼 충돌
"중 상업·군사적 팽창, 유럽도 걱정해야"
"화웨이, 中 정보기관의 트로이의 목마"
왕이 "사회주의성공 보기 싫은 게 근원"

14~15일 외교안보 분야 다보스 포럼인 독일 뮌헨안보회의가 미·중 냉전을 알리는 서막처럼 끝났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15일 함께 중국을 겨냥해 "인도·태평양 지역뿐 아니라 유럽에도 위협"이라며 과거 냉전 때처럼 봉쇄를 촉구하면서다. 800여명의 세계 외교 사절 가운데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도 포함됐다. 그는 "가는 곳마다 거짓말"이라며 "미국이 사회주의 국가의 성공을 원치 않는 게 문제의 근원"이라고 반박했다.
 
미국의 대중 압박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중국에서 사망자만 1600명을 넘었지만 더 거셌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 31년이 지난 지금 공격적인 중국 공산당에 직면해 자유와 주권을 유지하고 있다"며 "서방 세계는 공동으로 승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 뒤 "중국은 (난사 군도에서) 베트남과 필리핀, 인도네시아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침범하고, 인접한 모든 나라와 국경 또는 해양 분쟁을 벌여왔다"고 했다.
 
또 "사이버안보 영역에서 화웨이와 다른 중국 국영 기술기업은 중국 정보기관의 트로이 목마"로 "화웨이를 사지 않으면 손해를 볼 것이란 선전에 속지 말아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주권을 지키기 위해 용기를 내는 일은 결코 공짜로 할 수 없다"라며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영국과 독일을 향해 화웨이 5G 통신네트워크 장비 구매 결정을 철회하라고 거듭 압박한 것이다.
 
그는 "중국은 점점 주 정부와 지방정부 관리를 포섭하려고 점점 더 애쓰고 있다"며 "연방정부뿐 아니라 지방 정부에 영향력을 미치려는 그들의 노력은 유럽 전역과 세계 전체에서 벌어지고 있다"라고도 했다. "이는 주권을 불안하고 하고, 노예로 종속시키려는 주권 침해"이자 "서구의 이념적 지주인 자유에 대한 공격"이라고도 했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도 15일 뮌헨안보회의 연설에서 "중국은 2035년까지 군사 현대화를 완성하고 2049년까지 아시아 지배하려고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EPA=연합뉴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도 15일 뮌헨안보회의 연설에서 "중국은 2035년까지 군사 현대화를 완성하고 2049년까지 아시아 지배하려고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EPA=연합뉴스]

 
에스퍼 장관도 이날 앞서 연설에서 "2001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허용할 때는 경제 개혁을 통해 시장 지향적 무역파트너가 되고, 자유주의 세계질서와 관여가 정치적 개방을 촉진하고 책임 있는 국제사회 이해당사자가 만들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하지만 시진핑 주석의 통치 아래 중국 공산당은 더 많은 국내 탄압과 약탈적 경제 관행, 가장 걱정스럽게는 공격적인 군사 태세라는 잘못된 방향으로 더 빠르고 멀리 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베이징의 상업적, 군사적 팽창은 미국의 우려뿐 아니라 유럽의 걱정거리도 돼야 한다"라고도 했다.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Belt and Road) 구상을 예로 들며 "공산주의 중국은 세계와 새로운 전략적 관계를 추구하는 한편 많은 인도·태평양과 유럽 국가들에 재정적, 정치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작은 나라일수록 더 베이징의 영향력에 사로잡히게 된다"라고 했다.
 
에스퍼 장관은 "중국의 안보 목표에 관해선 그들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2035년까지 중국은 군사 현대화를 완성하고, 2049년까지 세계 군사 강국으로 아시아 지배를 추구한다"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국제 사회는 공산당이 인공지능(AI)과 다른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 이슬람 소수민족, 언론인과 민주화 시위자를 감시·억압하는 데 깊이 우려해야 한다"라고도 촉구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연이어 무대에 올라 "이들이 가는 곳마다 같은 거짓말은 한다"며 "미국이 중국의 빠른 발전을 원치 않는 것이 문제의 근원"이라고 말했다.[로이터=연합뉴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연이어 무대에 올라 "이들이 가는 곳마다 같은 거짓말은 한다"며 "미국이 중국의 빠른 발전을 원치 않는 것이 문제의 근원"이라고 말했다.[로이터=연합뉴스]

 
미 국방·외교 수장이 공세에 왕이 외교부장도 연단에 올라 "그들은 가는 곳마다 중국에 대해 같은 말을 하고 다닌다"며 "거짓말"이라고 공개적으로 맞받았다.
 
왕 부장은 "모든 문제의 근원은 미국이 중국의 빠른 발전과 활기를 보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여전히 사회주의 국가의 성공을 받아들이기를 원하지 않는 데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미국의 과장 중요한 과제는 마주 앉아 진지한 대화를 통해 다른 사회 시스템을 가진 두 강국이 화합하고 평화롭게 교류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라며 "중국은 준비가 돼 있고, 미국도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슈타인마이어 "동맹 희생아래 위대해지는 건 모두 해쳐" 

폼페이오가 "서방의 공동 승리"라는 말로 대중 단합을 호소했지만, 유럽의 반응은 과거 냉전 때와 달랐다. 워싱턴포스트는 뮌헨안보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아메리카 퍼스트'에 반발로 "대서양 양쪽이 분열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개막 연설에서 "우리의 가장 가까운 동맹 미국은 현재 행정부 아래 국제 공동체라는 개념 자체를 거부한다"며 "이웃과 파트너의 희생 아래 (미국이) 다시 위대해지는 것으로 그런 식의 사고와 행동은 우리 모두를 해친다"고 말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란 트럼프 대통령 슬로건에 직격탄을 쏜 셈이다.

마크롱 "유럽이 미국의 하위 파트너가 될 순 없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5일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유럽이 미국의 하위 파트너가 될 순 없다"며 "독자적인 안보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AP=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5일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유럽이 미국의 하위 파트너가 될 순 없다"며 "독자적인 안보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AP=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15일 "우리가 미국의 하위 파트너(junior partner)가 될 수는 없다"며 "일정한 철수를 포함한 현재 미 행정부의 정책 아래선 단순히 대서양 정책이 아니라 유럽의 (안보)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틀을 벗어나 유럽 고유 이익에 따른 독자적인 안보 정책의 필요성을 천명한 셈이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