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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경제 충격, 대유행 없어도 사스 때 넘어설 것

중앙일보 2020.02.16 08:00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코로나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충격이 현 상황만으로 이미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를 넘어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 세계적인 전염병으로 대유행할 가능성은 낮지만, 중국의 경제적 위상이 17년전보다 월등히 높아진 게 이유다. 중국과 경제적·지리적 연결성이 큰 한국도 충격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국내 최대 반도체 산업 전시회인 '세미콘 코리아'가 취소된 가운데 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전광판에 오늘의 전시일정이 비어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국내 최대 반도체 산업 전시회인 '세미콘 코리아'가 취소된 가운데 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전광판에 오늘의 전시일정이 비어 있다. [연합뉴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16일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산업별 영향’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에 따르면 신종코로나는 춘절을 전후한 민족 대이동과 중국 정부의 미흡한 초기 대응 등으로 확진자·사망자가 크게 늘어 최소 2분기까지 중국 경제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당장 중국 실물 경제는 강력한 이동 규제와 외출 자제, 조업 중단 등으로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동반 위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만 주요국의 강력한 이동 규제와 상대적으로 낮은 치사율, 중국을 제외한 낮은 감염도 등을 고려할 때 전 세계적인 대량 확산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런데도 세계 경제에 미칠 파장은 사스 사태보다 훨씬 클 것이란 분석이다. 2003년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중국의 비중은 4.3%에 불과했지만 2019년엔 15.9%로 확대됐다. 중국의 해외 관광 지출도 같은 기간 154억 달러에서 2765억 달러로 급증했다.  
 
국내에 미칠 영향도 적지 않다. 김영준 산업분석팀장은 “한국 수출(홍콩 포함)과 입국 관광객의 대중 의존도는 30%를 상회한다”며 “관광객 축소, 중국 내수 위축, 글로벌 가치사슬 약화 등의 경로로 우리 경제에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산업으로 유통업을 지목했다. 임시 휴업 매장의 매출 손실, 해외 입출국객 감소와 중국 소비 위축 등으로 인한 면세점 부진, 집합 시설 기피로 인한 대형마트·전통시장의 영업 위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김문태 수석연구원은 “점포당 매출액이 크고, 해외 입출국객 변화에 민감한 면세점의 타격이 특히 클 것”이라며 “최근 고성장이 외국인 매출 급증에 따른 것임을 고려할 때 큰 폭의 둔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항공업 역시 전체 국제선 노선(여객 수)의 20%를 차지하는 중국 노선의 운항 중단 및 감편으로 인해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중국 공장 가동 중단으로 화물 물동량도 줄어들 게 확실하다.

 
화장품 업체도 긴장하고 있다. 다행히 최대 감염 지대인 우한의 비중이 크지 않지만, 영업 중단이 장기화하면 베이징·상하이 등 주요 시장의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 중국인 및 외국인 여행자 감소로 면세점 채널 및 로드샵 매장 판매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산 부품 수급 차질로 국내 공장이 휴업에 들어간 자동차를 제외하면 아직 제조업은 직접적인 충격을 받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사태가 길어지면 부품 및 소재 조달과 물류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중국 수입 수요 위축에 따라 전자기기·기계·화학 등 주요 제조업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안혜영 연구위원은 “중국발 충격이 장기화할 경우에 대비해 부품 및 소재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대체 수입선을 확보하는 등 위험을 분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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