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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 들어간 ‘경찰 옴부즈맨’ 설치 논의…공룡경찰 감시 어떻게

중앙일보 2020.02.16 06:00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연합뉴스]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연합뉴스]

경찰을 외부에서 독립적으로 견제·감시하는 ‘경찰 옴부즈맨’에 대한 논의가 지지부진하다. 옴부즈맨은 과거부터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비대해진 경찰 권력을 통제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제도로 기대를 모았었다.
 
실제 2017년 현 정부 출범 직후 만들어진 경찰개혁위는 ‘경찰 인권·감찰 옴부즈맨’ 제도를 권고한 바 있다. 하지만 실제 수사권 조정이 이뤄진 현재 논의가 일절 멈춰선 실정이다. 개혁요구를 담아낼 그릇이 외면받고 있는 셈이다.
 

국무총리 산하 100명 이상 조직 

4일 경찰개혁위가 설계한 옴부즈맨 제도를 보면, 국무총리 산하의 독립기구다. 중앙기구와 4~5곳의 권역별 지부로 구성된다. 책임자는 차관급이다. 경찰청장(치안총감)과 같다. 인원은 조사와 행정인력을 포함해 100명 이상으로 꾸린다.
 
주요 업무는 경찰권 행사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민원에 대한 조사와 경찰관의 법령 준수 여부가 핵심이다. 옴부즈맨이 감찰권을 행사하는 건데, 조사결과에 따라 경찰청에 징계도 권고한다. 옴부즈맨 조사관에게는 특별사법경찰권이 주어진다. 조사과정서 경찰의 범죄행위가 의심될 경우 형사고발은 물론 수사권까지 행사할 수 있다는 의미다.
2017년 6월 경찰개혁위원회 발족식 [중앙포토]

2017년 6월 경찰개혁위원회 발족식 [중앙포토]

 

英 독립적 경찰감시기구(IOPC) 모델 

옴부즈맨은 영국에서 이미 운영 중인 ‘독립적 경찰감시기구’(IOPC·Independent Office for
Police Conduct)가 모델이다. 영국은 1981년 브릭스턴 흑인 폭동 당시 경찰의 과잉진압 문제가 공분을 사면서 경찰 감시조직을 만들었다. 이후 독립적 조사 권한을 주는 방식 등으로 꾸준히 발전시켜왔다. 한국 경찰 개혁위의 옴부즈맨은 영국처럼 독립활동이 가능한 ‘독임제’ 방식이다.
 
물론 현재 12만명 경찰 조직 안팎 모두에 감시·견제기구가 없지는 않다. 경찰청 안에만 해도 감사관 아래 감사·감찰·인권보호 조직이 운영 중이다. 일선 경찰서까지 서장 직속의 청문감사관이 활동한다. 외부에는 국민권익위원회 ‘경찰민원과’(12명)가 관련 역할을 맡고 있다. 
 

현 경찰 안팎 감시기구론 역부족 

하지만 수사권 조정 이후 곧 탄생할 ‘공룡 경찰’을 제대로 살피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당시 개혁위는 “경찰관 수가 10만 명이 넘은 상황에서 경찰권에 대한 실효적인 통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경찰 입장에서는 외부 독립기구의 감시·견제가 상당한 부담이다. 이에 같은 행정안전부 소속 기관인 경찰위원회 권한을 키우는 방안도 한때 고민됐다. 2018년 하반기 ‘수사권 조정에 따른 민주적 통제기구 도입 방안’이라는 연구 용역을 통해 이런 방안에 힘을 실어줬다. 
비위 경찰관 이미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습니다. [연합뉴스]

비위 경찰관 이미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습니다. [연합뉴스]

 

외부 독립기구 반대입장 변화 분위기

물론 용역보고서가 소개한 경찰위원회도 결국에는 행안부에서의 독립이 요구되긴 하나 외부 독립기구에 대한 반대입장을 담아냈다. ▶외부심사보다 전문성을 갖춘 내부심사가 인용률이 더 높다 ▶외부심사로 인한 경찰의 전문·자율·효율성 침해 등의 논리다.
 
요즘 경찰 내부기류는 변화가 감지된다. 옴부즈맨이라는 ‘고육지책’을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경찰권한의 분산” 문재인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지난달 21일) 등 비대해진 경찰권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다. 
 

옴부즈맨 설치 법안 언급조차 없어 

하지만 이런 흐름과 별개도 관련 논의는 사실상 멈춰섰다. 권력기관 개혁가로 활동해온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최근 한 언론사 기고문에서 “게다가 (경찰개혁의) 핵심은 모두 빠져 있다”며“경찰개혁위가 권고했던 ‘시민에 의한 민주적 외부 통제 기구 신설’은 아예 언급조차 없다”고 비판할 정도다.
 
앞서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2018년 11월 발의한 ‘경찰옴부즈맨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정안 역시 수사권 조정 이후 언급조차 되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투명하고 공정한 외부 감시기구의 필요성이 계속 제기될 가능성이 크지만 관련 법안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일단 내부 통제장치를 강화하는 쪽으로 개혁요구를 맞춰가겠다”고 말했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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