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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근로자 못오면 어쩌나" 코로나19 확산 불안한 농촌마을

중앙일보 2020.02.16 05:00
중국과 홍콩, 마카오에 대한 특별입국절차가 개시된 지난 1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홍콩 발 항공편 승객들이 '자가진단 앱' 설치를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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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 19) 때문에 외국인 근로자가 못 오면 올해 농사 망하는 건데….” 강원도 인제군에서 고추 등을 재배하는 최모(56)씨는 영농철을 앞두고 인력 수급 문제로 고민이 많다. 비전문취업(E-9) 비자와 계절근로(C-4, E-8) 비자로 들어올 예정인 외국인 근로자 5명이 코로나 19 확산으로 입국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질까 걱정돼서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주변에 대체 인력을 알아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항상 “구할 수 없다”였다.

계절근로자 상당수 코로나19 발생국서 와
법무부, 코로나19 확산 추이 지켜만 보는 중
전문가, "2월 중하순 지나면 줄어들 것 같다"

 
최씨는 “3월부터 외국인 근로자들이 들어올 예정인데 앞으로 (코로나19가) 어떻게 될지 몰라 걱정이 많다”며 “4500평(1만4850㎡) 하우스에 작물을 재배하려면 최소 5명은 필요한데 내국인 일손을 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외국인 근로자까지 들어오지 못하면 농사를 이어갈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중국 우한발 코로나19가 태국·베트남·말레이시아 등 동남아국가로 확산하면서 이들 나라에서 외국인 근로자를 받아온 농촌 지역 주민이 인력 수급 차질을 걱정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는 베트남에서 1535명, 중국에서 233명이 외국인 계절근로자 신분으로 입국해 90일간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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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 12일 0시를 기해 홍콩과 마카오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오염지역'으로 지정, 이들 지역을 거쳐 들어오는 여행자에 대해 검역을 강화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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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동남아에서 더 확산하지 않기를

경북 영양군에서 5만6100㎡ 규모로 고추·수박 농사를 짓고 있는 정모(51)씨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정씨는 최근 군청에 외국인 계절근로자 6명 지원을 신청했는데 이들은 모두 베트남 국적이다. 예정대로라면 오는 4월부터 5개월간 일하기로 돼 있다. 
 
정씨는 “파종과 수확 시기까지 매일 20여 명의 일손이 필요한데, 코로나19가 확산해 계절근로자가 입국하지 않으면 올해 농사 규모를 3분의 2로 줄여야 한다”며 “작물 모종을 준비해 놓은 상황에서 일꾼이 없어 파종하지 못할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충북 영동군도 외국인 계절근로자 배정 문제로 고민이 많다. 상반기 88명의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배정받았는데 입국자 중 상당수가 베트남 국적이다. 영동군 관계자는 “그나마 신청한 외국인 근로자 중에 중국인이 없어 다소 안도하고 있다”며 “입국자 중에 베트남 근로자가 많아 코로나19가 동남아에서 더 확산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귀국한 교민들이 머무는 임시 생활시설인 경기 이천의 국방어학원에서 출입 차량의 소독이 이뤄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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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48개 자치단체 4797명 배정 

법무부는 지난 6일 고용부・농식품부 등 관계부처로 구성된 계절근로 배정심사협의회를 열고 2020년도 계절 근로자 배정을 확정했다. 50개 자치단체로부터 5067명이 필요하다는 신청을 받았고 불법체류 등에 따른 제재기준을 적용해 48개 자치단체에 4797명을 배정했다. 자치단체별로는 양구군이 608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북 영양군 412명, 강원 홍천군 400명, 인제군 353명, 철원군 238명, 충북 괴산군이 226명으로 뒤를 이었다.

 
법무부 관계자는 “아직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 중단은 검토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지켜본 뒤 중앙사고수습본부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하면서 일각에서는 낙관론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이승준 강원대병원장(호흡기내과 교수)은 “1~2주 전만 하더라도 전망이 어두웠다. 하지만 최근 중국 내 발생 환자가 감소했고 국내도 계속 줄고 있어서 2월 중하순이 지나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인제·영동=박진호·최종권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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