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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티지지·샌더스 ‘슈퍼 화요일’ 결전, 중도파 가세가 변수

중앙선데이 2020.02.15 00:21 673호 13면 지면보기

[글로벌 이슈 되짚기] 미국 대선 - 민주당 경선 판세

미국 민주당 경선에서 피트 부티지지 전 사우스벤드 시장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선두 경쟁을 하고 있다. 사진은 부티지지 전 시장이 지난 13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유세를 펼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경선에서 피트 부티지지 전 사우스벤드 시장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선두 경쟁을 하고 있다. 사진은 부티지지 전 시장이 지난 13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유세를 펼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아이오와주 코커스와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는 ‘미국 대선의 풍향계’로 불린다. 미 대선 프로세스가 시작되는 곳으로 향후 판세를 전망하는 잣대가 된다.
 

내달 3일 14개 주 1400명 선출
‘대세론’ 바이든 예상 밖 추락

중도성향 블룸버그, 내달 합류
중도그룹 내 경쟁 더 격화될 듯

9개월의 대장정을 이제 막 시작한 미 대선에서 가장 관심이 쏠리는 포인트는 민주당 경선이다. 당초 예상과 달리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까지 후보들이 확보한 대의원 수는 부티지지가 23명,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21명,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8명,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이 7명,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6명이다. 민주당 전체 대의원 수 4700여 명에 비하면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향후 ‘바람’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현재 민주당 후보들은 정치 성향에 따라 크게 중도와 진보 두 그룹으로 나뉜다. 진보 그룹에선 샌더스가 워런을 앞서가는 모양새다. 중도그룹에선 부티지지가 크게 부각되고 있다. 바이든이 예상 밖의 고전을 면치 못하자 부티지지가 그 자리를 채우면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이어 클로버샤가 부티지지를 추격하는 양상이다.
 
미국 민주당 경선에서 피트 부티지지 전 사우스벤드 시장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선두 경쟁을 하고 있다. 사진은 샌더스 의원이 지난 11일 뉴햄프셔 경선에서 연설하는 장면.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경선에서 피트 부티지지 전 사우스벤드 시장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선두 경쟁을 하고 있다. 사진은 샌더스 의원이 지난 11일 뉴햄프셔 경선에서 연설하는 장면. [로이터=연합뉴스]

다음달 3일 ‘슈퍼 화요일’부터는 같은 중도 이미지를 앞세운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경선에 합류할 예정이어서 중도 그룹 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바이든의 부진이 계속될 경우 부티지지·클로버샤·블룸버그 간 경쟁은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정가에선 슈퍼 화요일이 지나봐야 전체 판세의 윤곽이 잡힐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슈퍼 화요일에는 14개 주에서 약 1400명의 대의원이 선출될 예정이어서 민주당 경선의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경선 초반에 중도 또는 진보 그룹 후보 중 한 명이 독주할 경우엔 투표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중도 후보가 독주할 경우엔 진보 유권자들이, 진보 후보가 독주할 땐 중도 유권자들이 투표에 소극적일 수 있다는 얘기다.
 
선두를 달리는 부티지지는 중앙 무대엔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우선 38세의 젊은 나이와 동성애자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그는 하버드대에서 역사와 문학을 전공한 뒤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정치와 철학을 공부했다. 해군 장교로 복무하기도 했다. AP통신 등은 “가장 큰 관심사는 부티지지의 질주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여부”라며 “부동표 흡수 등을 통해 당내 중도파 패권을 유지하면서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는 게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샌더스는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에서 승리한 직후 “이번 승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끝내기 위한 시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샌더스는 역대 뉴햄프셔주 경선 중 가장 낮은 득표율(25.8%)로 1위를 차지했다. 부티지지와 차이는 1.3%포인트에 불과했다.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에서 3위에 오른 클로버샤는 미네소타주에 지역구를 둔 중도 성향의 여성 상원의원이다. 고학력 백인 여성들의 지지를 많이 받고 있다. 뉴햄프셔주에서 도약할 수 있었던 것도 이 지역의 백인 비율이 92%나 되기 때문이다. 앞선 아이오와주 코커스에선 5위에 그쳤다.
 
워런은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에서 4위로 주저앉았다. 같은 진보 그룹의 샌더스에게 크게 밀리는 모습이다. 현지 언론들은 “유권자들이 민주당 내 진보 진영의 대표로 샌더스를 꼽고 있어 워런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며 “중도파인 부티지지 바람이 거세게 불수록 이에 맞서는 샌더스에게 힘이 실리면서 워런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당초 유력 대선주자로 평가받던 바이든의 추락은 의외다. ‘대세론’을 앞세웠지만 아이오와주에선 4위, 뉴햄프셔주에선 5위로 떨어졌다. 그는 델라웨어주 6선 상원의원 출신으로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내는 등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진 유권자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적지 않은 나이(78세)와 구시대 정치인이란 이미지 탓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바이든의 공동선대위원장인 세드릭 리치먼드 하원의원은 “바이든은 빌 클린턴 모델을 따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1992년 민주당 경선에서 초반 열세를 만회하고 역전에 성공한 사례를 빗댄 것이다. 당시 클린턴은 초반 11개 주 경선 중 조지아주에서만 승리했지만 슈퍼 화요일에 대승을 거두면서 승기를 잡았다. 외신들은 “경선이 진행됨에 따라 바이든이 트럼프 대통령과 맞설 인물로 부각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며 “그 고비는 슈퍼 화요일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익재 기자 ij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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