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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크루즈내 한국인 이송계획 없어…우한과 상황 다르다"

중앙일보 2020.02.14 13:00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한 채 격리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크루즈선 앞에서 보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한 채 격리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크루즈선 앞에서 보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일본 요코하마항에 격리된 채 정박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연일 쏟아지고 있다. 이 크루즈선에는 한국인 14명도 탑승하고 있다. 일부 탑승객은 "(정부가) 한국인을 데려간다면 가고 싶다"는 말도 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아직 한국인만 별도로 국내로 이송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탑승자들의 공식 요청이 없는데다 다른 국가 움직임, 일본 정부의 조치 등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요코하마항 격리 크루즈선 연일 추가 환자
재일교포 여성, 인터뷰서 귀국 의사 내비쳐

탑승자 중 일본 거주 많아, 공식 요청 아직
"우한과 상황 달라, 다른 나라 움직임 없어"

크루즈선 내 환자가 218명(13일 기준)까지 늘어나면서 일본 정부는 기존 방침을 바꿨다. 기존에는 확진자 외에 모든 사람이 선내에 대기하도록 했지만, 고령자나 지병이 있는 승객은 우선 하선시키겠다고 한 것이다. 하지만 크루즈에 탑승한 한국인 14명(승객 9명, 승무원 5명)들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 집단감염이 발생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크루즈선에 격리된 재일동포 60대 여성 K씨(오른쪽)가 남편과 함께 베란다에 걸어둔 태극기를 들어보이고 있다. 윤설영 특파원

신종 코로나 집단감염이 발생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크루즈선에 격리된 재일동포 60대 여성 K씨(오른쪽)가 남편과 함께 베란다에 걸어둔 태극기를 들어보이고 있다. 윤설영 특파원

배 안에서 갇혀있는 이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남편과 함께 격리 중인 재일동포 64세 여성 K씨(오사카 거주)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빨랫비누가 다 떨어져 빨래하지 못하고 있고, 샴푸와 린스도 다 떨어졌다"고 했다. 배를 떠나 한국으로 가고 싶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K씨는 "아직 영사관 등에 그런 요청을 하진 않았다. 하지만 한국인만 데려간다고 하면 가고 싶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여전히 한국인만 따로 하선시켜 국내로 이송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한국인 승객 9명 중 8명이 일본에서 주로 머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연고자는 한 명이다. 이들 모두 한국 국적은 맞지만 영주권을 갖고 일본에서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의미다. 승무원 5명 중에서도 국내 연고자는 2명이다.
 
요코하마 총영사관이 매일 탑승객 상황을 확인하고 있는데 13일까지는 공식적으로 귀국 의사를 밝힌 사람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국인 탑승자 중 의심 환자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종 코로나 감염자가 대거 발생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크루즈선.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 감염자가 대거 발생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크루즈선. [연합뉴스]

외교부 관계자는 "일본 정책이 (크루즈선 내) 2주 격리를 기본으로 한다. 다른나라 사례도 참고하는데 미국은 (승객) 400명 중 감염 30명, 호주도 200명, 캐나다도 200명 이상이다"라면서 "승객이 많은 나라도 움직임이 없고 일본 정책에 위임하는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국내 이송)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국내 신종 코로나 대응을 총괄하는 중앙사고수습본부도 비슷한 반응을 내놨다. 김강립 수습본부 부본부장(보건복지부 차관)은 14일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한국인 승객) 연고지가 대부분 일본이기 때문에 본국으로의 귀국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도 (중국) 우한 지역 교민들과 다른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 같다. 우선 철저하게 영사 조력을 통해서 우리 국민들의 안전과 필요한 상황에 대한 지원을 최대한 하겠다"면서 "가능하다면 일본 정부 방침에 따라 (승객들이) 조기 하선할 경우 우리 국민이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등 당국간 협의 진행에 주력해야 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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