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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김기춘·조윤선 강요죄 무죄 취지 파기환송…직권남용은 유죄

중앙일보 2020.02.14 00:04 종합 6면 지면보기
대법원이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가 기업들에 보수단체 지원을 강요한 이른바 ‘화이트리스트’ 사건과 관련해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 대해 직권남용죄는 성립하나 강요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화이트리스트’ 최종심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13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강요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실장과 조 전 수석 등 8명의 상고심에서 강요죄 부분을 무죄로 판단해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파기환송했다.
 
김 전 실장과 조 전 수석 등은 2014 ~2016년 전경련을 상대로 어버이연합 등 33개 친정부 성향 보수단체에 총 69억원을 지원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2심은 김 전 실장에 대해 징역 1년6월을, 조 전 장관에 대해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2심이 유죄로 인정한 강요죄에 대해 다시 판단해야 한다고 봤다. 대법원에 따르면 강요죄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의 권리 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는 범죄다. 구체적으로 협박은 객관적으로 사람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의사 실행의 자유를 방해할 정도로 구체적인 해악을 고지했을 경우 성립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청와대 비서실 소속의 공무원이 지위에 기초해 이익 제공을 요구했다고 해서 곧바로 그 요구를 해악의 ‘고지’라고 평가할 수 없다”며 “피고인들이 자금 지원을 요청하면서 윗선을 언급하거나, 감액 요청을 거절하거나, 자금 집행을 독촉하고 정기적으로 자금 지원 현황을 확인한 것은 해악의 ‘고지’가 있었다고 평가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밝혔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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