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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은 3년형 확정 됐는데…김경수는 아직도 항소심

중앙일보 2020.02.14 00:04 종합 6면 지면보기
김경수(53) 경남지사와 댓글조작을 공모한 혐의로 기소된 ‘드루킹’ 김동원(51)씨에 대해 대법원이 징역 3년형을 확정했다. 하지만 김 지사는 재판 지연으로 아직 항소심도 마무리되지 않아 “이러다가 4년 임기를 모두 채우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다.
 

김 지사 유죄 심증 밝힌 판사 교체
대법원 판단까지 최소 1년 걸릴 듯
“경남지사 임기 거의 다 채울 수도”
‘수사기록 유출’ 판사 셋 1심 무죄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13일 김씨 등 이른바 ‘드루킹 일당’에 대한 원심판결을 확정하면서 “킹크랩 등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댓글조작 행위는 포털사이트에 허위 정보와 부정한 명령을 입력한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댓글조작은 건전한 민주주의의 발전을 저해하고 전체 국민의 여론을 왜곡하는 중대한 범죄행위”라는 원심 판단을 받아들인 것이다.
 
‘댓글 조작’ 김경수·드루킹 일당 혐의별 판단

‘댓글 조작’ 김경수·드루킹 일당 혐의별 판단

원심은 포털 댓글조작에 대해 “김 지사가 지난 대선에서 원하는 방향대로 여론을 주도하는 데 상당한 도움을 얻었다” “김 지사가 속한 정당에 유리하도록 여론 조작을 한 뒤 고위 공직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김 지사와 더불어민주당이 댓글조작의 도움을 받았고, 그 대가로 공직을 요청받은 사실을 사실상 인정한 셈이다.
 
김 지사도 지난해 1월 1심에서 김씨와의 공모 및 댓글조작 혐의가 인정돼 징역 2년형을 받았다. 김씨 측에 오사카 총영사 등을 제안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해서도 유죄 판결이 나왔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집행유예 이상의 형을 받으면 피선거권이 10년간 박탈된다. 전직 부장검사는 “댓글조작이 중대 범죄라는 대법원의 판단이 김 지사 항소심에도 유효하게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김 지사 재판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김 지사는 김씨 등과 같은 날 기소됐지만, 아직 항소심도 끝나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선고를 두 차례 연기하면서 1년 이상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재판장인 차문호(52) 부장판사가 인사 이동하는 바람에 추가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차 부장판사는 지난달 “김 지사의 킹크랩 시연회 참석은 인정된다”는 유죄 심증을 공개해 놓고도 판결을 하지 않아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새 재판부는 기록 검토부터 다시 해야 해 선고일은 예상하기도 어렵다. 선고가 나와도 상고 가능성이 커 대법원 확정판결까지는 또다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한 전직 고법 부장판사는 “대법원 판결까지 최소한 1년 이상 소요될 것”이라며 “자칫하면 임기를 거의 다 채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2018년 7월 취임한 김 지사의 임기는 2022년 여름까지다.
 
한편 김 지사에게 실형을 선고한 직후 기소돼 ‘보복성 기소’ 의혹을 받았던 성창호(48) 부장판사는 공교롭게도 이날 무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유영근)는 판사들의 연루 의혹이 제기됐던 ‘정운호 게이트’ 수사 당시 검찰 수사기록을 법원행정처에 전달한 혐의(공무상비밀누설)로 기소된 신광렬(55) 전 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와 성창호·조의연(54) 전 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수사 정보는 실질적 보호 가치가 있는 공무상 비밀이 아니며 행정상 필요를 위한 내부 보고로 용인될 수 있는 범위”라고 밝혔다.
 
성 부장판사 측은 지난해 5월 재판부에 “여당 인사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하자 검찰이 정치적 사정으로 기소했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냈지만, 검찰은 이를 부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기록에 담긴 내용을 실질적 비밀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태인·이수정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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