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I대학 세우고, 미국 교생 보내고…취업 경쟁력 키운다

중앙일보 2020.02.14 00:03 종합 18면 지면보기
한국체대 스포츠과학 연구팀이 배드민턴 선수들의 컨설팅을 위해 경기를 분석 중이다. [사진 한국체대]

한국체대 스포츠과학 연구팀이 배드민턴 선수들의 컨설팅을 위해 경기를 분석 중이다. [사진 한국체대]

한국체육대의 강재권 선수는 지난해 10월 경찰청장기 태권도대회에서 1위에 올랐다. 전국체전 예선에서 탈락했던 그가 한 달 만에 최고의 성적을 올린 데엔 한국체대의 ‘스포츠과학 기반 창업 인큐베이팅’의 도움이 컸다. 지난해 9월부터 석달간 한국체대는 태권도·축구·수구·배드민턴·핸드볼 선수들에게 경기력 분석 컨설팅을 제공했다. 스포츠과학 전공자를 모아 경기 패턴을 분석하고 맞춤형 트레이닝을 처방했다.
 

부활하는 국립대 ③
한국체대 스포츠과학 창업 돕고
경북대 빅데이터 결합 강좌 개발
한국교통대는 의료 엔지니어 양성
“기초학문 보호하고 교육의 질 높여”

연구 참여자 중엔 이지용(28·한체대 박사과정)씨처럼 창업을 꿈꾸는 이도 있다. 이씨는 “태권도 선수 시절 상대방 경기를 미리 분석해 실전에 적용하는 외국팀이 부러웠다. 국내에도 보급하고 싶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전공자에겐 현장 경험과 창업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엘리트 체육의 경기력도 높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국체대의 ‘창업 인큐베이팅’은 지난달 9일 대구에서 열린 제2회 국립대학 육성사업 성과포럼에서 발표된 우수 사례 중 하나다. 교육부는 국립대의 공공성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매년 1500억원 규모의 육성사업을 진행 중이다.
 
국립대들은 국립대학 육성사업을 활용해 고등교육의 질을 높이는 한편 기초·보호 학문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전남대는 지난해 9월 ‘AI융합대학’을 설립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융복합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로봇·미래에너지·빅데이터금융·IoT(사물인터넷)인공지능의 4개 융합전공을 개설했다. 정병석 총장은 “재학생과 지역 청년에게 미래형 일자리를 준비하는 기회를 제공하려 한다”고 말했다.
 
경북대는 융·복합 강좌 개발에 열중한다. 국문학 교수와 컴퓨터 전공 교수, 통계학 교수가 모여 어학과 빅데이터 분석을 결합한 과정을, 심리학·사회학·정치외교학 교수가 모여 소셜 미디어를 공부하는 강의를 개발한다. 김정일 교육혁신실장은 “학문 간 시너지를 통해 교수·학생의 시야를 넓히고, 학생의 취업 경쟁력도 높이려 한다”고 소개했다.
 
부경대는 지난해 9월 연구팀 27개를 선정해 팀당 1000만원을 지원했다. 기초학문 분야나 지역사회 문제와 연관된 과제가 중심이다. 환경공학과 이태윤 교수는 인공위성으로 광안리 해수욕장의 녹조를 연구하고, 사학과 신명호 교수는 경상좌수영·왜관을 활용한 관광 루트를 개발하고 있다. 김찬중 산학협력부단장은 “기초학문 육성과 지역사회 기여라는 국립대의 책무에 충실해지려 한다”고 밝혔다.
 
대학의 특성화 역량을 활용하는 국립대도 많다. 한국교통대는 의료산업과 관련된 3D 프린팅 과정을 제공해 의료 분야 엔지니어를 양성하고 있다. 선박안전·연안 방재 등 해양안전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는 한국해양대는 지난달 지자체와 함께 ‘해양안전포럼’을 열었다.
 
공주교대 3학년 김민솔씨가 지난달 미국 텍사스의 초등학교에서 부채 만들기를 가르치고 있다. [사진 김민솔]

공주교대 3학년 김민솔씨가 지난달 미국 텍사스의 초등학교에서 부채 만들기를 가르치고 있다. [사진 김민솔]

전국 10곳의 국립 교육대학에선 예비 교사의 역량을 높이려는 시도가 활발하다. 공주교대 3학년 김민솔(30)씨는 지난달부터 미국 텍사스의 초등학교에 파견됐다. 국제교육실습 프로그램이란 이름의 ‘교생 실습’이다.
 
김씨는 “한국과 달리 학생들이 스스로 답을 찾도록 유도하는 수업 방식에 감명받았다. 교사가 되면 나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공주교대는 매년 재학생 60명을 5주 동안 해외에 보내고 있다. 김윤옥 국제교류원장은 “해외 현장을 체험하고 좋은 제도는 한국에 적용해 교육의 질을 높이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서울교대는 지난해 교육과정에 ‘창의융합 교육’ 영역을 신설하고 재학생의 체험 활동, 외부 강사의 수업 참여, 여러 학과 교수들의 합동 교육을 권장한다. 부산교대는 생활관(기숙사)을 중심으로 심리 프로그램을 제공해 예비 교사들의 성인지 감수성을 높이고 성 평등 문화의 확산에 노력하고 있다.
 
고석현·천인성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