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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세 초등생이 건물주…부동산 탈세 혐의 361명 세무조사

중앙일보 2020.02.14 00:02 경제 2면 지면보기
올해로 만 8살이 된 초등학생 A씨는 지난해 상가가 딸린 주택의 건물주가 됐다. 국세청은 수입원이 있을 리 없는 초등학생이 어떻게 부동산 살 돈을 마련했는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A씨는 할아버지와 아버지로부터 부동산과 현금을 증여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할아버지가 증여한 재산에 대해서는 증여세를 신고했지만, 아버지가 준 부동산 매입자금은 세금 신고를 하지 않은 것이다. 국세청은 이들 가족에 수억원대 증여세를 추징했다.
 

조사 대상 74%는 30대 이하
고가 전세 세입자도 탈루 의심

회사 내부자금을 빼돌려 고가 아파트를 산 부부도 있었다. 회사 대표 B씨는 지난해 회삿돈을 횡령하고도 회사 회계장부에선 비용 항목으로 잡아 법인세를 탈루했다. 그런 다음 이 돈을 배우자에게 증여해 배우자 공동명의로 고가 아파트를 사들였다. 이 과정에서 증여세도 신고하지 않았다. 국세청은 이들 부부에 대해서도 수억원대 추징금을 부과했다.
 
국세청은 지난해 하반기 고가 부동산을 거래한 사람 중 탈세 혐의가 있는 361명을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시작한다고 13일 밝혔다.  
 
조사 대상자의 74%는 30대 이하(240명)다. 소득이 상대적으로 적은 사회 초년생이나 사업해서 번 돈이 적은 데도 고가 아파트를 사들인 사람을 집중 조사 대상으로 삼았다.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되는 세입자 중 소득에 비해 지나치게 비싼 전셋집에 사는 사람도 탈세 의심자로 분류했다. 전세 보증금을 부모 등 친인척으로부터 증여받고도 증여세를 탈루한 혐의가 없는지 살펴보기 위해서다.
 
국세청은 고가 부동산 취득자들이 앞으로 대출을 제대로 갚는 지도 추적할 계획이다. 부모 등으로부터 빌린 돈으로 거짓 신고하고 실제로는 증여를 받은 돈인지를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빚을 스스로 갚지 않고 부모 등이 대신 갚는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증여세 탈세 혐의도 조사하기로 했다.
 
세종=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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