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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어서는 안될 일" 日, 반크 제작 '도쿄올림픽 방사능 패러디' 포스터에 반발

중앙일보 2020.02.13 16:58
반크가 제작해 주한일본대사관 신축 공사 현장 펜스에 붙인 도쿄올림픽 패러디 포스터. [연합뉴스]

반크가 제작해 주한일본대사관 신축 공사 현장 펜스에 붙인 도쿄올림픽 패러디 포스터. [연합뉴스]

한국 민간단체 ‘반크’가 올 여름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앞두고 성화봉송 장면을 방사성 물질을 운반하는 것처럼 패러디한 내용의 포스터를 만든 데 대해 일본 정부가 반발하고 있다.  
 

성화 봉송을 방사성 물질 운반하는 것처럼 패러디
일본 정부 '피해지역 야유하는 것'이라고 항의

일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13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이 포스터와 관련한 대응을 묻는 질문에 “현실과 전혀 다른 것으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포스터 내용에 강한 불쾌함을 드러냈다. 이어“(일본) 정부로서는 그런 일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히 항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관방장관이 이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크는 도쿄올림픽의 성화봉송 주자가 방호복과 방독면을 착용하고 달리는 모습을 담은 포스터를 제작해 지난달 6일 서울 종로구 율곡로에 있는 주한 일본대사관 신축 공사 현장 펜스에 붙였다. 이 포스터는 2011년 3월 일어난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폭발 사고의 영향으로 오는 7월 24일 개막하는 도쿄올림픽에서 방사능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 [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 [연합뉴스]

 
일본 정부는 이 포스터 내용이 도쿄올림픽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 피해 지역을 ‘야유’하는 것이라며 한국 정부에 우려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일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 관계자는 “포스터 공개 후 외무성과 대회 조직위원회가 한국 정부 및 국제올림픽위원회( IOC)에 ‘후쿠시마와 올림픽을 깎아내리는 행위로, 엠블럼의 무단 사용도 간과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엠블럼 무단 사용은 포스터에 오륜 마크가 그려진 것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요미우리는 반크가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앞두고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의한 방사능 오염의 위험이 있다는 선전전을 떠들썩하게 전개하고 있다”며 “민족주의적인 젊은이들로 구성된 단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는 2020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동일본대지진 재해 극복의 업적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로 삼으려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다음달 26일부터 121일간 펼쳐지는 일본 내 성화 봉송 행사의 출발지를 동일본대지진 직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대응 본부가 설치됐던 J빌리지(축구 국가대표 훈련시설)로 지정했다. 또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의 안전성을 홍보하기 위해 올림픽 선수촌에 후쿠시마산 식자재를 공급하겠다고 밝혀 논란을 빚고 있다.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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