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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 가라. 비례당”…5명 채우기도 벅찬 미래한국당

중앙일보 2020.02.13 16:48
미래한국당 중앙당 창당대회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렸다.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미래한국당 중앙당 창당대회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렸다.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자유한국당이 준연동형 비례대표 의석(최대 30석) 확보를 위해 만든 ‘미래한국당’이 현역 의원 5명을 간신히 채우게 됐다. 한국당이 13일 당 의원총회에서 이종명 의원을 제명해 미래한국당에 합류시키기로 하면서다.  
 
이날 오전까지 미래한국당으로 당적을 옮긴 이는 2명이 전부였다. 한선교(대표)ㆍ조훈현(사무총장) 의원 등 미래한국당 주요 당직을 맡은 인사들이다. 미래한국당은 이적이 거론된 김성찬ㆍ최연혜 의원과 이종명 의원을 더하면 ‘5명 기준’에 턱걸이를 하게 된다.
 
현역 5명 확보가 중요한 건 14일 지급되는 정당보조금 때문이다. 정치자금법(27조)은 ‘5석 이상의 의석을 가진 정당에 대하여는 100분의 5, 5석 미만 정당은 100분의 2씩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역 5명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수억원이 왔다갔다 하는 만큼 한국당 내부에서는 “왜 5명을 못채우느냐”는 한탄 섞인 우려가 적지 않았다.
 
현역 의원 영입이 난항을 겪은 건 한국당 특유의 ‘몸사리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희생정신이 부족하다”고 내부에서 한탄하는 목소리는 나오지만, 정작 대다수 의원들이 “미래한국당으로는 니가 가라”며 눈치를 보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이날 미래한국당 합류가 결정된 이종명 의원 역시 이미 제명 처분을 받은 상황이었다. 이 의원은 지난해 2월 ‘5ㆍ18 진상규명 공청회’에서 “폭동이 민주화운동으로 변질됐다”는 발언을 해 당 윤리위에서 제명 처분을 받은 뒤 의원총회 의결만 남겨둔 상태였다.
 
미래한국당이 영입에 곤란을 겪으면서 한국당 내부에서는 4·15 총선 흥행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꼼수에는 묘수를 써야 한다”(황교안 대표)며 야심차게 깃발을 들었지만 “이미 김이 새버린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비례대표 불출마 의원들을 대상으로 ‘제명’ 처분을 남용해 입당시키는 모습이 국민들에게 좋아보일리 없다”(초선 의원)는 우려도 적지 않다.
 
더불어민주당 서재헌 상근부대변인(오른쪽 두번째) 등이 13일 미래한국당의 창당과 관련 한선교 대표 등을 서초동 서울지방검찰청에 고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서재헌 상근부대변인(오른쪽 두번째) 등이 13일 미래한국당의 창당과 관련 한선교 대표 등을 서초동 서울지방검찰청에 고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미래한국당 한선교 대표와 조훈현 사무총장 등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미래한국당이 비례용 위성정당으로 국민의 정치적 의사 형성을 인위적으로 왜곡해 창당한 정당으로, 창당 준비 및 등록 자체가 위법”이라며 “이는 공직선거법상 ‘선거의 자유 방해죄’(237조 1항)에 해당한다. 정당 국고보조금 등을 관할하는 중앙선관위의 공무집행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중앙선관위는 미래한국당 등록 신청을 이날 수리해 공고문을 게재했다. 중앙선관위는 “정당법상 등록요건인 정당명, 사무소 소재지, 강령 및 당헌, 당원의 수 등을 심사한 결과 요건을 충족했다”고 설명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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