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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인구 감소, 해법은 정년연장이 아닌 경단女가 쥐고있다

중앙일보 2020.02.13 15:52
지난해 8월 서울 송파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열린 '2019년 서울시 여성일자리 박람회' 참석자가 취업정보란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8월 서울 송파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열린 '2019년 서울시 여성일자리 박람회' 참석자가 취업정보란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고용연장에 대해 본격적으로 검토할 때"라고 말했다. 고용노동부의 올해 업무보고를 받으면서다. 그러나 정년을 연장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무엇보다 연금개혁과 노동개혁이 뒤따라야 한다. 정부가 명운을 걸어야 할지도 모르는 사안이다. 따라서 고용연장이 본격적으로 검토되려면 사회적 대화를 통한 개혁 조치가 불가피해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고용연장은 더 오래 일해 일손 보충하는 방안

문 대통령이 고용연장 문제를 꺼낸 이유는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감쇄시킬 방안 중 하나로 더 오래 일하는 방법을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고령층의 고용을 연장하는 것보다 30~40대 여성인력을 고용시장에 끌어들이는 것이 인구 감소에 따른 생산인력 부족을 메우는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여성의 경제활동 많아지면 일손 부족 덜어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팀은 "생산가능인구가 큰 폭으로 줄더라도 여성의 고용시장 참여가 늘어나면 경제활동인구가 크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논문을 내놨다. 한국노동경제학회가 발간하는 노동경제논집 최근호에서다. 여성의 고용률을 높이면 산업현장의 일손 부족 사태를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이 교수팀은 고령화 사회가 진전된 미국과 일본의 역사적 경험을 한국 현황에 대비시켜 향후 경제활동인구를 추정했다. 이 교수는 "노동시장 불균형의 중요한 부분은 청년 경제활동인구가 빠르게 감소하는 것"이라고 봤다. 결혼해도 아이를 낳지 않거나 낳아도 1~2명 정도에 그치는데다 이혼 등으로 청년 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이 교수팀은 "연령이나 교육수준 등으로 볼 때 30대 후반과 40대 여성은 35세 미만 청년노동을 대체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유형의 노동인력"이라고 진단했다.

30~40대 경력단절 여성, 생산인구 감소 상쇄할 키

연구결과 2042년까지 25~54세 여성 경제활동인구가 약 14%(79만7000명)~15%(83만1000명)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현재 경력단절 현상이 심한 30대와 40대 초반 여성 경제활동인구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 때문에 "가까운 장래에 인구변화로 인한 전체 경제활동인구 감소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교수팀은 통계청 자료를 인용해 "15~64세 생산가능인구는 2042년까지 현재의 약 75%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봤다. 같은 기간 경제활동참가율은 현재의 87.5%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청년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낮고, 고령자의 경제활동참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을 고려한 추계다. 그러나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변화(증가)한다면 2042년까지 전체 경제활동인구가 90.5% 선에서 유지된다"고 계산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이 교수가 예측한 경제활동인구 수준이면 인력을 대체하는 로봇화가 가속화하는 상황을 고려할 경우 산업현장을 유지·발전시키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가정 양립 등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정책 절실

이를 근거로 이 교수팀은 "여성의 노동공급을 늘리는 정책이 장년 고용을 증가시키려는 노력에 비해 효과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35세 미만 인구 비중이 현재 26%에서 2042년에는 18%로 하락한다. 젊은 취업자 비중이 높은 성장산업은 청년노동인력 감소로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 교수팀은 "경제활동 참가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30대와 40대 초반 여성이 인적자본의 질 면에서 청년인력의 감소에 따른 영향를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봤다. 이 교수는 "노동시장에서의 양성평등을 강화하고, 일·가정 양립을 용이하게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기찬 고용노동전문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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