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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선거개입 사건 피해자는 국가" 김기현 공소장 열람 신청 불허

중앙일보 2020.02.12 19:46
[연합뉴스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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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장 선거개입·하명수사 의혹 사건의 공소장 공개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법원이 사건 관계인인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공소장 열람·등사 신청을 기각했다. 법원은 이 사건 피해자가 김 전 시장이 아닌 ‘대한민국’이라는 입장이다.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실은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재판장 김미리)에 송철호 울산시장 등 13명의 공소장 열람·등사를 신청했으나 불허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곽 의원실은 지난 5일 피해자인 김기현 전 시장을 대리해 공소장 열람·등사를 신청했다.
 

곽 의원은 법원의 기각 사유에 대해 김 전 시장에게 법적인 ‘피해자 자격’이 없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건의 주요 혐의인 ‘공직선거법 위반’의 직접적인 피해자는 선거의 공정성 등을 훼손당한 ‘국가’이지 김 전 시장 등이 아니라는 취지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곽 의원은 “김 전 시장이 누려야 할 공정한 선거 기회를 국가가 박탈한 것이므로 피해 당사자는 개인과 국가 모두”라며 “법원이 추 장관의 칼춤에 장단을 맞추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법원 결정에 대해 즉시 항고 등 불복 절차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민변 “법무부 '靑 선거개입' 사건 무게 헤아렸는지 의문”

검찰이 29일 송철호 울산시장(왼쪽 윗줄부터)과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 한병도(53)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 13명을 재판에 넘겼다. [연합뉴스]

검찰이 29일 송철호 울산시장(왼쪽 윗줄부터)과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 한병도(53)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 13명을 재판에 넘겼다. [연합뉴스]

진보 성향의 변호사단체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이날 “법무부가 사안을 정치화하는 원인을 제공했다”고 비판했다. 민변은 “사건이 가지는 무거움을 제대로 헤아렸는지 의문”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앞서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참여연대와 정의당도 법무부의 공소장 비공개 결정을 비판하는 성명을 낸 바 있다.

 
민변은 ‘공소장 국회 제출 관련 논란에 대한 입장과 제안’이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공소장 전문을 국회에 공개하는 제도 자체에 대해서는 기준이 정비돼야 하며 앞으로 정부와 국회 차원에서 진지한 인권적·법적 검토와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민변은 다가오는 총선을 앞두고 이같은 공소장 비공개 결정을 내린 것이 ‘정치적 대응’으로 비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민변은 “법무부의 공소장 제출 문제가 인권을 위한 제도 개선의 관점보다 정치적인 논쟁의 소재가 되고 있다”며 “법무부 역시 해당 사안의 엄중함에 비춰 원인을 제공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비판했다. “특정 사안에 대한 정치적 대응으로 읽힐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도 했다.  
 
민변은 “권력기관이 공적 영역인 선거에 관여했다는 혐의에 대해 수사가 진행된 것”이라며 “피고인이 속한 정부의 한 기관인 법무부가 이 사안부터 공소장 제출 방식의 잘못을 문제제기하고 ‘보편적인 형사피고인의 인권’을 내세운 것은 사안을 정치화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민변이 12일 홈페이지에 최근 논란이 된 법무부의 공소장 비공개 결정과 관련한 논평을 게시했다. [민변 홈페이지 캡처]

민변이 12일 홈페이지에 최근 논란이 된 법무부의 공소장 비공개 결정과 관련한 논평을 게시했다. [민변 홈페이지 캡처]

앞서 참여연대도 지난 5일 “기존 관례에도 어긋나고 알 권리 제약하는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이라며 “법무부가 내놓은 개인의 명예나 사생활 보호라는 비공개 사유는 궁색하기 그지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참여연대는 “이미 기소된 사안인 만큼 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보호는 법무부가 아니라 재판부의 역할”이라며 “청와대 전직 주요 공직자가 민주주의 핵심인 선거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이라는 점에서 사건 관계인의 명예 및 사생활 보호나 피의사실 공표 우려가 국민의 알 권리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김수민‧박사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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