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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의 ‘실리콘밸리 실험’…임원 성과급 대신 7~10년 뒤 주식준다

중앙일보 2020.02.12 19:27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 1월2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한화그룹 신년하례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사진 한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 1월2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한화그룹 신년하례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사진 한화]

 
한화가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주요 임원의 성과급을 돈이 아닌 주식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 지주사인 ㈜한화는 대표이사와 대표이사 후보군에 속하는 임원들의 성과급을 주식으로 지급하는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Restricted Stock Unit) 제도를 도입했다. 회사는 이를 위해 자기주식 18만12주(41억4000만원)를 취득한다고 지난 11일 공시했다.  

대기업 최초로 RSU 도입

RSU는 구글과 애플 등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에서 상여금이나 퇴직금을 지급하는 방편으로 시행하는 성과보상 제도다. 스톡옵션이 임직원에게 회사 주식을 특정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를 주는 제도라면 RSU는 회사가 제시한 조건을 충족할 경우 무상으로 주식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국내 대기업 중 이 제도를 도입한 곳은 ㈜한화가 처음이다. ㈜한화는 회사가 취득한 주식을 7~10년 뒤 대표이사를 포함한 주요 임원에게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옥경석 ㈜한화 대표를 비롯해 대표이사급 임원은 10년 뒤인 2030년 1월에, 다른 임원들은 7년 뒤인 2027년 1월에 주식을 받게 된다. 대상 임원은 이사회에서 정한다. 만약 성과급 대상인 임원이 주식 지급 시기 전에 퇴임하더라도 정해진 시기가 도래하면 주식을 지급한다. 반기보고서의 임직원 현황 등에 따르면 국내 매출액 상위 10대 대기업 임원의 평균 재직 기간은 약 5~6년이다.
 

장기 성장이 곧 보상, 계열사 확대 검토 

RSU 도입은 금춘수 부회장이 대표로 있는 ㈜한화 지원부문에서 처음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는 2018년 경영기획실을 해체한 뒤 지원부문을 신설했다. 한화 관계자는 “성과급의 경우 단기 성과를 내는 데에만 급급해 질 수 있어 임원들의 장기 성과를 독려하고 책임경영을 실현하게 한다는 취지에서 RSU 제도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한화그룹은 주요 계열사별로 이사회 의결을 거쳐 RSU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RSU는 미국에서는 어느정도 보편화된 제도로 주가가 오르면 성과로 보상받을 수 있어 임원들이 장기적으로 회사 성장에 득이 되는 쪽으로 의사 결정을 하는 데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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