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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수십번 찌른 초등생 '시설위탁' 처분···전과도 안남는다

중앙일보 2020.02.12 18:27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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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를 수십차례 휘둘러 동급생 여자 친구를 살해한 여자 초등생이 법원에서 ‘시설 위탁’ 처분을 받았다. 의정부지법 소년부는 동급생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A양에게 지난 7일 시설 위탁 처분을 내렸다고 12일 밝혔다. 법원은 그러나 A양이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만 10∼14세에 해당하는 ‘촉법소년’이어서 구체적 처분 종류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A양은 6개월간 시설에 위탁 감호 처분되며, 재판부 판단에 따라 6개월 연장될 수 있다.
 
법원 소년부에 송치된 촉법소년에게는 1∼10호 보호처분이 내려진다. 이 가운데 시설 위탁 처분은 6호와 7호에 해당한다. 6호 처분은 ‘아동복지법’에 따른 복지시설이나 그 밖의 소년 보호시설에 감호 위탁하는 것이다. 7호 처분은 병원, 요양소 또는 ‘보호소년 등의 처우에 관한 법률’에 따른 소년 의료 보호시설에 위탁하게 된다. 소년원 송치는 8∼10호 보호처분일 경우에 해당한다.
 

법원, 심리 불안정으로 정신과 상담 필요하다 판단  

당초 A양에 대한 재판은 지난달 22일 예정됐다. 그러나 재판부는 A양이 심리적으로 불안정해 정신과 상담이 필요하다고 판단, 재판 기일을 지난 7일로 연기했다. 앞으로 A양 측이 14일까지 처분 결과에 대해 항소하지 않으면 이번 처분은 이대로 확정된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경기북부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구리시에 사는 초등학교 고학년생인 A양은 지난해 12월 26일 오후 7시 40분쯤 조부모 집으로 친구 B양을 부른 뒤 흉기로 수십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경찰에 검거돼 의정부지법 소년부에 송치됐다. B양은 집 앞 복도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지던 도중 사망했다. 복도에서 B양을 발견한 목격자의 비명을 들은 경비원이 112에 신고했다.
 
경찰은 사건 직후 집 안에 있던 A양을 긴급체포했다가 가족에게 인계했다. A양이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형사상 미성년자인 ‘촉법소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경찰 조사 결과 A양은 B양으로부터 험담 등 괴롭힘과 폭행을 당해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A양은 범행이 확인됐지만, 촉법소년에 해당해 형사상 처벌이 아닌 보호처분을 받게 됐다. 범죄를 저질러도 형벌을 받지 않는 촉법소년은 법원 소년부로 넘겨져 일반적인 형사사건 기소보다 수위가 낮은 보호관찰이나 소년원 수감 등 처분을 받게 된다. 전과기록도 남지 않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미성년처벌법 개정 촉구 국민청원도 제기돼

이번 사건이 알려지면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는 ‘초등학생’ ‘촉법소년’이 주요 검색어로 오르기도 했다. 촉법소년인 A양이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미성년처벌법을 하루속히 개정해주세요’, ‘친구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초등생 처벌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잇따라 올라왔다.  
 

소년법 개정안, 현재 국회에 계류 중 

이와 비슷한 예로 지난해 9월 ‘수원 노래방 폭행’ 사건 당시 가해자 7명이 모두 촉법소년인 것으로 알려지며 사회적 공분이 일기도 했다. 당시 ‘가해자들을 엄벌해달라’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은 약 25만명이 동의했다. 
이들 사건을 계기로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촉법소년’ 기준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되면서 촉법소년 기준을 만 13세로 낮추는 내용의 소년법 개정안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전익진·채혜선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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