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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2선 퇴진 거부’에 암초 만난 3당 통합…“조건없는 통합” 어그러지나

중앙일보 2020.02.12 16:59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자신을 향한 2선 퇴진 요구에 대해 "3당 통합과 손학규의 거취가 무슨 상관이냐"며 대표직을 물러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17을 목표로 진행되던 3당 통합이 암초를 만난 셈이다. [연합뉴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자신을 향한 2선 퇴진 요구에 대해 "3당 통합과 손학규의 거취가 무슨 상관이냐"며 대표직을 물러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17을 목표로 진행되던 3당 통합이 암초를 만난 셈이다. [연합뉴스]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의 3당 통합 시나리오에 차질이 생겼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자신을 향한 ‘2선 퇴진’ 요구를 명시적으로 거절하면서다. 
 
손 대표는 12일 당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3당 통합과 손학규의 거취가 무슨 상관이냐”며 “통합이 ‘당 대표 물러나라’가 되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2선 후퇴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3당 통합 이후에도 공동지도부에 잔류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손 대표는 또 박주선 바른미래당 대통합개혁위원장이 3당의 뜻을 모아 퇴진을 요구한 데 대해선 “3당 지도부가 후퇴하고 자기가 원하는 사람을 지정해서 대표를 만들라고 하는데 그게 뭘 하겠다는 건가. 단순 통합이 된다면 그 지역에 나오는 몇몇 분들은 선거에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바른미래당 자체와 우리나라 정치개혁의 과제는 사라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손 대표의 이같은 방침에 3당은 이날 예정된 2차 회의를 취소했다. 통합 이후의 당헌, 정강·정책 신설 등의 주요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대표직을 둘러싼 의견 충돌에 밀렸다.
 
지난 11일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 통합추진위원회는 1차회의를 열어 오는 17일까지 통합 절차를 마무리하기로 뜻을 모았다. 하지만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사퇴 불가 방침에 따라 통합 논의에 균열이 생겼다. [연합뉴스]

지난 11일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 통합추진위원회는 1차회의를 열어 오는 17일까지 통합 절차를 마무리하기로 뜻을 모았다. 하지만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사퇴 불가 방침에 따라 통합 논의에 균열이 생겼다. [연합뉴스]

 
앞서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은 11일 통합추진위원회 전체 회의를 통해 “기득권 포기를 포함한 조건 없는 통합”이라는 결론을 도출했다. 통합 작업을 끝내는 기한은 17일로 정했다. 하지만 손 대표의 퇴진 불가 방침으로 혼란은 커지고 있다.
 

다시 떠오르는 ‘집단 탈당설’ 

손 대표가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 바른미래당의 선택지는 2개다. 우선 3당이 통합된 이후 손 대표에게 바른미래당 몫의 공동 지도부 자리를 넘기는 방안이 있다. 그러나 이 경우 대안신당·민주평화당이 통합에 동의하면서 전제 조건으로 내건 ‘손학규 2선 퇴진’ 원칙이 무너진다. 이때문에 3당 통합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
 
지난달 31일 손학규(오른쪽) 대표는 바른미래당 호남계 의원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31일 손학규(오른쪽) 대표는 바른미래당 호남계 의원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다른 대안은 손 대표를 제외한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이 전원 탈당해 대안신당·민주평화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는 방안이다. 현재 바른미래당의 17석 중 독자노선을 걷고 있는 안철수계 7석을 제외하면 10석(지역구 3석, 비례대표 7석)이 남는다. 이 10석과 대안신당(7석) 및 민주평화당(4석) 의석이 온전히 통합할 경우 21석으로 가까스로 원내교섭단체 지위(20석 이상)를 유지하게 된다.
 
다만 비례대표는 자진 탈당하면 의원직을 상실한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이 때문에 비례 의원들 사이에선 ‘셀프 제명’ 절차를 밟는 방안도 거론된다. 징계 사유가 없지만 다른 의원들에게 제명을 요청하는 편법으로 탈당의 효과는 누리되 그로 인한 피해는 봉쇄하겠다는 계획이다. 바른미래당 당헌에는 “의원 제명은 당 의원총회를 열어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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