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1월 고용 훈풍…신종 코로나 여파오는 2월에도 불까

중앙일보 2020.02.12 15:11
1월 취업자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만8000명 증가했다. 사진은 지난달 경기도 안산시청에서 열린 한 취업 박람회장이 구직자로 붐비는 모습. [연합]

1월 취업자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만8000명 증가했다. 사진은 지난달 경기도 안산시청에서 열린 한 취업 박람회장이 구직자로 붐비는 모습. [연합]

고용 지표 호조세가 지난달에도 이어졌다. 취업자는 5년 5개월 만에 가장 많이 늘었다. 고용률은 1월 기준 사상 최고치를 썼다. 21개월 동안 뒷걸음질 친 제조업 취업자도 반등했다. 반면 여전히 취업자 증가 폭의 대부분은 60대 이상 고령층이 책임졌다.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여파는 반영되지 않았다. 2018년부터 지난해 1월까지 이어졌던 고용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는 지난달로 끝이다. 향후 고용 전망을 낙관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3대 고용 지표 일제히 개선" 

통계청이 12일 내놓은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80만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 같은 달보다 56만8000명 늘었다. 2014년 8월(67만명)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지난해 12월에 이어 50만명대 증가다. 두 달 연속 50만명대 증가는 2014년 7∼9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가 8000명 늘며 22개월 만에 증가한 것도 긍정적이다. 은순현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2018년 하락세를 보인 반도체 경기가 바닥을 찍고 반등했고, 의료정밀·금속가공 제조업 분야에서도 취업자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지난달 15세 이상 고용률은 60%다. 월간 통계를 작성이 시작된 1982년 7월 이후 같은 달 기준으로 최고 기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6.7%다. 집계를 시작한 89년 이래 1월 기준으로 가장 높았다. 지난달 실업자는 115만3000명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7만1000명 줄었다. 실업률은 전년 같은 달보다 0.4%포인트 줄어든 4.1%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취업자 수, 고용률, 실업률 등 3대 고용 지표가 모두 크게 개선되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나타난 견조한 고용 회복 흐름이 강화되는 모습”이라며 “고용의 질 개선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고용 훈풍 이면의 그늘도 여전하다. 경제 허리인 40대는 연령대 중 유일하게 취업자와 고용률이 줄었다. 40대 취업자는 지난달에 전년 대비 8만4000명 감소했다. 51개월째 내리막이다. 60대 이상 취업자가 1년 전보다 50만7000명 늘어나며 82년 7월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na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nag.co.kr

제조업 취업자가 다소 늘긴 했어도, 산업별 취업자 증가를 보면 여전히 '나랏돈'에 의존한 지표 개선임이 드러난다. 정부 채용 인원이 상대적으로 많은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 분야에서 가장 많은 18만9000명의 취업자가 늘었다. 양질의 일자리가 많은 금융·보험업은 3만2000명 줄며 13개월 연속 감소 흐름을 이어갔다.
 

2월 신종 코로나 여파 우려, 기저효과도 사라져

고용 훈풍이 2월 이후에도 불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는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전망이다. 홍남기 부총리는 “신종 코로나 영향으로 서비스업 등에 영향을 미쳐 고용 불확실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기저효과를 누리기도 어렵다. 최근 고용 지표 개선의 일정 부분은 2018년부터 지난해 1월까지 이어진 '고용 쇼크'에 따른 반사 이익에 기댄 측면도 있다. 지난해 1월 취업자 수는 전년동기대비 1만9000명 증가에 그쳤다. 하지만 지난해 2월엔 전년 대비 26만3000명 증가하면서 회복세를 보였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취업자 수 증가가 극도로 부진했던 2018년에 비해 2019년 월별 취업자 수 증가 폭은 2월 이후 껑충 뛰었기 때문에 앞으로는 기저효과가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악재를 딛고 고용 지표 개선세를 유지하려면 정책의 초점을 민간 일자리 활성화로 옮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허정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 주도의 일자리 정책이 일시적으로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서 시행되는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이어진다면 국가 전체의 성장 잠재력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민간 기업이 새로운 사업 개척을 통해 일자리를 늘릴 수 있도록 정부의 규제 혁신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