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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 예견? 마스크 낀 조여정, 봉준호 연출 美패션지 표지화보

중앙일보 2020.02.12 13:29
2월 발간된 미국 패션지 'W'의 '감독판(The Directors Issue)에 실린 '기생충'의 조여정 화보 일부를 '기생충' 북미 배급사 네온이 트위터에 공개했다. 이 화보는 지난달 봉준호 감독이 연출, '기생충' 포스터와 스틸을 찍은 이재혁 작가가 촬영했다. [네온 트위터 캡처]

2월 발간된 미국 패션지 'W'의 '감독판(The Directors Issue)에 실린 '기생충'의 조여정 화보 일부를 '기생충' 북미 배급사 네온이 트위터에 공개했다. 이 화보는 지난달 봉준호 감독이 연출, '기생충' 포스터와 스틸을 찍은 이재혁 작가가 촬영했다. [네온 트위터 캡처]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의 사진판 속편”을 선보였다. 이달 발간된 미국 패션지 'W‘ 감독 특집호(The Director's Issue) 표지 화보에서다. W의 의뢰로 ’기생충‘에서 부잣집 엄마 연교를 연기한 조여정이 표지 모델. ’기생충‘의 포스터‧스틸 작가 이재혁씨가 촬영했다.  
 

미국 패션지 'W' 감독 특별판 표지
화보 감독은 봉준호, 조여정 주연
'기생충' 포스터 작가 이재혁씨 촬영
"'기생충' 사진판 속편이다"

“콘셉트는 봉 감독이 직접 잡았어요. ‘기생충’ 콘셉트를 가져왔죠. 감독님 말이 뭔가 박사장(이선균)네 부잣집 공간의 이질적인 느낌들, (잡지사가) 헌팅도 그런 방향으로 했고요. LA 여러 집들 중 가장 박사장네 같은 곳을 고르셨죠.” 지난달 15일 본지와 만난 이재혁 작가 얘기다.  

 

신종 코로나 예견? 청소강박 조여정  

2월 발간된 미국 패션지 'W'의 '감독판(The Directors Issue)에 실린 '기생충' 조여정 표지. 이번 화보는 봉준호 감독 외에도 할리우드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 노아 바움백이 참여해 총 3종 표지로 진행됐다. [네온 트위터 캡처]

2월 발간된 미국 패션지 'W'의 '감독판(The Directors Issue)에 실린 '기생충' 조여정 표지. 이번 화보는 봉준호 감독 외에도 할리우드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 노아 바움백이 참여해 총 3종 표지로 진행됐다. [네온 트위터 캡처]

2월 발간된 미국 패션지 'W'의 '감독판(The Directors Issue)엔 봉준호 감독이 연출한 '기생충' 콘셉트 화보가 실렸다. 모델로 나선 조여정의 패션과 포즈가 독특하다. [W 홈페이지 캡처]

2월 발간된 미국 패션지 'W'의 '감독판(The Directors Issue)엔 봉준호 감독이 연출한 '기생충' 콘셉트 화보가 실렸다. 모델로 나선 조여정의 패션과 포즈가 독특하다. [W 홈페이지 캡처]

이번 'W'의 '감독판(The Directors Issue)에 실린 봉준호 감독 연출 화보에서 조여정은 '기생충' 속 부잣집 엄마 연교 같은 모습으로 강박적으로 집을 청소한다. [W 홈페이지 캡처]

이번 'W'의 '감독판(The Directors Issue)에 실린 봉준호 감독 연출 화보에서 조여정은 '기생충' 속 부잣집 엄마 연교 같은 모습으로 강박적으로 집을 청소한다. [W 홈페이지 캡처]

화보에서 조여정은 티없이 깨끗한 집을 강박적으로 청소한다. 촬영은 지난달 4일(현지 시간), ‘기생충’이 한국영화 최초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받기 하루 전날 진행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를 내다보기라도 한 걸까. 명품의상에 고무장갑, 마스크 낀 모습이 절묘하다.  

 
2월 발간된 미국 패션지 'W'의 '감독판(The Directors Issue)에 실린 조여정 화보. '기생충'의 연교가 키우던 반려견을 연상시키는 강아지를 비닐장갑을 낀 채 안고 있다. [네온 트위터 캡처]

2월 발간된 미국 패션지 'W'의 '감독판(The Directors Issue)에 실린 조여정 화보. '기생충'의 연교가 키우던 반려견을 연상시키는 강아지를 비닐장갑을 낀 채 안고 있다. [네온 트위터 캡처]

W에 따르면 봉 감독은 ‘기생충’의 젊고 순진한 엄마 연교를 주인공 삼아, “닿는 것(touch), 접촉(contact)란 아이디어에 집중”했다. 인터뷰에서 그는 “부잣집 엄마는 밝고 신선한 세상을 꿈꾼다. 그러나 실제로 그는 자신이 만든 유리상자에 갇혀 있다”면서 “그(연교)는 세상에 오염될지 모른다는 공포를 갖고 있다. 그의 집은 매우 깨끗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침입’받길 두려워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패션지 'W'의 봉준호 연출 화보 촬영 현장 뒷모습. '기생충' 제작자 곽신애(바른손이앤에이)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페이스북 캡처]

미국 패션지 'W'의 봉준호 연출 화보 촬영 현장 뒷모습. '기생충' 제작자 곽신애(바른손이앤에이)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페이스북 캡처]

미국 패션지 'W'의 봉준호 연출 화보 촬영 현장 뒷모습. '기생충' 제작자 곽신애(바른손이앤에이)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페이스북 캡처]

미국 패션지 'W'의 봉준호 연출 화보 촬영 현장 뒷모습. '기생충' 제작자 곽신애(바른손이앤에이)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페이스북 캡처]

“그는 어린 아들에게 집착하지만 안아주지 않는다. 그들 사이엔 육체적 친밀감이 없다. 그런 긴장과 두려움을 영화에서 보여주려 했고, 나아가 이 화보에서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화보도 파격 봉준호…'마더'에 영감 

'W'의 '감독판(The Directors Issue)에 실린 봉준호 감독 연출 화보. 모델인 조여정과 의상 모두 흐릿하게 처리했다. 의상을 보여주는 패션지 화보로선 파격적. [네온 트위터 캡처]

'W'의 '감독판(The Directors Issue)에 실린 봉준호 감독 연출 화보. 모델인 조여정과 의상 모두 흐릿하게 처리했다. 의상을 보여주는 패션지 화보로선 파격적. [네온 트위터 캡처]

이 화보엔 봉 감독 자신의 영화 ‘마더’(2009)가 영감이 됐다. 촬영 당일 그는 아이패드로 김혜자가 연기한 주인공이 두꺼운 유리 너머 아들(원빈)을 바라보는 클로즈업 장면을 보여줬다. “앞면에 작은 물방울이 눈에 띄나?” 그는 이 장면의 디테일을 설명하며 이번 화보에도 적용했다. 조여정이 푸른 물안개에 몸을 감춘 듯 화면 바깥을 바라보는 사진이다. 의상을 잘 드러내야 하는 패션지 화보에도 봉 감독은 파격을 일으켰다.  
 
봉준호 감독이 이번 W 화보에 영감이 됐다고 밝힌 그의 영화 '마더'에서 주연 김혜자의 장면이다. [사진 CJ엔터테인먼트]

봉준호 감독이 이번 W 화보에 영감이 됐다고 밝힌 그의 영화 '마더'에서 주연 김혜자의 장면이다. [사진 CJ엔터테인먼트]

이번 감독 특별판에는 ‘기생충’의 봉 감독 외에도 이번 시상식 시즌 경쟁작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쿠엔틴 타란티노, ‘결혼 이야기’의 노아 바움백까지 3명의 감독이 각기 참여해 총 3종 표지가 탄생했다.  
 

봉·타란티노·바움백…감독 3인 선정 기준? 

참여 감독은 아카데미 최종 후보가 발표되기도 전에 확정됐다. W는 편집자의 편지에서 “가능한 많은 영화를 봤다. 감독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았다”면서 결국 “경력의 절정을 맞고 있는 세계 최고 감독 세 명과 시간을 보냈다”고 전했다.  
봉준호 감독이 연출한 조여정 화보가 실린 이번 미국 패션지 W 감독판엔 아카데미 작품상을 겨뤘던 할리우드 감독 노아 바움백, 쿠엔틴 타란티노(왼쪽부터)가 연출한 화보도 실렸다. [W 홈페이지 캡처]

봉준호 감독이 연출한 조여정 화보가 실린 이번 미국 패션지 W 감독판엔 아카데미 작품상을 겨뤘던 할리우드 감독 노아 바움백, 쿠엔틴 타란티노(왼쪽부터)가 연출한 화보도 실렸다. [W 홈페이지 캡처]

  
촬영 일정은 급박했다. 이재혁 작가는 “제가 2일 도착해서 3일 촬영지를 헌팅하고 4일 촬영했다”며 “3일이 ‘기생충’ 북미 배급사 네온이 여는 파티가 있었다”고 돌이켰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온 그 파티였어요. 배우 로라 던이 서 있고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님 앉아있고. 저는 다음날 촬영 집합이 오전 7시라 먼저 나오고 감독님은 (손님들 맞느라) 새벽 2시까지 있었어요.”  
  

英저명 영화제 객원 편집자 참여도

패션지 표지 화보는 종일 진행하는 게 일반적. 그러나 “분 단위 인터뷰에 응하고 LA와 뉴욕 일정을 오가느라 하루에 잠도 몇 시간 못 자던”(이재혁 작가) 봉 감독은 오전 9시부터 11시 30분까지 딱 2시간 반 동안만 촬영 현장을 지킬 수 있었다. 전날까지 촬영 콘티를 마련 못 해 잡지사가 애태웠다는 후문. 그러나 당일 봉 감독의 현장 지휘는 물 흐르듯 했다.  
 
그의 패션지 화보 연출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생충’이 세계적 화제를 모은 뒤 봉 감독은 최근 영국영화협회 발간 잡지 ‘사이트 앤 사운드’ 2월호의 객원 편집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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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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