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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와 복잡 사이, MLB 포스트시즌 확장론 찬반

중앙일보 2020.02.12 11:32
롭 만프레드 MLB 커미셔너. [AP=연합뉴스]

롭 만프레드 MLB 커미셔너. [AP=연합뉴스]

'수익도 늘고 재밌어진다' vs '복잡하고 지루해진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가 포스트시즌 진출팀 확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뉴욕포스트는 11일 MLB 사무국이 2022년부터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팀을 10개에서 14개로 늘릴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현형 제도에선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에서 각각 5개 팀이 가을 야구를 할 수 있다. 지구 우승팀 3개, 와일드카드(승률이 높은 팀) 2개까지 다섯 팀이다. 그러나 와일드카드를 4위까지로 늘리자는 것이다.
 
경기방식도 바뀐다. 종전엔 와일드카드 단판 승부 승자가 리그 전체 최고 승률팀이 디비전시리즈(DS·5전3승제)에서 맞붙고, 나머지 지구 우승팀끼리 대결했다. 이후 챔피언십시리즈(CS·7전4승제)로 우승을 가렸다. 그러나 이젠 와일드카드가 3전2승제 시리즈로 바뀐다. 리그 승률 1위가 DS에 직행하고, 나머지 여섯 팀이 싸워 세 팀을 가리는 것이다. 대신 구장 이동 없이 승률이 높은 팀 홈구장에서 3연전을 치른다. 이후 DS, CS를 치르는 건 현행과 똑같다. 대신 그동안 동률일 경우 열렸던 정규시즌 163번째 경기가 사라지고 상대전적으로 순위를 가린다.
 
대진방식도 획기적이다. 와일드카드 대진을 상위팀이 직접 선택하는 것이다. 지명식을 열고, 지구 우승 팀 2팀이 승률순으로 자신의 상대를 고른다. 이 과정은 TV를 통해 중계돼 관심을 높인다. 리그 승률에 따른 어드밴티지가 예전보다 커지는 셈이다. 지구 우승을 확정짓더라도 정규시즌 막판까지 집중력이 올라가는 효과도 있다.
 
MLB는 제도 변경에 매우 보수적이다. 1980년까지는 정규시즌 외엔 월드시리즈가 유일한 플레이오프였다. 1981년이 되서야 지구제도를 도입했다. 이후 4개, 8개를 거쳐 2011년부터 현행 10개로 늘어났다. 그래도 여전히 북미지역 프로스포츠 중 플레이오프 진출팀이 가장 적다. 미국프로농구(NBA)는 30개팀 중 16개, 미국프로풋볼(NFL)은 32개 중 12개,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은 30개 중 16개 팀이 올라간다.
 
그런 MLB가 변화를 모색하는 이유는 '흥행'이다. 새로운 제도에선 포스트시즌 경기수(44~93경기)가 기존(34~57경기)보다 크게 늘어난다. 자연스럽게 수익도 대폭 증대된다. 2019년엔 포스트시즌 관중수익이 약 1000만달러(약 118억원)이었다. 새 방식으로 진행할 경우 1억 달러는 가볍게 넘을 수 있다. 이에 따른 중계권료도 당연히 늘어난다. 롭 만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2015년 부임한 이후 '재미'를 위한 변화를 주는 데 집중하고 있다. 스피드업을 위해 수비 시프트 사용을 제한하고, 투수교체 규정 변화(이닝 중간 교체시 세 타자 이상 상대) 등을 고려하고 있다. 야구가 지루하다는 평 때문이다.
 
미국 현지에선 찬반 양론이 뜨겁게 맞서고 있다. 반대론자들은 전통과 정규시즌 가치가 하락할 것을 우려한다. 너무 복잡하고 재미가 없을 것이라는 이유도 내세운다. 평소 소신발언을 하기로 유명한 미네소타 투수 트레버 바우어는 유튜브에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바우어는 "누가 생각했는지 모르겠지만 잘못된 제도다. 커미셔너에게 직접 말한다. 이것은 만프레드의 책임"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는 "야구에서 최고의 팀을 가리는 데 포스트시즌의 비중이 늘어나서는 안 된다. 정규시즌의 가치를 훼손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NFL처럼 32개로 팀 수를 늘린 뒤 지구 숫자를 개편하는 쪽이 더 낫다는 의견도 제시하고 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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