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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구 사람 아입니꺼" 대구는 지금 '봉준호'로 들썩

중앙일보 2020.02.12 10:47
대구 도심에 걸린 봉준호 감독 수상 축하 현수막. [연합뉴스]

대구 도심에 걸린 봉준호 감독 수상 축하 현수막. [연합뉴스]

"왜 몰라요?. 같은 대구 사람 아입니꺼. 자랑스럽지예." 
12일 오전 대구시청 앞에서 만난 한 60대 시민은 "봉준호 감독을 아느냐. 그가 대구에서 태어난 것도 아느냐"고 묻자, 엄지손가락을 척 들어 보이면서 "영화는 다 못 봤지만, 그에 대해선 다 들어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봉준호 감독 대구 남구가 고향
초교 3학년 때 서울로 전학가
시내에 축하 현숙막 내걸리고
예비후보들은 기념거리 공약도

 
대구가 영화감독 '봉준호'로 며칠째 들썩이고 있다. 봉 감독의 고향이 대구라는 라는 사실이 시민에게 알려지면서다. 12일 대구시와 지역 문화계 등에 따르면 1969년생인 봉 감독은 현재 미군 부대가 있는 대구시 남구 봉덕동에서 태어났다. 이후 봉덕동과 이웃한 남구 대명동 남도 초등학교에 다녔다. 그러다 초등학교 3학년 시절 가족을 따라 서울로 전학을 갔다고 한다. 
 
그의 부친은 대구에서 대학교수였다. 당시 효성여대였던 현재의 대구가톨릭대와 영남대학교 미대 교수를 지냈다. 대구시 관계자는 "봉 감독은 서울로 가서 영화감독이 된 후에도 대구를 찾아오면 지역 문화·영화계 인사들을 만나 어릴 때 남구에 있는 앞산에 올라가 놀았던 기억, 못 둑에서 썰매를 탔던 기억 같은 대구의 어린 시절 추억을 이야기한다고 하더라"고 했다. 
 
대구시도 봉 감독과 대구와의 인연 만들기에 나선 분위기다. 지난 11일 대구시청 간부회의 자리에서 권영진 시장은 "봉 감독이 '대구의 아들'이라는 점이 자랑스럽다. 봉 감독이 대구의 아들이라는 것을 시민에게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 인적 네트워크 등을 활용해 봉 감독과 연결고리를 가질 수 있는 방법을 다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대구시는 그가 태어난 남구 지역을 중심으로 어떤 기념사업을 할 수 있을지 검토 중이다. 봉 감독이 태어난 남구 지역 일부 주민들은 중구에 있는 가수 김광석 거리 같은 기념 거리 조성이나, 봉준호 감독 생가 조성, 기념관 짓기 같은 것을 고민해달라는 의견을 해당 지자체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지역 문화·영화계 인사들도 협회(대구예총·대구경북영화인협회)명의로 봉 감독의 아카데미 수상 축하 현수막을 시내 중심가인 중구에 내걸어 수상의 기쁨을 함께 나누는 중이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의 영예를 안은 '기생충' 봉준호 감독. [로이터=연합뉴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의 영예를 안은 '기생충' 봉준호 감독. [로이터=연합뉴스]

총선을 앞둔 예비후보들도 앞다퉈 '봉준호' 공약을 만들었다. 먼저 곽상도 대구 중·남구 의원은 "남구에 영화관 등 문화시설 확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중·남구에 출마한 자유한국당 배영식 예비후보는 "봉 감독의 위대한 공덕을 영구 기념하고 계승시켜야 한다"며 그를 주제로 한 영화 거리, 옛집 복원, 동상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장원용 중·남구 예비후보도 남구 대명동에 봉준호 기념관을 건립하고 공원을 조성하겠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은 달서구에 지어질 예정인 대구시 신청사 옆에 '봉준호 영화박물관' 건립을 공약으로, 자유한국당 도건우 예비후보(중구·남구)는 남구 앞산 일대에 '봉준호 명예의 전당 건립'을 공약으로 만들었다. 
 
봉 감독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으로 작품상 등 4개 부분의 상을 휩쓸었다. 한국영화 최초의 아카데미 상일뿐더러, 아카데미 92년 사상 비영어 영화의 작품상 수상은 처음이다. 그는 영화 ‘설국열차’ ‘옥자’ ‘살인의 추억’ ‘괴물’ ‘마더’ 감독으로 유명하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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