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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봉준호 오스카 낭보에…민주당 '엥떼르미땅' 총선 공약 추진

중앙일보 2020.02.12 07:58
9일(현지시간)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감독·각본·국제영화상 등 4관왕을 차지한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과 배우들이 미국 LA 더 런던 웨스트 할리우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파이팅을 외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강호, 이선균, 최우식, 장혜진, 봉준호 감독, 박소담, 박명훈, 조여정. [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감독·각본·국제영화상 등 4관왕을 차지한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과 배우들이 미국 LA 더 런던 웨스트 할리우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파이팅을 외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강호, 이선균, 최우식, 장혜진, 봉준호 감독, 박소담, 박명훈, 조여정. [연합뉴스]

 

“1995년 결혼해 2003년 ‘살인의 추억’ 개봉까지 굉장히 힘들었다. 대학 동기가 집에 쌀도 갖다 줄 정도였다.” (봉준호 감독, 지난해 6월 ‘MBC 스페셜’ 인터뷰)

 
더불어민주당이 생활고에 시달리는 예술인을 지원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한국형 엥떼르미땅(Intermittent·예술인 고용보험)’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고용안전망이 더 촘촘해야 한다”는 문 대통령 메시지와 맞물려서다. 민주당은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 달성을 기념해 국내 문화·예술계 지원책을 총선 7호 공약으로 12일 발표할 예정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11일 “정부 재원을 연 1000억원씩 투입해 한국형 엥떼르미땅을 기존 고용보험과 별도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예술가 약 2만명에게 1인당 월 100만원 가량을 지급하는 공약”이라는 설명이다. 단순 계산하면 대상자는 평균적으로 1년에 5개월씩 지원받을 수 있다.
 
한국형 엥떼르미땅은 문재인 정부가2017년 ‘국정운영 5개년 계획 100대 과제’로 제시한 정책 중 하나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청산, 표준계약서 의무화 등과 함께 대선 공약 단계부터 구상했는데, 일정한 소득이 없는 예술가나 비정규직 문화계 종사자 등에 실업급여를 줘 창작활동을 이어가도록 하는 제도다. 정부·여당은 2018년 11월 국회에 관련 법(고용보험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1년 3개월째 상임위(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왼쪽)과 윤관석 정책위 수석부의장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보행자 안전강화'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왼쪽)과 윤관석 정책위 수석부의장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보행자 안전강화'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총선 공약을 통해 법 개정 없는 ‘예술인 안전망’을 우선 구축하기로 했다. “정부 출범 2년이 넘도록 법안 통과가 안 되고 있어 국가 재정으로 긴급 지원을 추진하겠다”(민주당 핵심관계자)는 판단이다. 국회 입법이 이뤄질 때까지 별도 실업기금을 부처 산하 공공기관·재단에서 운영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지원자격 심사는 창작준비금, 생활안정자금 융자 등 정부의 기존 예술인 복지 사업에 맞춰 진행한다.
 
프랑스의 엥떼르미땅은 공연·영상분야에 종사하는 예술인과 기술지원 인력을 위한 특별 실업보험 체계다. 국내에서는 2012년 설립된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이 예술인 복지를 도맡고 있지만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정부가 3년에 한 번씩 발표하는 예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8년 전업 예술인 소득은 연간 1281만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에 100만원 꼴이다.
 
민주당은 예술인 고용보험 등 창작자 지원과 함께 ▶투자·제작 지원 ▶국민 문화향유권 확대를 위한 공약도 마련했다. 소자본 투자를 장려하기 위한 세제 혜택, 한류 상설공연장 설치, 컨텐츠 R&D(연구·개발) 예산 증액 등 세부 내용을 12일 오전에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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