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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 금지당할라, 일본 외무성 “감염 통계서 크루즈 빼라”

중앙일보 2020.02.12 00:04 종합 3면 지면보기
“이러다간 중국과 마찬가지로 일본에 대해서도 입국제한 조처를 하는 나라가 나타날지 모른다.”
 

크루즈 포함 땐 163명 세계 2위
경제 타격 우려 WHO·언론 설득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11일 보도한 일본 외무성 간부의 말이다. 11일 현재 135명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와 관련, ‘크루즈선에서 감염된 사람들은 일본 감염자 수에 합산해선 안 된다’는 취지에서 나온 발언이라고 한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현재 “크루즈선은 일본에 상륙하기 전 단계에서의 감염이기 때문에 일본의 감염자 수에 포함해선 안 된다”고 각 언론사를 설득 중이라고 한다. 크루즈선의 감염자 135명에다 다른 경로로 감염이 확인된 국내분 28명을 합하면 국가별 감염자는 일본이 163명으로 중국 다음으로 많다. 마이니치는 “(중국에서) 일본으로 감염이 확대되고 있다는 이미지가 전 세계에 각인될 경우 관광이나 경제 분야에 큰 타격을 입을지 모른다고 일본 정부가 경계하고 있다”고 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6일부터 크루즈선 내 감염자는 ‘기타’라는 별도 카테고리에 포함해 일본 국내 감염자와 분리해 발표하고 있다. 마이니치에 따르면 이 역시 일본 정부가 WHO에 먼저 제안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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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본 언론의 대응은 다르다. 크루즈선 감염자의 숫자를 따로 보도하고 있지만 대개는 다른 감염자들과 합산한 총감염자 수 위주로 보도하고 있다. 일본 정부에선 “크루즈선은 일본의 항구에 가끔 기항할 뿐인데, 일본의 감염자 수와 합친다면 (자신의 나라에) 크루즈선을 받아들일 나라는 없을 것이다”는 불만도 터져나온다.
 
마이니치는 그러나 “일본 국내 감염자 수에는 우한에서 전세기를 타고 귀국한 이들도 포함돼 있는데, 그들도 사실은 일본 상륙 전에 감염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크루즈선만 일본 상륙 전 감염으로 간주하는) 일본 정부 주장에는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고 했다.
 
세계 관광업계는 울상을 짓고 있다. 가디언은 지난해 350만 명에 달하는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한 이탈리아는 신종 코로나 사태 이후 중국인 관광객들의 대규모 이탈 및 예약 취소 사태를 맞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전했다. 아시아에서는 관광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차지하는 태국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해 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1100만 명 수준이었으나 신종 코로나 사태로 올해는 200만 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주 방콕에서는 중국어 가이드 3000여 명이 무더기로 업무를 중단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김다영 기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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