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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망자 1000명 돌파…우한 초유의 아파트 봉쇄

중앙일보 2020.02.12 00:04 종합 3면 지면보기
중국 우한의 한 주택가에서 지역 보건센터 직원이 10일(현지시간) 마을 방문객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중국 우한의 한 주택가에서 지역 보건센터 직원이 10일(현지시간) 마을 방문객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진앙지인 후베이(湖北)성의 우한(武漢) 당국이 11일 모든 주택단지를 폐쇄해 관리한다는 초유의 금족령을 내렸다. 우한시 신종 코로나 예방통제 지휘부는 이날 새벽 1100만 명의 시민 바깥 출입을 차단하는 이 같은 극약 처방을 전격 발표했다. 시 당국은 시내 모든 주택단지에 대해 폐쇄식 관리를 시행한다고 알렸다. 또 확진 환자와 의심 환자가 거주하는 아파트 동에 대해서는 엄격한 폐쇄 관리를 한다고 말했다. 발열 증상 등을 보이는 환자는 반드시 거주 지역 지정 병원에 가야 하며, 다른 지역 병원으로 갈 수 없다고 금지했다. 시 당국은 이에 따르지 않는 시민은 공안에서 강제조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11일 현재 우한시의 누적 확진 환자는 1만8454명, 사망자는 748명에 달한다.
 

“환자 거주지 지정병원에만 가야”
질병 무관한 공안부장 등 대응 지휘
우한 주민 “멍청한 관리들 바꿔야”
시진핑, 한 달 만에 처음 현장 방문

우한시가 집 밖 출입금지령을 내린 가운데 중국에선 신종 코로나 사망자가 1000명을 넘어섰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11일 발표에서 10일 하루 역대 1일 최다인 108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전날 사망자(97명)보다 11명 더 많다. 이어 11일 오후에 추가 사망자가 나오면서 중국 내 총사망자는 1017명으로 늘었다. 지난달 11일 첫 희생자가 나온 이래 한 달 만에 사망자가 네 자릿수를 기록하게 됐다.
 
이날 베이징 차오양구 질병통제예방센터를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시 주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현장을 찾은 것은 감염증 확산 이후 처음이다. [신화=연합뉴스]

이날 베이징 차오양구 질병통제예방센터를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시 주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현장을 찾은 것은 감염증 확산 이후 처음이다. [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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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사태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0일 마스크를 낀 채 베이징 내 신종 코로나 환자를 치료하는 병원을 찾고 마을 주민센터를 방문하는 등 처음으로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동안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당 중앙 차원의 신종 코로나 대응 소조 조장으로 앉히고 자신은 뒷전에 물러나 있다가 전면에 나선 것이다. 시 주석이 직접 구성한 신종 코로나 대응 소조는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는다. 조장으로 리커창 총리를 앞세운 뒤 부조장엔 이데올로기 담당의 왕후닝(王滬寧) 정치국 상무위원을 임명했다. 7명의 조원에 당 선전부장과 공안부장, 외교부장 등 전염병과의 싸움과는 무관한 이들이 이름을 올렸다. 새로운 역병을 맞아 과학적 대처보다는 당성과 애국주의로 바이러스를 때려잡자는 식이다. 문제는 그로 인한 피해가 중국 인민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언론엔 애국주의로 무장한 지원자들이 우한으로 달려가는 상황만 보도되고 있다. 중화권 인터넷 매체 둬웨이(多維)는 “멍청한 관리부터 제거하지 않으면 전염병을 막을 수 없다”는 우한 주민의 글을 소개했다.
 
일각에선 마오쩌둥(毛澤東)을 롤 모델로 삼는 시 주석이 부패 척결 명분으로 기술관료를 대거 밀어내고 자신에게 충성하는 이들로 채우면서 일선 관료들의 현장 대응력 부족이 이번에 일거에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인자에 대한 충성만 강조하는 왕조시대 같은 통치 스타일이 신종 코로나 대응에서 참사를 낳았다는 비판이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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