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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이 걸렸다…호남계 3당 “17일까지 조건 없는 통합”

중앙일보 2020.02.12 00:04 종합 12면 지면보기
“물과 빵만 넣어주고 결판이 날 때까지 문을 걸어 잠가 달라. 최선을 다해 협상에 임하고 바람직한 결론을 도출하겠다.”
 

바른미래·대안신당·평화당 통추위
“물·빵만 주고 문 잠가라” 이견 조율
통합 땐 28석 원내 3당 발돋움
“청년·소상공인 +α 포섭할 것”

유성엽 대안신당 통합추진위원장은 11일 오전 통합추진위원회 1차 회의에서 ‘결판(決判)’을 언급했다. 이날 회의를 통해 ‘제3지대 통합’ 과정에서 드러난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 등 3당의 이견을 모두 조율하겠다는 얘기다.
 
이들 3개 정당은 모두 옛 국민의당 계열로 호남 지역을 기반으로 한다. 지난해 말부터 물밑 통합 논의를 벌여왔으나 성과를 내지 못했다. 선거가 2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마음이 급해지자 통합추진위를 구성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박주선 바른미래당 통합추진위원장은 “오늘 3당이 아무런 조건 없이 옥동자를 만들어내는 통합 선언 발표가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 그로부터 6시간 30여분만에 ‘옥동자’가 나오긴 했다. 박 위원장은 “17일까지 기득권 포기를 포함한 조건없는 통합 하기로 했다”며 “3당 통합이 실현된 이후 제정치 세력과 2차 통합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 위원장은 ‘기득권 포기’의 의미에 대해선 “공천권이나 공천 지분을 주장하지 않는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도 “3당 통합만으론 아무런 위력 발휘할 수 없다. 청년과 여성, 소상공인 등 외부 인사 및 단체를 포섭할 수 있어야 ‘플러스 알파’가 생긴다”고 말했다. 외연 확대 작업이 뒤따를 것이란 예고다.
 
호남계 통합 정당이 출범하더라도 정치적 파급력 자체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강하다. 강한 지역구 연고를 가진, 개성이 강한 중진들의 느슨한 연대 성격이어서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이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통합을 통해) 무엇을 지향하는 건지도 잘 모르겠고, 무엇 때문에 통합하는지도 모르겠다”며 “갈려 나올 때는 무엇 때문인지, 이제 다시 또 통합한다는 게 잘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꼬집은 이유다. 김 전 위원장은 통합 정당이 만들어질 경우 외부 인사로 합류할 가능성에 대해선 “지금 또다시 그런 정치판에 뛰어들어서 누구를 돕거나 그런다고 하는 생각을 할 여유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런데도 이들이 통합을 결의한 배경 중 하나로 ‘규모의 경제학’을 꼽는 이들이 적지 않다. 3당 통합이 이뤄질 경우 총 28석(바른미래당 17석, 대안신당 7석, 민주평화당 4석)으로 원내 3당이 되기 때문이다. 바른미래당 안철수계 의원 7명(권은희·김삼화·김수민·김중로·신용현·이동섭·이태규 의원)이 탈당하더라도 21석이다. 현행 국조보조금 규정에 따르면 지급액의 절반은 원내교섭단체들 간 균등배분한다. 예를 들어 100억원의 보조금이 있다면 이중 50억원에 대해선 129석의 더불어민주당이든 21석의 호남계 통합 정당이든 3분의 1인 16억 6700만원씩을 받는다는 얘기다. 나머지 50억원에 대해서만 의석수·득표율 등을 적용한다.
 
4·15 총선을 앞두고 14일엔 경상보조금 110억원, 3월 30일엔 선거보조금 440억원이 지급된다. 호남계 통합 정당이 17일까지 만들어진다면 적어도 선거보조금 100억원 가량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만일 14일까지였다면 20억원 가량 더 확보할 수 있었다. 정동영 대표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경상보조금을 타내기 위한 통합 아니냐는 의심을 사면서까지 통합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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