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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보다 훨씬 무서워요” 기후위기 경고 나선 시민들

중앙일보 2020.02.12 00:03 종합 16면 지면보기
‘기후위기 전북 비상행동’ 회원들이 지난 7일 전주시 전북대 옛 정문 앞에서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고 위기 해결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김준희 기자

‘기후위기 전북 비상행동’ 회원들이 지난 7일 전주시 전북대 옛 정문 앞에서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고 위기 해결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김준희 기자

지난 7일 낮 12시쯤 전북 전주시 금암동 전북대학교 옛 정문 앞. 마스크를 쓴 남녀 4명이 ‘신종 코로나보다 허벌나게(굉장히) 무서운 기후 위기’ ‘나 곧 멸종위기종’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든 채 서 있었다. 기후 위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결성된 ‘기후위기 전북 비상행동’ 소속 회원들의 피켓 시위 현장이었다.
 

전북 비상행동, 전북대서 피켓 시위
“지구 1.5도 오르면 생명 살기 힘들어”
과학자 경고 담은 카드뉴스 전시
손팻말 준비해 시민들 동참 호소

기후위기 비상행동은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기후정상회의에 앞서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고 각국 정부와 기업들에게 기후 위기 해결에 앞장설 것을 촉구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다. 기후위기 전북 비상행동은 전북 지역 50여 개 시민사회단체 활동가와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피켓 시위는 이날 오전 11시40분부터 오후 1시10분까지 이어졌다. 이날 전북대 주변은 최근 전 세계를 휩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여파로 한산했다. 지나가던 대학생과 시민들은 손팻말을 든 회원들을 사이비 종교인인 줄 알고 피하려다가 ‘사이비 종교 아닙니다’라고 적힌 문구를 보고 일부는 멈춰 서서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회원들은 이날 “기후 위기는 나와 상관없는 먼 미래, 먼 나라 북극곰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 “이미 지구 평균 기온이 1도 상승한 것만으로도 폭염과 폭우, 가뭄, 자연 발화 등의 재해가 발생해 말 못하는 수많은 동·식물들이 죽어가고 있고, 폭염에도 바깥에서 일해야 하는 수많은 노동자와 농민들이 죽어가고 있다”며 “기후 위기는 가장 약하고 가난한 생명부터 희생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회원들은 커다란 패널로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는 카드 뉴스도 만들어 전시했다. “80만년 동안 300ppm 이하를 유지하던 지구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인간의 산업 활동으로 100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100ppm 이상 증가했다. 지난 1만년 동안 지구 평균 기온은 4~5도 상승했지만, 산업화로 인해 100년 만에 1도가 상승했다. 지금처럼 살면서 이산화탄소를 계속 배출하면 몇십년 후 지구 생명은 멸종 위기를 맞는다”는 과학자들의 경고를 담았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지구의 평균 온도가 1.5도 넘게 오르게 되면 지구는 더는 생명이 살기 힘든 기후가 된다. 이를 근거로 “지구의 온도 상승 폭을 1.5도로 제한하려면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10년 대비 45%로 줄여야 하고, 2050년엔 순배출량이 0에 도달해야 한다”는 게 회원들의 주장이다.
 
회원들은 시민 누구나 피켓 시위에 동참할 수 있게 손팻말 10여 개를 준비했다. 피켓에는 ‘기후야 그만 변해. 우리가 변할게’ ‘기후 재앙을 막을 시간 10년! 탄소 지금 줄이지 않으면 우리 모두 멸종 위기!’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날 피켓 시위에 참여한 김지은 전북녹색연합 사무국장은 “신종 코로나보다 기후 위기가 훨씬 심각하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시위에 나섰다”며 “더 늦기 전에 국가·지자체·기업에 이산화탄소 배출 제로(0)를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사무국장은 “덜 만들고, 덜 쓰고, 덜 버리는 삶, 더 존재하는 삶으로 바꿔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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