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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김정은과 다른 시간표 "대선전 3차 정상회담 안한다"

중앙일보 2020.02.11 10:10
지난해 6월 30일 판문점에서 만났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AP=연합뉴스]

지난해 6월 30일 판문점에서 만났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3일 "대선 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싶지 않다"고 CNN 방송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10월 스웨덴 스톡홀름 실무협상이 결렬된 이후 지난해 말 최고위 외교정책 참모들에게 좌절감을 표출하며 이같이 말했다는 것이다. 대선에서 재선 승리가 당면 목표인 트럼프와 미국의 제재 완화 양보부터 받겠다는 김 위원장 시간표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CNN "대선 前 김정은 안 만나…대북 협상 죽었다"
소식통 "'실무협상 없는 정상회담 NO'에 공감대"
고스 "대선엔 북핵이 악재, 김정은 반응 주목해야,
신종코로나로 시간 벌었지만 수주 내 도발 가능"

백악관은 이날 CNN 보도에 대한 확인을 포함한 논평을 일절 거부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를 포함해 공개 발언에서 북한이 실종된 지 한 달이 넘었다. 지난달 8일 김정은 위원장에게 생일 축하 친서로 협상 복귀를 촉구한 데 북한이 즉각 거부한 뒤론 대선 유세에서도 북한에 관한 언급 자체를 피하고 있다. 심지어 지난 4일 78분간 상·하원 합동 국정연설에서도 이례적으로 북한은 패싱했다.
 
고위 외교 소식통은 중앙일보에 "지난 2월 말 베트남 하노이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결렬된 것은 북한뿐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에도 충격이었다"며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을 포함해 행정부 전반이 실무협상에서 사전 조율 없는 또 다른 정상회담을 할 수는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그래서 "지금은 대선에서 표가 될지만을 따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성과없는 정상회담을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건 놀랄 일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 재개나 핵 실험 준비같이 자신의 '레드 라인'을 넘으려는 행동을 보이면 트럼프 대통령 성격상 가만두고 보지는 않을 것"이라며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직접 해결사로 나서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무협상 정체 국면에선 굳이 미국이 먼저 돌파구를 만들려고 애쓰지 않는 '인내의 외교' 기조를 유지하겠지만 김 위원장 도발에 따라선 움직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CNN은 한 관리는 "행정부의 대북 협상 노력은 죽었다"라고 직설적으로 표현했다고도 전했다. 미 국무부의 북한 방문 특별 허가증 발급도 완전히 중단됐다고도 했다. 미국 내 대북 지원단체의 인도적 목적의 방문도 허용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켄 고스해군분석센터 적성국 분석국장은 "대선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시간표에 북한이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북핵은 국내 유권자가 관심을 갖는 주요 이슈가 아닐 뿐 아니라 오히려 외교정책 실패 사례로 거론돼 트럼프 대통령의 캠페인에 상처를 입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스 국장은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김 위원장의 시간표"라며 "김 위원장으로선 미국이 제재 완화를 제공하지 않는 한 협상에 복귀할 생각이 전혀 없지만, ICBM과 핵 실험을 통해 그동안 트럼프의 재선을 방해하고, 그동안 쌓은 개인적 친분 관계를 송두리째 날려 버리고 싶어하지도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장 김 위원장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작업 때문에 시간을 벌기는 했지만 수주일 안에 단거리나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말했다.
 
북·미 양측 모두의 냉랭한 분위기에 한국 만 급해졌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지난달 8일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난 데 이어 김현종 안보실 2차장(5~7일), 최종건 평화기획비서관(1~3일)이 워싱턴을 방문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강력한 의지를 보인 개별관광을 포함한 남북협력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소식통은 "10일 서울 한·미 워킹그룹 회의는 개별관광의 유엔 제재 면제 여부 등 기술적 측면을 따지는 딱딱한 회의지만 별도로 청와대 차원에서 백악관을 정무적으로 설득하려는 차원이었다"고 전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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