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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때문에 길어진 방학,실력 향상의 기회로

중앙일보 2020.02.11 09:59

EBS 다큐〈공부 못하는 아이〉, 사춘기 자녀와 소통 도구로

‘코로나 집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을 우려해 자녀들과 집 안에만 머무르는 부모들 사이에서 생겨난 말이다. 새 학년 새 학기를 앞두고 갑자기 반강제적으로 많은 학생이 집 안에만 머물러야 하는 시간이 늘어난 셈이다.  
 

학교·학원·도서관 휴업으로 ‘반강제 격리’
새 학기 대비 예·복습과 고전읽기도 유용

실제 지난 6일까지 개학을 연기하거나 휴업한 유치원과 초중고교는 592곳에 달한다. 교육부는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된 경우 수업일수 감축을 허용한다고 7일 밝혔다. 일시적으로 휴업한 학원도 상당수다. 방역 소독하기 위해 임시 휴관하는 도서관도 늘고 있다.  
 
교육전문가들은 이처럼 갑자기 늘어난 여유시간을 새 학년 학습 준비와 독서 실력 기르기 등으로 활용할 것을 권했다.
 
〈공부를 공부하다〉저자 박재원 소장(사람과 교육연구소)은 중학생 자녀를 둔 가정이라면 EBS의 5부작 교육 다큐멘터리 〈공부 못하는 아이〉를 부모와 함께 시청하고 이야기를 나눠 볼 것을 추천했다.
 
박 소장은 “중학생에겐 초등학생 때처럼 부모의 일방적인 훈계나 강압적인 교육 지도는 통하지 않는다”며 “공부와 관련된 다큐방송에는 아이와 부모가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많이 나와 각자 마음에 두고 있는 걱정이나 고민을 나누는데 좋은 도구가 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자주 소통하는 기회를 만드는 게 제일 중요하고, ‘엄마 말을 들으니까 도움이 되네’라는 경험을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고 덧붙였다.
 

지난 교과서로 복습, 새 교과서로 예습…. 교과서 활용법

새 학년을 준비하는 학습방법으로는 교과서를 활용한 전년도 복습과 새 학기 예습을 권했다. 그는 “초등학교 선생님과 인터뷰를 해 보면 선행학습이 필요할 정도로 자기 실력을 충분히 만든 친구들은 1%가 안 된다고 한다”며 복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복습은 지난해 주요 교과목 교과서를 활용한다. 교과서에서 개념을 설명하는 부분들을 수정액이나 색 테이프를 붙여 지운다. 그리고 그 내용을 떠올려 기억해 본다.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면 충분히 실력이 쌓이지 않은 것이다.
 
개념을 확실하게 보충했다면, 개념을 응용하는 문제풀이 실력을 점검한다. 교과서의 문제들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면서 난이도에 따라 분류를 한다. “쉬운 문제는 동그라미, 당장은 감을 못 잡겠지만, 시간 들이면 풀 수 있는 문제는 세모로 체크하면 됩니다. 못 풀 것 같은 문제는 엑스죠.” 간단한 작업이지만 자신의 취약 부분을 확인할 수 있어 같은 유형의 문제를 문제집이나 인강 등을 활용해 보충 학습하면 기초가 탄탄해진다.
 
새 학기를 준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새 교과서를 읽어보는 것이지만 교과서 읽기를 싫어하는 학생들이 많다. “책을 읽을 때 이해가 잘 돼야 만족감이 생기는데, 새로운 내용을 담은 새 교과서는 당연히 이해가 잘 안 됩니다. 이때 순식간에 뇌의 하위회로가 활성화돼더는 읽고 싶지 않게 되는 거죠.”(박 소장)  
 
교과서를 읽을 때 거부반응 없이 관심과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서는 단계적인 요령이 필요하다. 박 소장은 ‘교과서 7회 독’법을 권했다. 교과서의 한 단원을 읽을 때 처음엔 이해가 되는 내용만 골라서 읽고, 이후부터 모르는 내용을 한 가지씩만 체크하고 살펴보면서 회독 수를 늘려가는 것이다.  
 
조금씩 읽기의 범위를 넓혀가기 때문에 ‘모르겠다’는 식의 부정적인 감정이 최소화되고, 반복해서 같은 단원을 읽어가는 과정에서 전체적인 내용이 파악되며 핵심을 이해하게 된다.
 

‘논어’ 고전 읽기로슬로 리딩과 하브루타 동시에

한 권의 책을 다양한 방식으로 깊이 있게 반복해 읽는 슬로리딩은 여러 독서법 중에서도 충분한 여유시간이 주어질 때 시도할 수 있는 방법이다. 몇 년 전부터 교육 현장에서 슬로리딩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고전 읽기’는 온 가족이 함께 읽을 때 효과가 극대화된다.  
 
〈초등고전 읽기혁명〉 저자 송재환 교사(서울 동산초)는 “부모가 읽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읽는다’고 생각해야 한다”며 “가족 수대로 모두 같은 고전을 한 권씩 준비해서 매일 10분이라도 함께 읽으면 된다”고 방법을 전했다. 묵독이든 음독이든 방법은 자유롭다.  
 
고전은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게 개작된 것이 아닌 원전을 고르는 것이 원칙이다. 송 교사는 초등학생을 둔 가족이 도전해 볼 만한 고전으로 사자소학(저학년)과 명심보감(중 학년), 논어(고학년)를 추천했다.
 
고전은 한 번 읽고 이해가 잘 가지 않는 구절도 많기에 한 번에 적은 양을 읽고 충분히 그 내용에 대해 가족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가슴에 새기는 것이 중요하다. 읽은 구절 중에서 각자 와 닿은 구절에 관해 이야기하고, 서로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으면 자연스럽게 유대인의 하브루타 교육법이 된다.
 
송 교사는 “명심보감 한 구절을 읽고, ‘하늘이 말하는 착한 일이란 어떤 것일까?’ ‘하늘이 내리는 복이란 어떤 것일까?’ 식으로 꼬리를 물고 생각을 이어가다 보면 저절로 긴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생각이 깊어진다”며 “내가 실천할 점과 내 삶에 적용할 점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이지은 객원기자는 중앙일보 교육섹션 '열려라 공부' 'NIE연구소' 등에서 교육 전문 기자로 11년간 일했다. 2017년에는 『지금 시작하는 엄마표 미래교육』이라는 책을 출간했으며 지금은 교육전문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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