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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대로 해도 법정 선다면 혁신 없을 것" 논란의 타다 재판 19일 선고

중앙일보 2020.02.10 19:10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웅 쏘카 대표(오른쪽)와 타다 운영사 VCNC의 박재욱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공판에 출석하며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웅 쏘카 대표(오른쪽)와 타다 운영사 VCNC의 박재욱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공판에 출석하며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에 정해진 대로 사업 해도 법정에 서야 한다면, 아무도 혁신을 꿈꾸거나 시도하지 않을 겁니다”
 
10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417호 법정에 선 이재웅 쏘카 대표는 결심 공판 최후 진술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대표는 “법대로 사업을 했다”고 주장했지만 그를 기소한 검찰의 입장은 달랐다. 검찰은 마지막 의견으로 “타다는 불법 콜택시이고, 타다로 인해 타다 승객은 승객으로 보호받지 못하고 운전자는 근로자로 보호받지 못하는 부당한 결과를 낳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 대표와 박재욱 VCNC대표에게 각 징역 1년을, 쏘카와 VCNC에 각 벌금 2000만원을 구형했다.
 

재판장 "택시와의 문제 예상 못 했나"

타다와 택시 [연합뉴스]

타다와 택시 [연합뉴스]

 형사18단독 박상구 부장판사는 본격적인 양측 최후 주장 전 재판부가 묻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며 재판을 시작했다. 박 부장판사는 타다 측에 ▶서비스 기획은 언제부터 했는지 ▶사업리스크 분석이나 영업 대상에 대한 기획 회의 자료가 있는지 ▶타다 서비스를 출시하며 이슈 검토 등이 어느 정도 돼서 사업에 뛰어든 건지 등을 물었다.
 
박 부장판사는 "제주도처럼 단체 관광지의 특색이 있는 곳이 아니라 서울 도심에 11인승 차를 내놨을 때의 승객을 어떻게 예상한 건가, 결국 승객이 4인 이하가 되면 택시와의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어 "타다의 수요가 택시 이용 승객 수를 초과하는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사실 이렇게까지 문제가 불거졌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심지어 혼자 타는 승객도 상당하다는 건데, 출시하면서 이런 부분에 대해 전혀 예상하지 못했냐"고 말했다. 
 
재판장의 질문이 이어지자 이 대표는 피고인석 뒷줄에 앉아있다가 손을 들어 발언권을 얻었다. 이 대표는 "택시 시장을 목표로 한 것이 아니었다"며 "차별화를 위해 가격도 택시보다 20% 이상 높게 잡았고 승객을 2명 태울지 10명을 태울지가 목적이 아닌 차를 빌린 사람에게 차에 대한 지배권을 준다는 뜻으로 기사 알선만 했다는 게 초지일관 저희의 생각"이라고 답했다.
 
재판장은 “이용객이 택시와 크게 다르지 않아 문제가 불거진 거로 보여서 승객 수에 중점을 두고 물은 것으로 예단 갖거나 오해 없으시길 바란다”고 정리했다. 
 

가족과 타다 이용, 검찰-변호인의 상반된 시각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택시단체 관계자들이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박민제 기자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택시단체 관계자들이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박민제 기자

검찰 측은 기존과 같이 타다가 불법 콜택시라는 점을 강조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검찰과 타다 측은 모두 일가족이 타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상황을 가정해 변론에 활용했다. 검찰은 가족과 함께 타다를 이용했을 때 사고가 난 경우를, 변호인은 가족과 편안하게 서비스를 이용하는 상황을 상정한 점이 달랐을 뿐이다. 
 
검찰은 타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승객이 "택시 승객처럼 보호받을 수 없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설명했다. 타다 이용자는 렌터카를 부른 주체이기 때문에 손해배상책임의 주체가 되고, 보험계약에서도 무한으로 배상을 받을 수 있는 택시 승객과 다르다는 설명이다. 
 
특히 검찰은 "타다가 가입한 특별약관을 고려하더라도, 타다 이용자가 배우자와 아버지, 자녀 한 명과 같이 차를 타고 가다 사고가 나 심각한 부상이나 사망이 발생했다면 부상에 5000만원, 사망에 2억원 배상 한도가 있다"며 "이런 점을 승객들에게 제대로 설명했냐"고 물었다.
 
타다 대치동 학원 라이딩 [중앙포토]

타다 대치동 학원 라이딩 [중앙포토]

 반면 잠시 뒤 이어진 타다 측 변론에서는 온 가족이 타다 서비스를 활용해 증진될 수 있는 편익에 관해 설명했다. 변호인은 "비 내리는 금요일 퇴근 시간 무렵, 학원을 마친 자녀를 도중에 태워 빵 가게에 들러 케이크를 사고, 회사에서 남편을 태워 시댁의 생일파티에 가는 것"이란 문구로 타다 서비스를 설명했다. 불법 콜택시가 아니라 차량 임대 및 기사 알선 계약을 통해 "내 차처럼 이용하는 타다"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변호인은 "타다 서비스가 처벌 된다면 결국 기술 발전을 거슬러 다른 나라에서 자동차 플랫폼에 투자하는 동안 우리는 뒤처지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무죄 선고를 주장했다.
 

19일 타다 1심 결론 낸다

양측의 설명을 들은 재판장은 이 대표에게 마지막 질문을 했다. 박 부장판사는 "자동차 공유 등 이슈가 계속 있던 상황에 렌터카를 이용한 기사 호출 시장에 뛰어든 것이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해 시작한 건가"라고 물었다. 이 대표는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 보다 공유하는 것으로 바꿀 계기라고 생각했다"며 "다른 나라의 모빌리티 서비스도 기사 알선하는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데, 우리가 하지 않아도 향후 열릴 시장이었고, 법령을 준수해 해왔다"고 답했다. 박 부장판사는 이달 19일을 1심 선고 기일로 잡았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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