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구글 재팬', '태극기부대 종교' 지운 네이버…삭제한 실검만 4000개?

중앙일보 2020.02.10 17:14
구글 재팬. 태극기부대 종교. 방○○○○ 빙의글. 양○○ 회장 학력.
 
2018년 하반기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가 삭제한 실시간 검색어다. 지난 5일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가 공개한 '제6차 네이버 노출제외 검색어에 대한 검증보고서'에 따르면 네이버가 2018년 하반기 삭제한 실검은 총 4013개다.
 
검색어 검증은 네이버가 ▶명예훼손 ▶불법 등의 이유로 삭제한 실검·자동완성 검색어·연관검색어에 대해 KISO검증위원회가 삭제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절차다. 1~2년의 시차를 두고 매 분기 보고서가 나온다.
 
네이버 [사진 네이버]

네이버 [사진 네이버]

 

삭제 검색어 758개→3255개, 왜? 

2018년 7월 1일부터 10월 10일까지 삭제된 실검은 758개였다. 하지만 연령대별로 실검을 개편한 10일 이후 삭제된 실검은 무려 3255개였다. 네이버는 "개편 전 30위 내외만 검토했으나, 개편 후엔 연령대별로 50위 내외씩 검토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검토 대상의 모수 자체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네이버가 2018년 7월부터 10월 10일까지 삭제한 실시간 검색어 [사진 KISO검증보고서]

네이버가 2018년 7월부터 10월 10일까지 삭제한 실시간 검색어 [사진 KISO검증보고서]

 
또 KISO는 "이번 검증 기간엔 5차 보고서 때의 '미투 이슈', 3차 보고서 때의 '탄핵 이슈'와 같은 정치·사회적 이슈가 없었다"며 "삭제된 검색어에서 조작이나 왜곡을 의심할만한 사정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결론지었다.
 
네이버는 검색어 조작 논란이 벌어진 2012년부터 KISO에 외부 검증을 맡기고 있다. 검증위원회에는 김기중 동서양재 변호사, 이재신 중앙대 교수, 윤여진 언론인권센터 이사 등 6명이 포함됐다.
 
네이버가 2018년 10월 10일부터 하반기에 삭제한 실시간 검색어. 개편 영향으로 그 수가 급증했다. [사진 KISO검증보고서]

네이버가 2018년 10월 10일부터 하반기에 삭제한 실시간 검색어. 개편 영향으로 그 수가 급증했다. [사진 KISO검증보고서]

 

①의문스러운 삭제

KISO의 보고서는 "제외(삭제)에 의문이 있다"며 몇몇 검색어를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KISO는 네이버가 실검에서 [양○○ 회장 학력]을 지운 것에 대해, 웹하드업체 소유주로 추정되는 "[양◯◯ 회장 학력]은 유명인 본인에 관한 검색어이므로 언론 공개 여부와 관계없이 제외에 의문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KISO는 [양◯◯ 부인], [양◯◯ 가족], [이◯◯ 부인 김◯◯ 학력] 등의 검색어는 유명인 주변의 일반인인 점을 감안해 네이버가 노출에서 제외한 조치가 타당하다고 봤다.   
 

②부적절한 삭제 이유

지난해 12월 범국민투쟁본부와 보수 성향 기독교인들이 전광훈 목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된 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집회를 열고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12월 범국민투쟁본부와 보수 성향 기독교인들이 전광훈 목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된 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집회를 열고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고 있다. [뉴시스]

 
삭제된 검색어에는 [태극기부대 종교]도 있었다. 네이버는 "당시 판도라TV에서 특정 정치인을 언급했는데 종교가 특정되지 않아 추측성 키워드로 보고 삭제했다"고 밝혔다. KISO는 "단순히 단어와 '종교'가 결합된 검색어를 명예훼손으로 볼 수 없다. 삭제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명예훼손성 검색어로 삭제된 [방○○○○ 빙의글]에 대해서도 "해당 이유를 적용하기 적절치 않다"고 봤다. 이에 네이버는 "특정 아이돌그룹 멤버 실명이 나오는 수위 높은 글이 노출되므로 개인정보 침해 및 명예훼손으로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③우리도 모르겠다

한편 KISO가 삭제가 타당한지 결론 못 낸 연관검색어도 있다. "[해운대제일여성병원 부산 태아사망], [조선대학교병원 대리수술] 등"이다. 보고서는 "소비자에게 중대한 위해를 끼치므로 삭제해선 안 된다는 의견과 언론에 실명이 보도되지 않았으니 삭제가 맞다는 의견이 대립해 결론을 못 냈다"고 말했다.
 

④눈에 띄는 검색어

KISO가 보고서에서 "눈에 띄는 (삭제) 검색어"로 꼽은 사례도 있었다. [구글재팬], [미국구글], [영국구글] 등이다. KISO는 "검색어 자체를 불법이라고 판단했다면 문제가 있다"고 봤다. 하지만 네이버가 "10대가 성인·음란성 불법 콘텐츠에 접근하는 방법과 관련됐다"고 소명하자 KISO는 "검색어 노출 제외에 부적절한 점을 찾을 수 없다"고 입장을 바꿨다.
 

관련기사

김정민 기자 kim.jungmin4@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