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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안전망에서도 소외된 '경제 주축'…3040·제조업이 운다

중앙일보 2020.02.10 16:25
해외로 생산기지 옮기는 한국 제조업. 그래픽=최종윤 yanjj@joongang.co.kr

해외로 생산기지 옮기는 한국 제조업. 그래픽=최종윤 yanjj@joongang.co.kr

국내 주력 산업인 제조업과 '경제허리' 계층인 30, 40대 노동자들이 고용 시장은 물론 일자리 안전망에서도 소외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을 잃었을 때 구직급여(실업급여) 등을 받을 수 있는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율이 최근 들어 이들을 중심으로 눈에 띄게 떨어졌다.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 2.9만 감소 

10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올해 1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제조업 종사자의 고용보험 가입자는 354만7000명으로 한 해 전보다 2만9000명 감소했다. 지난해 9월 이후 5개월 연속 줄어든 데다 감소 폭도 지난달이 가장 컸다. 중국의 액정표시장치(LCD) 기술 추격으로 국내 디스플레이 업종 내 구조조정이 심화한 탓이다. 디스플레이 등 전자·통신 제조업은 해외 현지 생산도 늘어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는 4600명이 줄었다. 자동차 제조업에서도 구조조정과 생산 축소 탓에 7900명 감소했다.
 
제조업 부진 여파는 주로 '젊은 남성'의 고용 안전망을 위협했다. 제조업 종사자의 고용보험 가입자는 여성이 2400명 감소했지만, 남성은 여성의 2배가 넘는 5500명이 줄었다. 29세 이하는 5500명, 30대는 5800명, 40대는 2300명이 각각 감소했다.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 증감 및 증감률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 증감 및 증감률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3040' 세대 가입자 증가율도 저조 

제조업과 서비스업 등 모든 산업으로 범주를 넓혀도 '3040' 세대의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율은 다른 세대보다 저조했다. 30대 고용보험 가입자는 지난해 1월 0.9% 증가했지만, 올해 1월에는 -0.6% 증가율을 기록했다. 40대 가입자도 올해 1월 1.8% 늘었지만, 3%대에서 증가해 왔던 4~5년 전보다 증가세가 둔화했다. 정부는 '인구 감소'를 이유로 든다. 그러나 최근 5년간 30대는 1.5% 안팎, 40대는 1% 안팎에서 꾸준히 인구가 줄어든 추세를 볼 때, 인구 변수와 함께 제조업 등 경기 부진 여파도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30·40대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율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30·40대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율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60대·서비스업 위주로 가입자 증가 

고용보험 가입자가 가파르게 늘어난 계층은 60대였다. 지난달 60대 이상의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율은 11.4%로 모든 계층을 통틀어 가장 높았다. 60대로 편입하는 고령층이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이지만, 단기 노인 일자리를 늘린 정부 정책도 한몫했다. 60세 이상 가입자는 정부 재정 투입이 집중된 보건복지업(+5만600명)에서 가장 많았다.
 
전반적인 가입자 증가는 서비스업이 이끌었다. 지난달 서비스업 가입자는 929만1000명으로 전년 대비 39만3000명(4.4%) 증가했다. 이영진 고용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일자리안정자금 등 정책 효과로 고용보험 가입자가 증가했지만, 가입할 사람은 어느 정도 가입하면서 증가 폭은 완만해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민간 고용 창출력 높이는 데 집중해야" 

정부는 최근 '고용의 질' 향상 근거로 고용보험 가입자 통계를 든다. 모든 산업과 세대를 포함한 지난달 가입자는 1368만1000명으로 37만2000명 증가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세부 산업과 연령별로 살펴보면 고용의 질이 좋아졌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김동원 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재정 지출이 몰린 보건·복지, 고령층 일자리는 늘고 제조업과 30·40세대 일자리는 취약해진 상황을 두고 고용의 질이 좋아졌다고 평가해선 곤란하다"며 "정부는 재정 의존도를 높이기보다 민간의 고용 창출력을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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