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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VIP 오자 도시락 반찬 10개 넘어" 진천 교민 일상 보니

중앙일보 2020.02.10 16:19
우한 교민이 생활 중인 시설에서 도시락이 배달되는 모습. [영상 A씨]

우한 교민이 생활 중인 시설에서 도시락이 배달되는 모습. [영상 A씨]

10일 오전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과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 격리 중인 중국 우한 교민에게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2주간의 잠복기가 끝나는 14~15일까지 의심 증상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15~16일 퇴소절차가 각각 이뤄진다는 소식이다. 
 
우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발원지다. 임시생활 시설인 2곳 개발원에는 현재 교민 700명(아산 527명·진천 173명)이 생활 중이다. 지난달 31일과 이달 1일 전세기를 통해 나눠 입국했다. 다행히 현재 추가로 의심 증세를 호소한 교민은 없다고 한다. 현 상태라면 15일 퇴소 인원은 367명 수준이다.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모습. [뉴스1]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모습. [뉴스1]

 

퇴소 때 버스로 교민 이동지원 

진천 인재개발원서 격리·생활 중인 A씨 등을 통해 퇴소를 앞둔 교민들의 일상을 일부나마 접할 수 있었다. 중앙일보는 최근 3일간 A씨와 하루 10분~20분씩 전화통화를 했다.
 
현재 정부가 세운 ‘교민 이동지원 버스노선도’가 생활시설에 전해지면서 고무적인 분위기라고 한다. 퇴소할 교민을 이송할 수단이다. 노선도는 ▶서울 ▶대구·영남 ▶충북·대전·호남 ▶경기 ‘4개 권역’으로 계획됐다. 서울의 경우 아산(경찰인재개발원)·진천→서울 남부터미널→서울 고속버스터미널→서울역 노선이다. 
우한 교민에게 지급된 구호키트. [사진 A씨]

우한 교민에게 지급된 구호키트. [사진 A씨]

 

오전 9시, 오후 5시 두 차례 문진 

교민들은 자신의 건강상태에 신경 쓰며 일상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복도 쪽 문에는 개인 문진표가 붙어 있다. 교민들은 지급된 체온계를 이용해 오전 9시, 오후 5시 두 차례 열을 잰다. 시간을 어기면 “체온 적어주세요”라는 요청이 온다. 신종 코로나에 민감하다 보니 “기침을 합니다” 등 증상을 숨기지 않고 적는 분위기라고 한다.
 
생활시설에 별도로 짜인 프로그램은 없다. 오전 9시, 낮 12시, 오후 6시에 도시락이 제공된다. 문 앞에 두고 간다. 이때 간단한 안내 방송이 나온다. 또 오전 10시부터 5분가량 짧은 명상방송이 나오는 게 전부다.
우한 교민에게 지급된 문재인 대통령 싸인이 담긴 도시락. [사진 A씨]

우한 교민에게 지급된 문재인 대통령 싸인이 담긴 도시락. [사진 A씨]

 

문재인 대통령 싸인 담긴 도시락 제공 

전날(9일) 식사는 특별했다. 하얀색 종이상자 겉면에 대통령 상징인 금색 봉황 문양과 문재인 대통령 사인이 인쇄됐다. “여러분이 있기에 대한민국이 있습니다. 우리 모두 마음을 모아 오늘의 어려움을 이겨냅시다”라고 쓰여 있었다. 
 
양념장어구이·갈비탕·전·나물 등 반찬 가짓수만 10개가 넘었다. 이날 오전 문재인 대통령이 진천 인재개발원 등을 찾았는데 이를 기념하기 위한 특식인 셈이다. 평상시에는 일반적인 도시락 제품이다.
문재인 대통령 방문일에 우한 교민에게 지급된 도시락. 장어구이 등 반찬이 다양하다. [사진 A씨]

문재인 대통령 방문일에 우한 교민에게 지급된 도시락. 장어구이 등 반찬이 다양하다. [사진 A씨]

 

SNS 단체방선 소소한 이야기 공유 

교민들은 최근 구호단체서 지원한 2권의 책을 읽으며 무료함을 달래거나 불안감도 떨치고 있다고 한다. SNS 단체방서는 소소한 일상도 공유한다. 주로 식사나 건강, 퇴소와 관련한 이야기나 궁금증이다. 확진자는 아산에서만 2명이 발생, 진천 쪽은 크게 당황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한다.
 
물론 불안감을 호소하는 교민도 있다. 진천과 아산 격리 시설에는 현재 통합심리지원단이 심리 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70건 넘는 상담이 이뤄졌다고 한다. 중국 체류 때 겪은 극심한 감염병 공포 등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31일 서울 김포국제공항에서 중국 우한 거주 한국 교민 수송에 투입된 전세기가 도착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달 31일 서울 김포국제공항에서 중국 우한 거주 한국 교민 수송에 투입된 전세기가 도착하고 있다.[연합뉴스]

 

격리 교민 "모두에게 감사할 따름" 

생활시설에서는 옆 방 교민도 만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A씨는 모두를 위한 바람을 잊지 않았다. 그는 “다 같이 인내하는 마음으로 남은 기간 잘 해내자”며 “더는 확진자 없이 무사히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A씨는 “의료진뿐만 아니라 시설 관계자, 추운 날씨에 밖에서 경계서는 경찰관 등 모두 정말 감사드린다”며 “의도치 않게 고생시켜 드리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얼른 잘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우리 교민 임시생활시설로 활용될 경기도 이천의 국방어학원 모습 [뉴스1]

우리 교민 임시생활시설로 활용될 경기도 이천의 국방어학원 모습 [뉴스1]

 

정부, 11일 우한에 3차 전세기 띄워 

정부는 11일 우한에 3차 전세기를 투입할 계획이다. 우한 체류인원 중 귀국을 희망한 150여명을 태운다. 임시생활시설은 경기도 이천시 내 합동군사대 국방어학원으로 정해졌다. 우한 톈허공항과 서울 김포공항에서 검역 후 이천으로 후송할 방침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수용인원, 공항·의료기관과의 접근성 등을 고려해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왼쪽 네 번째)이 9일 오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을 피해 귀국한 중국 우한 교민들이 격리된 충남 아산시 경찰인재개발원을 방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왼쪽 네 번째)이 9일 오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을 피해 귀국한 중국 우한 교민들이 격리된 충남 아산시 경찰인재개발원을 방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공항→이천 후송까지 경찰이 맡을듯 

이번 후송 역시 경찰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경우 지난 1·2차 후송에 참여했던 경찰관은 잠복기간 중이라 제외한다. 새로 후송에 나설 경찰관에게는 역시 레벨D 방호장비가 지급된다. 흰색 방역복에 의료용 장갑·장화·고글 등이 포함됐다. 
 
지난 후송 과정에서 고글에 ‘김서림 현상’이 발생, 일부 경찰관이 고글을 벗은 채 운전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운전자는 탑승 교민과 마주보지 않아 고글을 벗어도 (공기 중) 감염확률이 떨어진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석경민·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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