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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집 1채 빼고 다 팔라" 민주당, 475명 후보 전원에 서약

중앙일보 2020.02.10 16:16
이근형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이 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공천관리위원회 전체 회의 결과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근형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이 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공천관리위원회 전체 회의 결과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말까지 접수한 4·15 총선 출마자 전원에게 '부동산 규제지역 2주택 이상시 1주택 이외 전부 매각' 서약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민주당에 따르면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공관위)는 지난달 20일부터 29일까지 총선 후보자를 공모하면서 475명 후보신청자 전원에게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내에 주택 2채 이상 가질 경우 거주하는 1채를 제외한 나머지 주택은 2년 내 매각하고 불이행시 윤리심판원에 징계 회부된다"는 항목에 동의하도록 했다. '
  
공관위 원래 방침은 규제지역 2주택 이상 보유자에 한해 서약을 받는 것이었다. 지난달 16일 공관위는 "부동산규제지역 내 2주택 이상 보유 후보자에게 실거주 1주택 외 부동산 매각 서약서를 받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실제 신청을 받는 과정에서 서약 이행 대상을 '2주택 이상 보유자→후보 전원'으로 넓힌 셈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행정적 부분을 고려한 측면도 있지만 12·16 부동산 규제 이후 한층 강화된 정부 부동산 투기 근절 방침을 반영한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재산신고 요건도 강화했다. 신청자들에게 재산증빙과 부동산 보유현황 서류를 별도 제출받았다. 한 후보자는 "건물이 있다면 어디에 있는지, 아파트 주소 등을 일일이 써냈다"며 "지난 총선 때보다 재산증빙이 강화됐다"고 했다. 
 
방침은 강화됐지만, 문제는 실효성이다. 과연 당이 실제로 2년 후 매각 여부를 확인할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에 주택 2채 가진 민주당 의원. 그래픽=신재민 기자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에 주택 2채 가진 민주당 의원. 그래픽=신재민 기자

부동산 규제지역 내 2주택을 가진 한 후보자는 "(후보 신청을) 인터넷으로 했는데, 해당 항목을 체크하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없어서 일단 서약했다"고 말했다. 그는 "집을 내놓은 상황이지만 팔릴지 의문"이라며 "솔직히 당선이 우선 아닌가. 진짜로 팔지는 당선되고 나서 생각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후보자는 "한마디로 실거주 이외 주택 모두 팔라는 것인데, 실거주의 의미를 조금은 폭넓게 해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년 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변화할 수 있다는 점, 집값 상승·하락에 따라 부동산 규제지역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 등도 변수다. 일각에선 실제로 매각 과정에 있거나, 가족·친지가 거주하는 2주택을 둔 당사자에게 과연 당이 실질적 징계를 내릴 수 있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민주당 핵심 당직자는 "당선자는 물론이요, 낙선자의 경우에도 (실거주 이외 주택을 팔겠다는) 서약을 이행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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