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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놀자는 왜 숙박 공간과 디자이너를 연결할까

중앙일보 2020.02.10 15:17
야놀자에서 크리에이터스 호텔을 맡고 있는 임대선 본부장. [사진 야놀자]

야놀자에서 크리에이터스 호텔을 맡고 있는 임대선 본부장. [사진 야놀자]

 

크리에이터스 호텔은 소수의 사람만 누렸던 디자이너의 공간을 많은 사람이 누릴 수 있게 하는 프로젝트에요. 숙박을 중개하고 예약하는 서비스를 넘어 좋은 공간을 마련해 소비자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주는 거죠.

 
임대선 야놀자 오프라인부문 본부장의 설명이다. 야놀자는 2005년 모텔 정보를 공유하는 온라인 카페로 시작했다. 닷컴 붐을 타고, 2007년 숙박 예약 중개 플랫폼 야놀자 닷컴을 런칭했고 2011년에는 자체 호텔 브랜드 ‘호텔 야자’을 열며 오프라인 사업에도 진출했다.
 
이후, 호텔나우를 인수하며 호텔 예약으로 서비스를 확장하고, 레저큐를 인수해 취미와 레저 활동까지 콘텐츠를 넓혔다. 2018년에는 일본 최대 온라인 여행 기업 라쿠텐 라이풀 스테이와 독점 파트너십을 맺고, 지난해에는 동남아 1위 이코노미 호텔 체인 젠룸스에 투자,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다. 젠룸스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폴, 태국 등 동남아시아 핵심 5개국에서 1만 개 이상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오프라인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숙박 공간 리모델링 사업을 하던 야놀자 디자인 랩은 2018년 사명을 야놀자 C&D(Construction & Design)로 변경하고 국내 최대 중고서점 겸 복합문화공간인 부산 'YES24 F1963점'을 비롯해 야놀자의 호텔 체인 브랜드인 에이치에비뉴, 하운드, 브라운도트, NO. 25 등 다양한 생활공간으로 시공 범위를 확장해 종합건설기업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온라인 예약 채널과 자동 연동하는 호텔 셀프 체크인 키오스크. [사진 야놀자]

온라인 예약 채널과 자동 연동하는 호텔 셀프 체크인 키오스크. [사진 야놀자]

 
이 둘은 테크를 기반으로 긴밀하게 연결된다. 온라인 예약 채널과 자동 연동하는 호텔 셀프 체크인 키오스크가 대표적이다. 키오스크는 야놀자가 자체 개발한 신규 자동화 솔류션 '와이플럭스(Y FLUX)'의 첫 작품으로 클라우드 기반의 사물인터넷, 머신러닝,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온·오프라인 통합 호텔 솔루션이다. 이 밖에도 모바일 컨시어지, 로봇 배송 룸서비스 등 서비스 확대를 위한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여기에 공간 경험을 극대화하는 새로운 도전도 시작했다. 지난해 홈 테이블 데코 페어에서 선보인 크리에이터스 호텔은 공간에 대한 소비자 경험을 높이는 실험이다. 양태오, 에드워드 스타토다트, 임정민 등 10명의 국내외 유명 디자이너와 빌라레코드, 비아인키노, 파넬 등 7개의 가구 브랜드가 함께 공간을 연출했다. 이들이 제안하는 공간 인테리어는 모듈화해, 중소형 호텔 사업자에게 공급된다.
 
크리에이터스 호텔을 책임지고 있는 임 본부장은 “전 세계적으로 숙박시설이 200만 개가 넘습니다. 대부분 20년 정도 사용하면 리뉴얼해야 하는데, 그걸 매칭해주는 플랫폼은 없어요. 크리에이터스 호텔이 그 시작이죠”라고 말했다. 〈폴인스터디: 프롭테크, 테크가 바꾸는 공간 비즈니스〉에서 강연을 맡은 그의 생각을 자세히 물었다.  
 
크리에이터스호텔에 관해서 설명해주세요.
10명의 디자이너와 7개의 가구 브랜드가 참여해 중소형호텔에 인테리어를 제안하고 연결해 드리는 거죠. 국내를 살펴보면, 공간 트렌드가 주는 유효 기간은 2, 3년이 채 안 돼요. 유행이 바뀌는 거죠. 그런데 유럽을 보면 반세기 가깝게 한가지 디자인으로 운영되는 호텔들이 많아요. 트렌드보단 본연에 색으로 사람들을 끄는 거죠. 국내에도 이런 흐름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야놀자 크리에이터스 호텔. [사진 야놀자]

야놀자 크리에이터스 호텔. [사진 야놀자]

 
참여한 분들이 쟁쟁하던데요.
공간디자인 스튜디오 ‘빌트바이’와 가구브랜드 ‘빌라레코드’를 이끌고 있는 임성빈 디자이너와 2017년 런던 디자인 위크 TOP 10에 선정된 양태오 디자이너, 국내 대표 부티크 호텔 디자이너인 이승훈 디자이너 등 참여했고요. 영국 디자이너 브랜드 ‘스퀘어 루츠’의 에드워드 스토다트와 저스틴 윗크로프트 디자이너, 스톡홀름 디자인 전문회사인 노트디자인스튜디오(Note Design Studio) 등 해외에서 활동하는 분들도 함께 했습니다
 
인테리어 설계비용은 만만치 않을 것 같아요. 
맞아요. 사실 개인이 이런 분들에게 의뢰하면 설계 비용만 억 단위가 됩니다. 야놀자는 작년 기준으로 국내에 7개의 브랜드 250개 호텔이 있어요. 참여한 디자이너분들도 이점에 가능성을 봤다고 생각해요. 한편으로는 많은 분이 본인이 만든 공간에서 여가를 즐겼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고요.
 
지역적인 한계와 패턴화되지 않는 공간 때문에 플랫폼으로 운영하기 어려운 것 같은데요.  
디자인을 모듈화해 패턴화되지 않는 공간도 적용 가능하게 했어요. 또 인테리어를 구성하는 아이템을 개발해 디자이너의 무드는 유지하고, 공간 규모에 따라 다르게 적용할 수 있게 만들었어요. 가구 같은 거죠. 물론 앞으로 더 많은 작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가구 브랜드가 참여했군요.
과거에는 개발되지 않은 땅이 많아서 중요도가 건축, 인테리어, 가구 순이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개발할 땅이 부족하고, 라이프 스타일에 변화도 생겼죠. 리뉴얼 시대가 온 거예요. 인테리어와 가구가 먼저고, 건축이 후에 따라붙는 형식으로 중요도가 바꿔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홈데코 시장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요. 가구가 인테리어에 중요한 포인트가 되고 있죠.
 
일반 소비자도 인테리어 아이템을 따로 구매할 수 있나요. 
크리에이터스 호텔은 일종의 디자이너 쇼룸이에요. 예를 들어 가구로 설명해 드릴게요. 가구를 사려면 여러 매장을 돌아보고 우리 집에 어울릴지 상상하거나, VR을 통해 가상체험을 해 구매하죠. 하지만, 저희는 잠깐이지만, 여행 가서 생활해보고 결정할 수 있게 한 것이죠. 좋은 공간 경험을 집에서도 가능하도록 말이죠.
 
테크가 접목된 지점이 있을까요.
테크라는 단어가 주는 고정관념을 깨야 한다고 생각해요. 공간은 이미지라는 추상적인 개념이에요. 이미지를 아이템화 하고, 소비자들이 공간에서 느끼는 감각을 오감으로 분류해 어떤 상황에서 오감이 자극하는지 데이터화할 수 있다면 디자이너들도 정의 내리지 못한 소비자들의 공간 경험을 명확하게 정리할 수 있죠. 저는 이번 작업이 그것의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현재 크리에이터스 호텔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 있나요.
지금은 보다 많은 소비자에게 크리에이터스 호텔을 알리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백화점 등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공간에 쇼룸을 만들고 있어요. 조만간 더 다양한 곳에서 크리에이터스 호텔을 만나실 수 있을 겁니다.
 
폴인스터디: 프롭테크, 테크가 바꾸는 공간 비즈니스에서는 야놀자 임대선 본부장 외에 밸류맵 김범진 대표, 올림플래닛 안호준 이사, 아파트멘터리 윤소연 대표, 직방 안승천 이사가 연사로 참여해 공간 비즈니스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고 있는 테크와 테크가 이끄는 소비자 변화에 대해 강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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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옥 황정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