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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연금·사회보험 부담액, 국민 1인당 1000만원 넘어섰다

중앙일보 2020.02.10 13:50
국민 한 사람이 짊어지는 각종 세금·연금·사회보험 부담액(1인당 국민부담액)이 지난해 처음으로 1000만원을 넘어선 것으로 분석됐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지난해 발간한 ‘2019~2028 중기재정전망’과 ‘2019~2028 8대 사회보험 재정전망’을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실이 재집계한 결과다.
 
10일 이에 따르면 지난해 총 조세수입은 377조8000억원, 국민·공무원·군인·사학연금 등 4대 공적연금과 고용·산업재해보상·건강·노인장기요양보험의 기여금으로 구성된 ‘사회보장기여금’은 139조4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이에 둘을 합친 총 국민부담액(517조2000억원)을 지난해 인구수(5160만7000명)로 나눈 ‘1인당 국민부담액’은 1000만1741원이다.
1인당 국민 부담액.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1인당 국민 부담액.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1인당 국민부담액은 2011년 640만8074원에서 해마다 늘며 사상 최대를 경신하고 있다. 다만 2014년 이후 전년 대비 7% 이상 가파르게 증가하다가, 지난해에는 2018년(981만6498원) 대비 1.9% 늘어나며 기울기가 완만해졌다. 해마다 급증하던 세수가 지난해 기업 실적 부진 등에 따라 상대적으로 덜 걷힌 여파다. 1인당 국민부담액은 국민이 평균적으로 1년 동안 얼마만큼의 세금·연금·사회보험 등을 부담하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다만 개인이 내지 않는 세금인 법인세가 포함돼 있고, 연금이나 보험을 부담하지 않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실제 내야 하는 금액과는 차이가 있다.
 
앞으로도 증가 추세는 이어진다. 오는 2024년 1인당 국민부담액은 1200만원을 넘어서고(1231만7106원), 2028년에는 1445만9012원으로 앞으로 8년간 44.6% 불어나는 것으로 예상됐다. 1인당 부담 금액은 조세(2019~2028년 36%)보다는 사회보장기여금(67.7%)에서의 증가 속도가 더 빠르다.
 
추경호 의원은 “문재인 정부 들어 재정지출이 급격히 확대되고, 사회복지에 대한 지출이 크게 늘고 있다”며 “이 부담이 결국 청년세대와 미래세대들이 짊어져야 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는 국민연금을 포함한 4대 공적연금과 건강보험을 비롯한 각종 사회보험료 부담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예컨대 국민 1인당 건강보험 부담액은 지난해 113만1331원에서 2028년 217만3578원으로 두배로 커진다. 1인당 고용보험 부담액도 같은 기간 21만8531원에서 37만1568원으로 70% 증가한다.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문재인 케어)에 따른 건보료 인상, 고용 악화에 따른 실업급여 지출 증가 등이 작용한 결과다.  
 
국민부담액을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국민부담률도 역대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0.1%포인트 줄어든 26.7%를 기록했지만 2011년(23%)과 비교하면 올라가는 속도가 빠르다. 국민부담률은 2028년 28.6%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한국의 국민부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2017년 기준 34.2%)보다는 낮은 편이라 감내할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우리 정부가 OECD 국가들과 비해서는 아직 적게 걷어 쓰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증가 속도다. OECD 평균과의 격차는 해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과거 개발시대처럼 우리 경제가 성장한다면 큰 부담이 아니지만 앞으로 우리 경제가 그처럼 성장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특히 우리나라는 인구 고령화 속도가 빠른 데다 복지 지출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한번 늘어난 복지비용을 줄이기는 어렵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각종 복지 수요의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빠르게 늘어나는 확장 재정을 감당하기에는 우리 경제의 여건이 탄탄하지 않다는 게 문제”라며 “결국 정부가 걷어가는 돈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민간부문의 활력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우려된다”라고 짚었다. 그는 이어 “늘어나는 재정지출이 필요한 곳에, 제대로 쓰이고 있느냐 더욱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손해용 경제에디터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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