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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선거범죄 수사, 민주주의 지키는 것"…울산 겨냥했나

중앙일보 2020.02.10 11:57
윤석열 검찰총장이 “검사가 정치적 편향된 것은 부패한 것과 같다”고 10일 밝혔다. “선거 범죄에 대한 엄정한 수사는 민주주의 본질을 지키는 것”이라고도 했다. 4월 15일 총선을 앞두고 검사들에게 대비 태세를 주문한 것이지만, 진행중인 청와대의 하명수사ㆍ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수사와도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검사가 정치 편향된 건 부패한 것과 같아”

10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전국 지검장회의가 열렸다. 이번 회의에는 전국 18개 검찰청 지검장과 59개청 공공수사 담당 부장검사가 참석했다. 취임 이후 첫 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검찰총장은 선거범죄에 대한 엄정 대응 의지를 밝혔다. 오종택 기자

10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전국 지검장회의가 열렸다. 이번 회의에는 전국 18개 검찰청 지검장과 59개청 공공수사 담당 부장검사가 참석했다. 취임 이후 첫 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검찰총장은 선거범죄에 대한 엄정 대응 의지를 밝혔다. 오종택 기자

윤 총장은 이날 오전 10시 대검찰청 15층 회의실에서 열린 제21대 총선 대비 ‘전국 지검장 및 선거 담당 부장검사 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회의는 윤 총장 취임 후 처음으로 열리는 전국 검사장급 회의다. 전국 18개 지청 지검장들과 59개청 공공수사 담당 부장검사들이 참석했다.

 
윤 총장은 선거 범죄에 엄정히 대처해 줄 것을 주문했다. 그는 “선거범죄에 대한 엄정한 수사는 정치 영역에 있어 공정한 경쟁질서를 확립하는 것으로 우리 헌법체제의 핵심인 자유민주주의의 본질을 지키는 일이다”고 했다. 기본적으로 2개월 남은 총선을 두고 한 말이지만, 검찰이 수사중인 청와대의 하명수사·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수사가 정당하다는 중의적 의미로도 풀이된다.
 
검찰은 최근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 이 사건 피의자 13명을 기소하면서 공소장에도 “공명선거는 참된 민주정치의 구현을 위한 요체”라며 “민주국가는 선거가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와 민주적 절차에 따라 공정히 행해져야 한다”는 문구를 적시했다. 이 사건이 민주주의를 뿌리채 흔들 수 있는 중대한 사건임을 명시한 것이다.
 

“검사들의 소신 전폭 지원하겠다”

이날 윤 총장은 “검찰에게 정치적 중립은 생명과도 같은 것으로서, 검사가 정치적으로 편향된 것은 부패한 것과 같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검사들에게 “향후 선거사건의 수사 착수, 진행, 처리 과정 전반에서 공정성이 의심받지 않도록 일체의 언행이나 처신에 유의하여 달라”는 당부도 했다. 정치인들의 부정을 단속하기 이전에 검사들부터 중립을 유지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자신은 “일선 검사들이 법과 원칙 따라 소신껏 수사할 수 있도록 검찰 총장으로서 물심양면으로 최선을 다해 전폭 지원할 예정”이라고 약속했다. 윤 총장은 “경륜 있는 지검장, 부장검사를 만나고 보니 이번 선거를 그 어느 때보다 공정하게 치러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든다”며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가장 공정한 선거로 만들자”고 했다.
 

울산 기소 반대한 이성윤과 마주해

회의 이전 국민의례를 하는 윤석열 검찰총장(왼쪽)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왼쪽). 오종택 기자

회의 이전 국민의례를 하는 윤석열 검찰총장(왼쪽)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왼쪽). 오종택 기자

이날 회의에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도 참석했다. 앞서 윤 총장과 이 지검장은 청와대의 하명수사ㆍ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핵심 피의자들 기소를 두고 의견 충돌을 빚었다. 서울의 한 검사는 “이 지검장이 노골적으로 정권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수사 의견을 제시하는 상황에서 그와 가장 가까이 앉은 윤 총장의 오늘 발언이 남다르게 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1ㆍ8 인사로 흩어졌던 참모들 일부도 이날 윤 총장과 재회했다. 대검공공수사부장으로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사건을 수사했던 박찬호 제주지검장과 대검 과학수사부장이던 이두봉 대전지검장, 인권부장으로 근무한 문홍성 창원지검장, 공판송무부장을 지낸 노정연 전주지검장 등이 자리했다. 윤 총장은 회의가 끝난 뒤 13일부터 취임 후 처음으로 전국 검찰청 순시에 나선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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