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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다녀가면 문닫는 학교·상점···되레 공포낙인 찍는다

중앙일보 2020.02.10 11:16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환자가 나왔거나 다녀간 지역의 학교와 상점이 문을 닫는 것이 효과적인 대응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확진자 동선에 따라 곳곳이 폐쇄되는 분위기 속에선 당사자들이 정작 숨게 되는 부작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대한예방의학회와 한국역학회 공동성명..“과잉대응, 2차 피해”
“소독하면 바이러스 100% 사멸..공포와 낙인으로 비용 소모”

대한예방의학회와 한국역학회는 10일 오전 공동 성명서를 내고 “신종 코로나 위기극복의 가장 큰 장애물은 가짜뉴스와 왜곡된 정보, 과도한 불안과 선동, 비전문가들이 쏟아내는 근거 부족의 백가쟁명식 해법, 환자와 접촉자에 대한 낙인, 역학조사 대상자들과 유증상자의 자발적 협조 부족”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도한 불안을 조장하거나 효과 없는 과잉대응을 조장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확진자가 다녀간 지역 인근의 학교와 상점이 문을 닫는 것은 공중보건 측면에서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오히려 공포와 낙인 때문에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만 소모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국내 8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돼 휴업한 이마트 전북 군산점 앞에 영업 중단을 알리는 문구가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국내 8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돼 휴업한 이마트 전북 군산점 앞에 영업 중단을 알리는 문구가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이날까지 27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동안 이들이 방문했던 곳으로 확인된 상점과 영화관들은 대부분 영업 중단을 발표했다. 확진자가 다녀간 교회도 문을 닫고 현장 예배 대신 설교 영상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려 진행했다.   
 
단체는 그러나 “확진 환자가 방문한 시설과 직장환경의 적정 소독으로 충분하며 장기간 폐쇄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동현 한국역학회장(한림대 의대 사회의학교실 교수)는 "확진자 동선이 확인되면 방역 당국에서 즉각 방역 조치에 들어가며 혹시 바이러스가 남아 있더라도 100% 죽는다고 봐야 한다. 하루 정도는 약을 뿌리고 출입을 제한할 수 있지만, 며칠간 문을 닫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학부모들의 불안은 이해하지만, 확진자가 방문했던 지역 인근 1㎞ 떨어진 학교까지 문을 닫는 것은 근거 없는 과잉 대응”이라고 말했다. 
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6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서울 종로구 명륜교회 출입문에 예배 취소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명륜교회는 이날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일요일 현장 예배를 취소했다. [뉴스1]

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6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서울 종로구 명륜교회 출입문에 예배 취소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명륜교회는 이날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일요일 현장 예배를 취소했다. [뉴스1]

 
 
정부 역시 소독이 이뤄진 시설은 방역 완료 다음 날부터 사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소독제에 따른 인체 유해성 등을 고려해 하루 정도 사용을 금지하는 것일 뿐 일각에서 걱정하는 것과 달리 소독이 이뤄진 후엔 추가 감염 위험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이들 학회는 “환자를 비난하고 접촉자를 무조건 격리하며 발열, 기침 증상이 있다고 해 공동시설 출입을 막거나 전파력이 있는지를 제대로 따지지도 않고 확진 환자가 다녀간 곳을 일단 폐쇄하는 분위기에서는 당사자들이 방역당국을 피해 다니게 된다” 고 지적했다. 또 “실재하는 위협과 이에 대한 합리적 대응을 넘어 비이성적 공포로 인해 일상적 삶 유지하지 않고 불필요한 과잉대응으로 2차 피해를 유발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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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정부에도 “확진 환자 방문지역에 대한 추가조치 등은 질병관리본부와 보건복지부, 교육부(교육청), 행정안전부, 국방부 등이 상호 협의해 기본원칙과 지침을 마련해 불필요한 혼선을 피할 수 있게 해달라”고 주문했다.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 대학 등의 신종 코로나 방역 대책이 제각각이라 혼선이 빚어지고 있으므로 부처간 협의를 통해 일관된 지침을 정해달란 것이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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