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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수원 일 힘들다" 말에···아내 밧줄 묶고 때려죽인 남편 중형

중앙일보 2020.02.10 09:59
아내 폭행 관련 이미지. [중앙포토, 연합뉴스]

아내 폭행 관련 이미지. [중앙포토, 연합뉴스]

아내의 목에 밧줄을 매어 둔 채 온몸을 마구 때려 숨지게 한 남편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창원지법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 25년 선고
아내 밧줄로 묶어둔 채 손발로 무차별 구타

창원지법 형사2부(이완형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67)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의 폭행이 계속되는 동안 피해자가 느꼈을 극심한 공포와 육체적 고통을 가늠하기조차 어렵다”며 “하지만 피고인은 수사단계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주장만 강변할 뿐 피해자에 대한 애도나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을 장기간 사회로부터 격리함으로써 이 사건 범행에 상응하는 책임을 묻고,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참회하고 속죄하는 시간을 가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며 중형 선고 이유를 덧붙였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0월 24일 창원시 의창구 한 과수원 농막에서 아내 B씨(59)와 술을 마시다 B씨가 “더는 힘들어서 일을 하지 못하겠다고 말하며 과수원을 팔자”고 말하자 크게 화를 냈다.
 
이어 그는 아내에게 겁을 줘 농막 안에 있던 밧줄을 가지고 와 목에 매도록 한 다음 쇠기둥에 고정하도록 했다. 그런 뒤 피해자의 머리와 얼굴 등을 수십차례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찼다.  
 
그래도 화가 가라앉지 않자 아내를 죽이기로 마음먹고 똑같은 방법으로 때렸고 그 과정에 도망가는 아내를 쫓아가 재차 구타하는 등 폭행을 멈추지 않았다.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손과 발로 구타를 하는 것도 모자라 쇠삽과 나무막대기 등 주변에 있던 도구로 무차별 폭행했다. 아내가 쓰러져 더는 일어나지 못하는데도 그의 폭행은 멈추지 않았다. 결국 아내는 그 자리에서 숨졌다.  
창원지법 전경. [연합뉴스]

창원지법 전경. [연합뉴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 사건이 발생하기 전부터 별다른 이유 없이 아내를 폭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며 “범행 뒤에도 죽은 아내를 뒤로 한 채 방에 들어가 잠을 자는 등 최소한의 죄책감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A씨는 아내가 숨진 후 방에 돌아가 잠을 자다 가족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재판부는 심리 과정에 변호인 쪽에서 피고인이 범행 당시 심신미약의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당시 술을 마신 상태였고, 이 사건 이전에 고도우울증 등으로 치료를 받은 사실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그로 인해 피고인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까지 이르렀다고 볼 만한 자료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범행에 계획성은 없고 우발적 성격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에게 집행유예를 초과하는 전과는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검찰은 A씨가 처음부터 아내를 죽이려는 의도를 가지고 폭행을 일삼았다고 판단해 상해치사 혐의가 아닌 살인죄로 기소했고 법원도 살인죄를 인정했다.  
 
창원=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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