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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세계 6위 인도 재벌…“나는 빈털터리” 호소

중앙일보 2020.02.10 06:10
아닐 암바니 릴라이언스 그룹 회장. [EPA 연합뉴스]

아닐 암바니 릴라이언스 그룹 회장. [EPA 연합뉴스]

한때 세계 6위의 갑부에 올랐던 인도 릴라이언스그룹 회장 아닐 암바니가 빈털터리라고 호소해 화제다.
 
8일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아닐은 전날 영국 법원에 서면을 제출해 “투자 자산 가치가 폭락해 파산 상태”라며 “가진 자산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중국공상은행(ICBC) 등 중국계 은행 3곳이 제기한 채무 이행 소송에서 “현 부채를 고려하면 (나의) 순자산은 제로”라고 설명했다. 이어 “채무 이행을 위해 유동화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자산이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ICBC 등은 아닐이 이끌던 통신업체 릴라이언스 커뮤니케이션에 2012년 9억2500만 달러(약 1조1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빌려줬다고 밝혔다.
 
이 은행들은 그가 당시 개인적으로 채무를 보증해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릴라이언스 커뮤니케이션은 지난해 파산 절차에 돌입했다.
 
은행 측은 “주장과 달리 아닐은 자가용 비행기, 헬리콥터, 300만달러(약 36억원)어치의 고급 차들을 갖고 있고 아내에게는 5600만달러(약 670억원)짜리 요트를 선물해주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영국 법원은 아닐에게 6주 내에 ICBC 등에 1억달러(약 1200억원)를 갚으라고 명령했다.
 
현재 아시아 최고 갑부인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회장의 동생인 아닐 암바니는 2008년만 하더라도 420억달러(약 50조원)의 자산으로 세계 갑부 순위 6위에 오른 대후보였다.
 
그러나 그룹 창업주인 부친 디루바이 암바니가 지난 2002년 사망하자 형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는 분쟁 초기 어머니의 중재로 전력, 통신, 금융 부문을 맡기로 했다. 형은 주력인 석유, 가스, 석유화학 부분을 가져가는 대신 동생의 영역인 통신 분야에 진입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인도 이동통신시장이 급격히 성장하자 무케시는 2016년 릴라이언스 지오를 설립하고, 이동통신시장에 진출했다.
 
릴라이언스 지오는 무료 4G 피처폰인 ‘지오폰’과 무료 음성통화, 저렴한 데이터 사용료를 내세워 서비스를 개시한 지 2년도 되지 않아 1억5000만 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했고 지난해 말부터는 인도 최대 통신회사로 거듭났다.
 
형이 통신 시장에 등장한 이후 인도 모바일 시장 경쟁이 치열해졌고, 릴라이언스 커뮤니케이션이 무너졌다. 또한 아닐은 금융과 엔터테인먼트, 부동산 등 여러 분야에 천문학적인 규모의 투자를 이어갔지만 대부분 실패했다.
 
결국 아닐은 엄청난 자산을 모두 날렸고 지금은 스스로 힘으로는 재기하기 어려운 지경까지 이르고 말았다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
 
아닐은 지난해에도 릴라이언스 커뮤니케이션의 채무와 관련해 수감 위기까지 갔다. 당시에는 형이 7700만달러(약 920억원)를 지원해주면서 위기에서 벗어났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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