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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 없었는데 진료 중단···서대문보건소 “코로나 검사 폭증탓”

중앙일보 2020.02.10 05:30
7일 오후 서대문구 보건소 1층 진료소 입구에 1차 진료 업무 중단을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박현주 기자.

7일 오후 서대문구 보건소 1층 진료소 입구에 1차 진료 업무 중단을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박현주 기자.

서울 서대문구 보건소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23번째 확진자(57·중국인 여성)가 나온 6일부터 보건소 1차 진료 업무를 중단했다. 보건소는 1차 진료로 고혈압·당뇨·고지혈증·퇴행성관절염(물리치료) 등 내과적인 기초진료를 한다. 주로 고령층이 보건소 진료소를 방문한다. 보건소 관계자는 이날 "발열 환자의 방문이 늘고 있어 보건소를 찾는 노약자들의 감염이 우려돼 진료 업무 일부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확진자가 방문한 장소는 소독 조치 후 하루 뒤면 업무나 영업을 재개해도 된다. 23번째 확진자는 서대문구 보건소를 방문하지 않았다. 역학조사관이 서대문구 창천동 숙소를 방문해 23번째 확진자와 일행의 검체 조사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서대문구 보건소 측은 7일 선별진료소 위치를 안내하는 중국어·영어 안내문을 추가하고 대신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자와 기타 환자들은 가까운 의료기관을 이용하라는 안내문을 붙여놨다. '의료 취약계층을 위한 대책은 없냐'고 묻자 "선별 진료소 방문자 폭증으로 진료 업무를 하기 어렵다"는 답이 돌아왔다.  
서울 서대문구보건소 선별진료소 텐트 전경. 김준영 기자

서울 서대문구보건소 선별진료소 텐트 전경. 김준영 기자

 
실제 서울 시내 일선 보건소 선별진료소 방문 환자는 최근 폭증했다. 7일 신종 코로나 검사 대상 범위가 중국 이외 신종 코로나 유행 국가 방문자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확대 시행 첫날인 7일 검사 건수는 이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서대문구 보건소는 선별진료소 업무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보건소 직원은 "2월 말까지 1차 진료 중단될 것이라 들었다"고 기자에게 전했다. 
 
하지만 인근 지역 보건소들은 진료 업무를 중단하지 않았다. 은평구 보건소 관계자는 "7일 기준 전날 대비 2배 이상 늘었지만 고령의 만성 질환자들을 고려해 진료를 중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영등포구 보건소 관계자도 "방문자가 3배 이상 늘었지만 아직 진료를 중단하지 않았다"며 "의료진 추가 채용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서대문구 보건소의 진료 중단 조치가 과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구청과 보건소에 따르면 보건소 업무 중단은 각 구청장 재량이다.
 
이준영 서대문구 보건소장은 "관내에서 확진 환자가 생긴 이후 저희 보건소는 선별진료소를 쉴 수 없게 돼 의료진의 피로도가 상당하다"며 이같은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또 "의료 취약 계층이 보건소를 대체할 수 있는 의료 기관도 있지만 월요일(10일)에 보건소를 꼭 찾아야만 하는 환자들이 있는지 의료진과 상의해 추후 운영 방침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우한시 거주자인 23번 환자는 지난달 23일 중국인 일행 6명과 함께 관광 목적으로 입국해 서울시 중구와 서대문구에 묵었다. 역학조사 결과 그는 2일 낮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퇴실한 뒤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에 들렀다. 23번 환자는 이날 서대문구 창천동의 민박형 숙소로 옮긴 뒤 마포구 이마트 마포공덕점에서 쇼핑을 했다. 증상은 3일 발현됐고 6일 양성판정을 받은 뒤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송됐다. 23번 환자 일행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23번 환자의 동선이 공개된 7일 롯데백화점과 프레지던트호텔, 이마트 등은 휴점에 들어갔다. 추가 발표에 따르면 23번 환자는 롯데백화점에서 4층의 플리츠플리즈와 1층의 텍스 리펀드, 지하 1층의 창화루 등을 방문했다.

 
정은혜·박현주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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