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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확진자 없는 부산도 발길 뚝···자갈치 상인 "손님 없어 폰 게임"

중앙일보 2020.02.10 05:00
휴일인 9일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 1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으로 국내외 관광객이 줄면서 썰렁하기만 하다.송봉근 기자

휴일인 9일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 1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으로 국내외 관광객이 줄면서 썰렁하기만 하다.송봉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신종 코로나) 사태가 갈수록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부산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자갈치·국제시장·광복동 일대는 사람의 발길이 뚝 끊겼다. 손님이 없어 상인들은 울상을 지었다.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들고 내국인 마저 신종 코로나 탓에 외출을 꺼리면서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신종 코로나 직격탄 맞은 부산 자갈치·국제시장
상인들 “손님 절반이나 3분의2는 줄었어요" 울상
자갈치·국제시장 눈에 띄게 한산, ‘코로나사’실감

휴일을 맞은 9일 이들 주요 시장은 평소와 달리 점심시간인데도 한산했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 손님을 기다리던 상인들은 “손님이 없어 놀고 있다”며 울상이었다.
 

이날 낮 자갈치 시장의 한 상인은 “사람이 잘 안 다닌다. 오가는 사람이 절반으로 줄어든 것 같다”고 했다. 아닌 게 아니라 시장통을 둘러봐도 사람들은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평소 휴일과는 딴판이었다. 자갈치 시장 1층에서 해산물 가게를 운영하는 한 주인은 “설 이전 보다 고객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휴일인 9일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 2층 식당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으로 국내외 관광객이 줄면서 손님이 없어 썰렁하다. 송봉근 기자

휴일인 9일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 2층 식당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으로 국내외 관광객이 줄면서 손님이 없어 썰렁하다. 송봉근 기자

휴일인 9일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 2층 식당가 입구에 설치된 손 소독제.송봉근 기자

휴일인 9일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 2층 식당가 입구에 설치된 손 소독제.송봉근 기자

자갈치 시장 1층 먹장어 가게의 박영자(50) 대표는 “토·일요일이면 지하주차장이 길게 줄을 설 정도로 붐볐다”며 “단체 손님이 없어 게임만 하고 있다”며 휴대폰을 내밀어 보였다. 이 가게 바로 앞의 또 다른 60대 주인은 “지난해 12월 대방어를 하루 7~8마리 팔다 1월에는 5마리로 줄어들었고, 지금은 2~3일에 2마리 정도 판다”며 한숨을 쉬었다. 15년간 장사를 했다는 그는 “원래 경기가 바닥이었는데, 신종 코로나로 상인들은 더 잔뜩 움츠러들었다”고 전했다.

 

5층 건물인 자갈치 시장의 2층 바닷가 쪽 식당가는 썰렁했다. 바다를 바라볼 수 있어 평소 손님이 많던 곳이다. 이곳은 1층에서 주문한 해산물을 다른 반찬과 함께 식사·술 등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이날 2층 40여개 식당은 전체적으로 5~6개 테이블에만 손님이 있을 뿐 텅텅 비어 있었다. 
 
자갈치 시장 2층에 있는 거창횟집 김동현(38) 사장은 “설 이전보다 손님이 3분의 1도 안 온다. 주말인 어제도 그랬다”고 했다. 그는 “설 쇠고부터 급격하게 줄어 설 이전 하루 200만원 하던 매출이 요즘은 60만원도 안 된다”고 한숨이었다. 그는 “자갈치 시장 손님은 외국인 관광객과 다른 지방 내국인 관광객이 대부분인데, 이들이 신종 코로나 사태로 시장을 찾지 않기 때문”이라고 나름대로 분석을 내놓았다.  
휴일인 9일 부산 중구 비프광장(부산국제영화제광장)으로 가는 노점상 골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으로 썰렁하다. 평소 휴일 이곳은 손님들로 가득찼다. 송봉근 기자

휴일인 9일 부산 중구 비프광장(부산국제영화제광장)으로 가는 노점상 골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으로 썰렁하다. 평소 휴일 이곳은 손님들로 가득찼다. 송봉근 기자

 

9일 부산 중구 비프광장의 한 상인이 손님이 찾지 않자 핸드폰을 보고 있다.송봉근 기자

9일 부산 중구 비프광장의 한 상인이 손님이 찾지 않자 핸드폰을 보고 있다.송봉근 기자

이 때문에 평소 차를 댈 곳이 없어 손님들이 줄지어 기다리거나 빙빙 돌며 주차할 곳을 찾던 지하 2층 주차장은 절반가량 비어있었다. 지하 1층 주차장에만 그런대로 차들이 있었다. 
 
자갈치 시장을 지나 대로를 지나면 나오는 BIFF(국제영화제) 광장도 사정은 비슷했다. 평소 일요일이면 어깨를 부딪치지 않고는 지나다니기 어려웠으나 드문드문 사람이 오갈 정도로 한산했다. 이곳에서 딸기·포도에 설탕물을 투명하게 입혀 파는 한 노점상은 “신종 코로나 사태로 오가는 사람이 절반 이상 줄었다. 매출도 그만큼 줄었다”고 말했다. 늘 사람이 가득했던 BIFF광장(네거리)은 이날 눈에 띄게 썰렁했다.  
 
이곳을 지나 국제시장으로 가는 곳의 먹자골목 한 상인은 “점심시간인데 비빔당면 5그릇밖에 팔지 못했다. 평소 같으면 30그릇은 팔았는데 기가 찬다”며 혀를 찼다. 그 옆의 한 가게 주인은 “점심시간인 12시가 넘도록 한 그릇도 못 팔았다”고 하소연했다. 어묵과 순대·국수·당면 등을 파는 이곳 먹자골목은 휴일 점심시간이면 늘 손님들로 붐볐다. 
휴일인 9일 부산 중구 국제시장 앞 먹자골목이 손님이 없어 썰렁하다. 송봉근 기자

휴일인 9일 부산 중구 국제시장 앞 먹자골목이 손님이 없어 썰렁하다. 송봉근 기자

 
바로 위쪽 국제시장도 한산했다. 기념품 가게 두 곳을 운영하는 조문성(61) 사장은 “요즘 며칠은 하루 2만~3만원 팔기 어렵다. 월세와 전기세 내기가 어렵지만 울며 겨자 먹기로 문을 연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시장을 찾는 내외국인 관광객이 3분의 2는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국제시장은 일요일인데도 오가는 사람이 드물었다. 국제시장이 그렇다 보니 인근 부평동 족발 골목도 마찬가지였다. 족발 골목에서 노면 주차장의 차량을 정리하던 김중립(62)씨는 “평소 휴일 같으면 차량 정리를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닐 정도로 정신이 없었는데, 오늘은 노면 주차장에 빈자리가 드문드문 있지 않으냐”며 주차장을 가리켰다.
 

이날 자갈치·국제시장의 많은 상인은 “부산에서 확진자가 나오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다. 확진자가 나온다면 앞으로 한 달 이상 장사 망치지 않겠느냐”고 걱정을 쏟아냈다. 
 
휴일인 9일 부산 중구 국제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으로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썰렁하기만 하다.송봉근 기자

휴일인 9일 부산 중구 국제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으로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썰렁하기만 하다.송봉근 기자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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