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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한번 거쳐간 죄로 200억 날린 롯데百···휴점의 딜레마

중앙일보 2020.02.10 05: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확산이 우려되는 9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에 임시 휴점 안내문이 붙어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확산이 우려되는 9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에 임시 휴점 안내문이 붙어있다. [뉴스1]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하면서 유통업체가 줄줄이 휴점이다.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즉시 ‘매장 폐쇄’라는 초강력 대응에 나서면서다. 
 
대형 업체의 경우 하루만 문을 닫아도 적게는 수억 원, 많게는 수백억 원까지 매출 손실이 발생하지만 피해 규모를 잴 여유는 없다. ‘선(先) 조치, 후(後) 사태파악’이다.
 
롯데백화점 서울 소공동 본점은 지난 7일 23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된 즉시 3일간 휴점에 들어갔다. 1979년 개점 이래 초유의 사태다. 특히 휴점 기간에 주말이 포함돼 매출 손실액은 2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같은 건물이라는 이유로 함께 휴점 중인 롯데면세점의 경우 하루 매출이 200억원 가까이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출 손실 규모는 훨씬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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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환자가 다녀간 이마트 마포공덕점과 프레지던트 호텔 역시 즉시 폐쇄됐다. 이마트는 7일 오후 2시 매장을 폐쇄하면서 영업 재개 시점에 대해선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마트는 매장 규모에 따라 평일 매출이 하루당 2~4억원 수준이다. 앞서 휴점했던 군산점과 부천점까지 합치면 매출 손실액은 수십억 원에 달한다. 프레지던트 호텔의 경우 16일까지 10일간 숙박과 식음료 등 영업장 문을 닫기로 했다.
 
국내 23번째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병 확진자가 다녀가며 임시 휴업에 들어간 서울 롯데백화점 본점으로 7일 방역 업체 직원들이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23번째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병 확진자가 다녀가며 임시 휴업에 들어간 서울 롯데백화점 본점으로 7일 방역 업체 직원들이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23번 확진자 다녀간 3곳, 휴점 기간 제각각  

23번 확진자가 지난 7일 다녀간 3곳은 즉시 휴점했지만, 그 기간은 제각각이다. 휴점과 영업 재개에 대한 정부 차원의 매뉴얼이나 법적 조치가 없기 때문이다. 모두 업체의 자체적 판단과 매뉴얼에 따라 결정한다. 
 
최근 확진자 방문으로 임시 휴업 중인 유통업체 관계자는 “확진자 방문 시 어떻게 대응할지 자체 매뉴얼을 만든 당일 확진자의 방문 사실을 통보받았다”며 “정부에서 별도로 지침 받은 것은 없다”고 했다.
 
지난달 중국 우한(武漢)에서 국내로 들어왔던 23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환자가 격리되기 전 방문해 폐쇄된 서울 이마트 마포공덕점에 임시 휴점 안내문이 써붙어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중국 우한(武漢)에서 국내로 들어왔던 23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환자가 격리되기 전 방문해 폐쇄된 서울 이마트 마포공덕점에 임시 휴점 안내문이 써붙어 있다. [연합뉴스]

각 매장들이 휴점과 영업 재개 시점을 결정하는 과정은 이렇다. 질병관리본부 등 조사단은 확진자가 방문했다고 밝힌 매장을 방문해 직접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다. 확진자의 매장 체류 시간과 밀접 접촉자 수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매장 휴점 여부에 대한 ‘의견’을 낸다. 강제성은 없다. 업체들은 방역 작업을 한 뒤 관계 당국과 ‘협의’ 후 자체 판단에 따라 영업을 재개한다.  
 

“불안해서 손님 안 오면 더 큰 손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입국했다가 뒤늦게 연락이 닿은 23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파악된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 로비에 직원만 오가고 있다. 이 호텔은 303개 객실 가운데 90여개를 제외한 나머지 객실을 사실상 폐쇄하고, 연회장과 카페 등의 운영도 16일까지 중단했다. [뉴스1]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입국했다가 뒤늦게 연락이 닿은 23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파악된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 로비에 직원만 오가고 있다. 이 호텔은 303개 객실 가운데 90여개를 제외한 나머지 객실을 사실상 폐쇄하고, 연회장과 카페 등의 운영도 16일까지 중단했다. [뉴스1]

정부는 임시휴업을 권장하지 않는다. 확진자가 방문한 곳은 환경소독을 한 뒤 영업을 재개해도 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기업으로선 확진자 방문을 확인한 순간 휴점이 불가피하다. 이런 상황에서 어설프게 대처했다가는 아예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을 수 있어서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어차피 손님도 많이 안 온다”며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데도 문을 안 닫으면 소비자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나. 당장의 매출보다 소비자들이 불안해서 아예 안 오면 그 손실이 훨씬 더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과하다고 할 정도로 대응해도 소비자들의 불안을 잠재우긴 어렵다”며 “코로나 사태가 하루빨리 해결되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토로했다.   

 
실제 한 대형 백화점의 경우 신종 코로나 사태와 무관한 매장까지도 평균 매출이 30~40% 줄었다. 확진자가 다녀간 사실이 확인되면 그 피해는 더 크다. 이 때문에 롯데백화점이 본점 휴점을 결정할 때 아무도 이견을 내는 사람은 없었다고 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최소 3일은 휴업하고 철저하게 방역해야 소비자들도 안심하고 찾지 않겠냐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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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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